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에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날씨 좋은 산도 없고 찬바람이나 맞고싶어서 소백산에 갔습니다만

아무리 봐도 올릴만한 사진이 없더군요 등산 경력 몇년만에 이런적 처음입니다 ㅎㅎ

어의곡 - 비로봉 - 연화봉 - 희방사

올라가는중에 일출산행 하신 분들이 많이 내려오더군요

역시 젊은 사람도 많고 회사 단체 산행도 있는것같고

연인사이도 좀 있는것같더군요

그중에서도 고3 수능 끝내고 친구끼리 온건지 운동화신고 왔던데

소백산 칼바람이 평생 기억에 남을겁니다 ㅎㅎ

포근한 전나무숲

올라가면 갈수록 상고대가 점점 발달하네요

내일 날씨가 좋으면 볼만하겠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여기서부터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칼바람이 날 괴롭힐까?

드디어 칼바람이 시작됐습니다

하산하는 분들 대부분 제정신이 아니더군요

모두들 혀를 내두르면서 내려옵니다

요 몇년동안 겨울마다 소백산 늘 올랐지만

저도 이런 바람은 처음이었습니다

몸이 휘청대고 제대로 걷질 못하겠습니다

폰 꺼내서 사진 찍을때 폰 날라갈까봐 솔직히 걱정됐어요

이쯤부터 비로봉 정상까지 가장 심했습니다

그런데 전 솔직히 좀 견딜만했습니다

소쉘 위에 미리 패딩입고 코입 가리는거 쓰고 모자 두겹으로 눌러쓰고 호주머니 좌우에 핫팩하나씩 넣고 가니까

견딜만 하더라고요

저보다 더 대단한 여성 등산객 두분이 이추위에 비로봉 정상석을 독차지 하고 계셔서

전 이정표 찍고 내려왔습니다 더있으면 죽겠더라고요

천동 쪽으로 하산하는 중에도 칼바람의 고통은 계속됐습니다

그래도 이쪽이  어의곡쪽보다는 좀 더 낫더군요

천동과 연화봉 갈림길에 전망대 하나 있는데

신기하게 그곳에선 바람이 안불더라고요

이게 오늘본 조망의 전부입니다

천동으로 내려갈까 고민하다가

제가 아까 좀 견딜만 했다고 건방을 떨었잖아요?

그 건방의 대가를 톡톡히 받았습니다

연화봉 쪽으로 능선을 타는데

힘들었습니다

비로봉 칼바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능선 바람이 쎄고 거리도 길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없으니까 외롭고 무섭더라고요

날이 좋으면 몰라도 바람 세차게 부는 이런 날에 만나는 등산객도 없고

중탈할수 있는 길도 없고

겨울에 이 능선길은 정말 바람 없는날에만 가야겠더라고요

상고대는 지겹게 밨지만

파란 하늘에 핀 상고대가 그리웠습니다

 

드디어 연화봉입니다 ㅠㅠ

힘들었어요 정말

 

 

 

 

마지막으로 희방폭포 한컷~

등포분들

올해도 모두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