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화대종주를 한두달정도 준비하고 꼭 가야지!! 하다가 일기예보 대충 둘러보고 출발했습니다.

결국엔 화대종주 마무리 못하고 집사람  급 호출로 중산리 하산 했습니다. 아쉽지만 대원사에서 막차 타고 가다가 정체 생기면 새벽 1시에 집에 떨어지는 루트라 욕심을 버리고 왔습니다.

사실 풍수해 대비한다고 준비를 많이 했더니 배낭이 너무 무거워서 속도도 안나오고, 웅덩이는 왜이렇게 많았는지ㅎ

그리고 세석쯤부터 신발이 물을 살살 먹는데 양말 3켤레 갈아 신었는데도 발이 너무 뜨겁더라구요.ㅜㅜ

미련을 남겨두고 다시 도전한 명분을 만들고 오길 잘한 것 같아용.

노고단은 처음 가보는 산행이라 긴장되고 떨렸고 무엇보다 기상청 산악날씨를 능가하는 훨씬 강력크한 비를 맞으면서 우중산행 다녀왔습니다.

9시쯤 화엄사 주차장에 버스 하차 후 편의점에 들려 3시간을 죽치면서 유튜브로 이렇게 저렇게 마인드컨트롤 하고 보냈습니다.

12시 땡치고 가방메고 나서는 순간까지는 비 한방울도 없었는데 화엄사 주차장 지나는 순간 미친듯이 쏟아집니다. 순토는 폭풍우 울림을 계속 보내고 번쩍번쩍 번개도 계속 때립니다.

연기암 입구, 화엄사 주코스 모두 패트롤차량이 통제하네요.

비가 얼마나 왔으면 연기암 등로에서 패트롤차량 바로앞을 지나가도 모르네요. 번개도 계속 치니깐 랜턴 빛도 안보였나봐요ㅎ

그렇게 12시반쯤 부터 운동 기록을 합니다.

장거리 산행이라 오버페이스하지 않기로 다짐하면서....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해서 물 한잔하고 주변을 둘러봤는데 길을 모르겠어요ㅎ 네비는 알려주는데 가시거리가 1~2m 나오고 길이 여러갈래라 15분정도 알바를 하다가 천왕봉 방향으로 가니깐 3시가 됐는데도 문이란 문은 다 닫아놨네요ㅠㅠ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지나가면 과태료, 3시는 다됐고, 국공 통제라는 얘기는 못들었고, 어찌어찌 종주능선으로 안착합니다.

종주능선 들어와서는 웅덩이 피하는 재미로 산행 했습니다.

호잇호잇.

지리산에는 식수가 많다는건 알았는데 좋은게 좋은거라 예비로 500ml 2개를 더 챙긴거는 진짜 실수 였어요.

임걸령샘?? 수량 죽여줍니다ㅎ

들고온거 다 마셔버리고 빈통으로 보관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500ml 1개만 가져가리라 다짐합니다.^^

삼도봉에 도착해서 제가 출발했던 전남을 기록에 남깁니다.

제가 몰랐던 부분이 있는데 지리산종주 능선은 오르락내리락이 진짜 많더군요ㅎ 에너지 탈탈 털리네요.

연하천에 도착해서 다 찍는다는 그 사진 찍고 과일이랑 양갱으로 체력을 보충합니다.

진짜 무서웠던건 제가 화엄사부터 장터목대피소 앞 까지 가면서 사람을 한명도 못 만났다는 겁니다.

제가 어제 지리산 전세냈습니다ㅎㅎ

지나오면서 멋있는 풍경, 기암괴석 많지만 등린이라 이게 뭔지... 이게 어떤건지 모른다는게 답답했습니다.

등력이 부족해서 그런거겠죠. 다음 화대종주를 떠나게 된다면 코스 여러개 다녀보고 이곳은 어떠어떠한 곳이다... 라는걸 알고나서 가려고 합니다. 그냥 땅만보고 걷기에는 아쉬운게 너무나 많네요.

개코도 모르는데 종주간답시고ㅎㅎ 부끄럽네요.

벽소령 도착하기 쫌 안되서 또 비가 미친듯이 퍼부어서 이때부터는 닥치고 걸었습니다. 이후에는 비 때문에 폰도 꺼내기 싫어서 사진이 없어용ㅎㅎ

아까 젖었던 옷들 마르려고 하는디... 비를 때려버려서 맨붕이 오기 시작 했던것 같아요ㅠㅠ 신발도 슬슬 촉촉해지고..

어찌어찌 걷다보니 물맛 좋다는 선비샘을 만나고 시원하게 한잔 했습니다. 수량 콸콸콸, 얼음물 같았어요.

12시40분쯤 천왕봉 도착해서 상봉 진입하는데...

와 진짜 무슨 태풍인줄 알았습니다ㅎㅎ

사람들이 바닥 부여잡고 기어다시는데ㅎㅎ

셀카 찍다가 휘청휘청.

셀카 집에 보내줬더니 소리지르면서 빨리 오라고 격노하길래 결국 요기서 중탈을 결심하고 중산리 하산 합니다.

법계사 사진을 마지막으로 오늘 산행후기를 마칩니다.

종주산행 초행이신분들은 꼭 2인이상 다니시길 바라며, 저는 네비 사용하면서도 알바를 하는 바봅니다. 시야가 너무 안나와서ㅠㅠ

늘 안전하게 산행하시고 오늘 교훈은 무턱대고 종주를 하기보다는 지리산 구석구석 하나하나 둘러보고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화대 실패했으니 또 갈게요. 오예~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