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에게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자금세탁 혐의로 나온 형량으로 볼 때 가볍다는 평가도 있으나 미국 검찰은 판결 결과에 수긍했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서부 연방법원의 리처드 존스 판사는 자금세탁 혐의로 자오창펑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존스 판사는 자오창펑이 미국 법률을 지키는 것보다 바이낸스 성장과 수익에 우선순위를 뒀다고 판단했다.
선고된 형량은 앞서 지난달 23일 미국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보다 훨씬 감소했다.
미국 연방 권고 가이드라인에도 징역 1년 6개월로 나오는 것과 비교된다.
게다가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고객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25년 형을 선고받은 것과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다만 존스 판사는 검찰이 피고가 불법 행위를 미리 알았는지 입증하지 못했다며 징역 3년형은 과도하다고 결정했다.
검찰도 이번 판결 결과를 환영했다.
테사 고먼 연방 검사는 재판 직후 기자들에게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이 사건에서 실형 판결을 하는 것이 중요했고, 우리는 결과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자오창펑은 돈세탁과 금융제재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2020년쯤부터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다가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그는 자금세탁 관련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한 뒤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하고 바이낸스 CEO직에서도 내려왔다.
그가 받은 혐의 중에는 북한, 이란, 시리아 등 제재 대상 지역의 사용자와 거래를 중개한 행위도 있다.
또한 중동의 여러 테러단체와 범죄 행위와 관련된 거래를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그는 4개월간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 인근 구치소에서 형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 통신은 덧붙였다.
 
자오창펑의 형량이 당초 예상보다 가볍게 확정된 가운데 테라·루나 사태의 당사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창업자가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의 형량에 대해서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달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라폼랩스와 권씨에 환수금 및 법정 이자로 47억 4000만 달러(약 6조5000억원), 민사상 벌금으로 테라폼랩스에 4억2000만 달러 및 권씨에게 1억 달러 등 총 5억2000만 달러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몬테네그로에 있는 권씨는 한국 송환 결정이 몬테네그로 대법원에서 뒤집힌 가운데 형량이 한국보다 무거운 미국으로의 송환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주경제=최은솔 기자 scottchoi1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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