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때는 산에서 일출 볼 일이 참 많았습니다.

 

비박도 많이 하고

안내산악회 따라다니며 무박종주도 종종 다니고요.

 

 

 

근데 결혼하니 이것 참 꼼짝마라 더군요.

다행히 당일 산행이나 퇴근 후 야등은

틈틈이 가능하지만

 

잠은 집에서 자는 걸로 되어 버려서

이래저래 운신의 폭이 많이 좁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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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지난달 무박 설악종주를

(서북능선+공룡능선) 다녀오면서

  

공룡능선을 천천히 다시, 자주자주 좀

걸어보고픈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아서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아침 첫차로 오색 or 백담사 or 속초 이동해서

공룡 타는 루트를 모색해보니

 

대청봉은 거르고 백담사에서

오세암을 거쳐 역공룡을 탄 후

희운각 쪽에서 곧장 천불동으로 하산하는 방법이

가장 여유있고 공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겠다 싶더군요.

  

와중에 순수와정열 님도

동일한 코스로 다녀오신 후기를 올려 주셔서

저도 백담사-오세암-공룡능선-천불동-소공원

코스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대략적인 산행 시간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06:49) 동서울 : 백담사행 버스 출발

(09:00) 인제-원통을 거쳐 용대리 정류소 하차

 - 원통에서 10분쯤 대기하는데 김밥집 두어개 있어요.

(09:20) 용대리-백담사 셔틀(2,500원 카드가능)탑승

 

(10:00) 산행 준비 후 출발

(11:30) 오세암 도착

(12:00) 점심공양 후 출발

(13:00) 마등령삼거리 도착, 공룡능선 진입

(17:00) 무너미고개(희운각삼거리) 도착, 하산시작

(19:30) 소공원 하산 완료

  

(20:00) 시내버스로 속초고속터미널 인근 도착,

물회 저녁식사

(21:20) 서울행 "고속버스" 탑승

(23:30) 서울 고속터미널 도착, 버스로 귀가

 

 

 

 

트랭글 기록과 시간표를 살펴보시면

 

유난히 휴식시간이 길고

전체 산행시간표 대비 공룡능선에 할애한 시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껍니다.

 

 

 

보통 공룡능선을 바지런히 걸을 경우

3시간 정도면 통과가 가능한데,

 

요번 산행의 지향점은 "공룡에서 신선놀음"인 터라

조망이 좋은 나한봉, 1275봉, 신선대 등에서

거의 1시간 이상을 노닥거렸기 때문이죠 ㅋㅋ

 

 

 

거기에 추가로 오세암 공양을 즐기느라

30분 정도를 추가로 할애했으므로,

 

혹 같은 코스로 공룡능선 당일치기를 노리시되

페이스가 조금 빠듯하다 싶으신 분들은

 

요런 자투리 시간을 고려하시면

계획하시는데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세암 공양입니다.

늘 그러하듯 된장미역국 + 밥인데,

웬일로 버섯도 들어있고 맛난 박나물에

부침개도 주더군요.

 

게다가 후식으로 수박까지..

절에 뭔가 좋은 일이 있는 걸까요 ^^

 

   

  

  

  

  

  

 

점심공양시간은 11시반 ~ 13시 입니다.

가끔 좀 늦게 가도 밥 남아 있는 경우도 있더군요.

  

  

  

  

  

  

  

 

오세암에서 점심 공양 한 끼 뿐만 아니라,

공룡능선에서 먹을 도시락까지 챙겼습니다.

 

미리 크린백에 김자반을 넣어가서,

오세암 공양밥 한 주걱을 떠서 넣고

조물조물 해주면 즉석 김가루 주먹밥이 됩니다.

 

 

 

 

오세암에서 따뜻한 점심 한 끼와

도시락, 식수까지 채워갈 수 있으니

 

결국 이번 산행에서 제가 챙겨간 거라곤

체리 + 블루베리 과일도시락 하나랑

얼음 채운 보온병과 빈 물통, 나랑드사이다 하나,

사탕 두 개, 양갱 두 개가 전부입니다.

 

심지어 양갱 두 개는 고스란히 남겨왔죠.

  

  

  

  

신흥사, 천은사 입장료 때문에

땡중이라고 욕한 적도 많지만

 

어쨌든 부처님 자비심 덕분에

공룡능선 베이스 캠프로

톡톡히 활용을 하였습니다 ^^

  

   

  

  

   

   

  

 

 

 

이 날 공룡능선은 정말 좋았습니다.

 

앞뒤로 비 예보가 있던

장마철에 하루 낀 맑은 날이었는데,

 

구름도 적당히 있고, 바람이 계속 불어서

지난 5월 18일보다 훨씬 선선하더군요.

 

물을 2리터 챙겨갔는데 절반도 안 먹었어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1275봉에서

오세암표 주먹밥을 맛있게 먹으며

신선놀음을 즐겼습니다.

  

   

   

   

   

   

   

 

  

신선대에서는 과일도시락과 나랑드사이다로

마지막 공룡 조망의 아쉬움을 달랬죠.

 

비록 대청봉은 못 가는 일정이었지만,

그보다 훨씬 멋지다고 생각하는 공룡능선에

충분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더니

산행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

  

  

   

   

   

   

  

  

 

하산이 늦다보니 천불동 타고

소공원까지 오는 동안

딱 두팀만 스쳐 지났습니다.

 

해질녘 천당폭포는 정말 멋지더군요 ^^

  

   

   

   

   

   

   

 

 

하산길에 산도적들을 만나 체리도 탈탈 털리고

시간도 한참 털렸습니다..

 

체리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의외로 단체로 와서 줄서서 먹더라구요;;

 

머리통만한거 들고 먹는게

마치 수박 퍼먹는 듯한 느낌이라

넘나 귀여웠어요 ^^

  

   

  

  

  

  

  

 

7시 30분 하산 후 운 좋게 7번 버스를 곧장 타서

7시 55분에 고속터미널 근처 청초수물회 도착했는데

 

라스트오더가 7시 50분이더라구요.

주방이 클로징 해서 포장만 가능하다고....

 

뭐 할 수 없이 테이크아웃 해서

청초호를 바라보며 한그릇 뚝딱 했습니다.

 

 

 

 

 

이 날 참 알차게 하루를 보낸 듯 합니다.

 

혹시 저처럼 외박이 어려우시거나

무박이 힘드신 분들은

요렇게 당일치기로 공룡능선

도전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