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실내 모래놀이터에 다녀왔는데, 아이랑 재밌게 놀다가 옆에 젊어 보이는 아빠랑 네 살쯤 돼 보이는 아들이 오더라구요.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 아들이 자꾸 저희 쪽으로 와서 노는데 방해를 하는 거예요. 장난감을 뺏어가고, 놀던 구역에 들어와서 어지르고…

 

그런데 아빠라는 분은 딱히 제지를 하지 않고 말로만, "우리 구역에서 놀아야지~ 동생 노는데 방해하지 말고~" 이러고 끝이더라구요.
결국 제가 참다못해, "형아야, 필요한 거 있으면 아저씨 옆에 틀 많으니까 가져가~" 라고 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저희 쪽에 와서 방해하더라구요.

 

웃긴건, 저와 아들이 대화하는걸 엿듯고는 아이가 옆에서 대꾸하고 있더군요 ㅋㅋㅋㅋ 그래서 같이 놀까? 그러니 묵묵부답..

 

더 답답했던 건, 그 아들이 아빠 말을 아예 듣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는 거예요. 대꾸도 안 하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걸 보니까, 둘 사이에 유대감이 전혀 없어 보이더라구요.
솔직히 저였으면 벌써 훈육 들어갔을 텐데, 그 아빠는 그냥 마지못해 아들과 나온 것처럼 보였어요.

 

안쓰러운건 저희는 이제 가야될 시간이어서 근처 화장실에서 손씻고 엘리베이터 기다리는데 "이거 동생이 놀던거라서 망가뜨리기 싫어?? 다음에는 같이 놀자고 이야기 해보자~"그러더군요.

첫째는 워낙 제가 잘 놀아줘서 그런지 아빠만 찾지만서도 둘째는 낮가림 심하고 엄마만 찾는 편인데도, 아빠 품에 있으면 웃기도 잘 놀거든요. 그런데 저 아이는 도대체 얼마나 무심하게 대했길래 저렇게 아빠를 무시하는 걸까 싶더라구요.

요즘 아빠들 육아 참여도 높다더니, 이제부터 아이와 친해지려고 다가가고 있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