매출 하락에 전년도 감사보고서 제출 않기로
원스피리츠 “더 큰 도약 위해 다양한 활동 준비 중”

가수 박재범이 론칭해 큰 인기를 끌었던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브랜드 ‘원소주’ 매출이 하향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사인 원스피리츠는 전년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가수 박재범이 2022년 2월25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원소주’ 팝업스토어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27일 관련 업계와 뉴스1에 따르면 원스피리츠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매출에 올해는 전년도 감사보고서조차 제출하지 않을 예정이다.
감사보고서는 기업의 재무제표가 회계 기준에 따라 작성됐는지 외부 감사를 받고 해당 내용을 표명하는 보고서다.
비상장사의 경우 매출·영업이익 등 분기 실적 발표에 이 같은 의무가 없다.

다만 소규모 비상장사라도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 100억원 이상, 직전 사업연도 말 종업원 100명 이상, 직전 사업연도 자산 120억원 이상, 직전 사업연도 부채 70억원 이상 등의 기준 중 2개 이상 해당할 경우 외부 회계감사 대상이 된다.
감사보고서를 통해 주요 비상장사의 연간 실적도 확인할 수 있다.

원스피리츠는 박재범 대표이사가 43%, 컬처앤커머스 36%, TA벤쳐서 I LLC가 11%, 김수혁이 10% 나눠 가진 주식회사 농업회사법인이다.
2022년 국내 양조장과 협업해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를 출시했다.

원소주 오리지널은 박재범의 인기에 힘입어 세련된 패키지에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라는 점을 내세워 출시 당시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편의점 등에서 숨겨놓고 팔아서 먹고 싶어도 구하기 힘들다” 등의 후기도 잇따랐다.

‘원소주 오리지널‘의 생산 설비를 확장한 원소주 공장 모습. 원스피리츠 제공

이에 원스피리츠는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원소주 오리지널 생산량을 5배가량 늘리면서 한달에 10만병 이상을 추가 생산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이어 최근 SSG닷컴·마켓컬리에도 입점했고, 미국과 홍콩, 태국 등 해외 판매까지 이뤄졌다.

하지만 원스피리츠의 매출은 이미 2023년부터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2023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3년 한 해 매출은 132억원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2022년 대비 52.6% 줄었다.
영업이익도 5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자산 총계도 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9% 줄었다.

최근 다른 연예인들도 전통주 사업에 뛰어들면서 희소성과 화제성 측면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원스피리츠는 매출 회복을 위해 신제품 출시와 함께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2023년 5월 야외활동에 적합한 팩 소주 형태의 ‘원소주 투고’를 출시했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엔 소주 제품에서 확장한 RTD 하이볼인 ‘원 하이볼’을 CU 편의점에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확대했다.
원소주 스피릿 등을 군 마트(PX)에 입점하고, 같은 해 7월 일본의 대형 멀티숍 돈키호테에 입점하는 등 유통 채널도 넓히고 있다.

원스피리츠 측은 매출 감소 탓에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엔 “비상장사의 외부 감사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감사보고서 제출을 진행하지 않게 됐다”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더 큰 도약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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