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면 본격적인 타프의 계절이 시작된다.  비도 잦고 햇살도 따갑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캠핑장에는 타프 스트링이라는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나타난다.  특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대형 정모나 한여름 캠핑장에서는 텐트의 밀도가 높아져 사이트간, 즉 텐트간 간격이 대폭 좁아진다.  타프나 텐트 스트링으로 인해 통행이 불편할 정도다.  불편함으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인데 운이 나쁘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팔이 걸려 피부가 찢어지는 경우도 보았다.  야간에는 스트링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어두운 색의 스트링은 더욱 더 그러하다.  밝은 색 스트링으로 교체하든지 가급적 눈에 잘 띄도록 야간 표식을 달아줘야 한다.  

효율적인 야간 표식 방법에 대하여 다년간 여러 캠퍼들에 의한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스트링이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한 가장 원시적인 방법은 화장지나 흰색 비닐 봉지를 매다는 것이다.  화장지는 비오는 날 젖어서 사용하기 힘들고 비닐 봉지는 미관상 좋지 않았다.  야광 스트링이나 반사 스티커도 시도되어졌으나 이또한 그다지 많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단가 문제도 그렇고 구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전지나 태양 전지를 이용하는 정원등도 시도 되었지만 이 또한 비싸서 극소수에 의해 사용될 뿐이었다.  가지고 다니기에 불편한 이유도 있었다.  한두 번 하다가 곧 시들해지는 귀차니즘의 이유도 컸다.  간혹 자전거용 후방 라이트(적색 점멸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시각적 공해다.  효과는 좋지만 과유불급이다.  멀리서 봐도 상당히 거슬린다.  (지나치게 과한 빛은 금물)  

야간 표식 방법으로 야광(형광) 팔찌를 추천한다.  "캐미라이트"라 불려지는 낚시용 형광 찌도 있지만 이는 좀 비싸다.  1천 원에 5개 정도다.  야광 팔찌는 100개에 5천 원 정도며 1천 원에 20개 정도인 셈이다.  헥사 타프나 사각 타프 기준 스트링이 8개이므로 1천 원으로 2, 3박은 거뜬하다.  게다가 자체 발광이니 단순히 빛 반사에 의한 표식과 달리 어두운 곳에서도 눈에 잘 띈다.  단, 아이들이 오가며 떼어가 버리는 불상사도 벌어진다.  초봄이나 늦가을처럼 낮은 기온에서는 발광 정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약간의 발광만으로도 기본 목적은 달성한다.

스트링에 고정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투명 테이프로 한 바퀴만 살짝 감아주면 된다.  짧은 관모양인 연결 고리를 스트링에 늘 고정시켜놓고 야광 막대만 갈아끼우는 방법을 썼다.





여러가지 색상이 있는데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위에 있는 연두색이다.  다른 색상은 밝기가 떨어진다.  혼합해서 판매되는 것이 많은데 색깔별로 판매하는 곳도 있으므로 꼭 연두색으로 선택하도록 하자.  사는 김에 아이들 놀이용으로 여러 색깔을 함께 구입하는 것도 좋다.  그래야 원성을 듣지 않는다.  파손시 오염 물질이 배출되기 십상이므로 아이들에게 주의를 시키고 철수시 반드시 회수하여 쓰레기 봉투에 넣어 처리하도록 한다.  일회용 화학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  뒷처리만 확실하면 된다.

TIP.  야광 팔찌는 캠핑 초부터 아이들 사교용으로 늘 준비해 다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불꽃놀이용 스파클러.  소음이 없어 언제든 쓸 수 있다.  내 아이가 이웃 꼬마들과 친해지는데는 이만한 물건이 없다.  단, 텐트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시킨다.


추가> 이 글은 여러해 전의 것이고, 이후 스트링 표식을 위한 상용 제품이 몇 가지 나온 걸로 압니다.  굳이 야광팔찌만 정답인 건 아니고, 유지비 고려하여 적당한 제품을 골라 쓰면 됩니다.  ^^

또 하나, 스트링만큼 위험한 것이 바로 펙...  땅속으로 완전히 박아넣거나, 그게 힘들면 돌멩이로 덮어주세요.  테니스공을 잘라서 끼우는 방법도 있고... 특히 알루미늄 군용 V펙은 날카로와서 샌들 신은 발이 다치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