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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시 "괜찮아" 36
 좌파시민 57 2024-10-11 16:27   조회 : 17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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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위해서,

또 내 안의 어린 아이를 돌보는 우리를 위해서

한강 작가의 시 한 편을 올려봅니다.


--------------------


괜찮아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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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목록보기 코멘트작성 코멘트36
시골길(C.Lane)
| 다른의견0
오... 뭔가 내면에서 사람다운 느낌이 올라오는......
환승연애
| 다른의견0
한강 작가는 등단을 시로 했습니다. 2년여간 시를 쓰다가 소설쪽으로 다시 등단한 케이스라서 운문, 산문 모두 넘나듬 ㅋ
여기가어디에요
| 다른의견2
이 작품을 그렇게 옳고 그름으로 결론지어 해석한다는 거야말로 이 작품의 의미를 잘못 받아들이신 거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어찌됐든 괜찮습니다. 괜찮아.
기님 다른의견 0 추천 6

한강 신드롬이네요 좋은 에너지 많이 만들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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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길(C.Lane) 다른의견 0 추천 16

오... 뭔가 내면에서 사람다운 느낌이 올라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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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erz 다른의견 0 추천 1

오우 한강작가님 시집 갖고계신분도 계시는군요. 너무 좋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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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시민 다른의견 0 추천 0

퍼온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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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워리얼 다른의견 1 추천 2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T가 아니라 F 여야 한다는 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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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ic 다른의견 0 추천 2

T여도 괜찮고 F여도 괜찮다는거 아닐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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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어디에요 다른의견 2 추천 18
이 작품을 그렇게 옳고 그름으로 결론지어 해석한다는 거야말로 이 작품의 의미를 잘못 받아들이신 거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어찌됐든 괜찮습니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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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eskine 다른의견 0 추천 2
T라니, F라니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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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까밥 다른의견 1 추천 0

T 가 시를 읽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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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jej6010 다른의견 0 추천 0
나만 그런게 아니었네... 

작가는 몰라도 시인중엔 T는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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