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바람이 적당하던 토요일 아침,

백운산 필드 정리하러 갔다 올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몇년전 청-광-청 하다가 너무 덥고 습해서 돌아오는 길 하오고개에서 중탈했던 기억을 지워볼 맘도 있었구요.

집 - 과천 매봉 - 이수봉 - 하오고개 - 바라산 - 백운산 - 다시 집으로.

힘 닿으면 광교산 시루봉까지 왕복을 해보리라 생각하며 호기롭게 출발했어요.

주먹밥과 물 1L를 챙겨서.

그런데 그 전날 밤 10Km를 걷고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몸을 잠시 쓰고 빈 속에 움직인 탓인지 

이수봉을 오르기까지 몸이 살짝 굳어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갈증은 없는데 허기가 지기 시작합니다. 주먹밥 몇개만 챙겨왔는데. ㅜㅜ

여차하면 중탈할 곳이 많으니 진행하지만 하오고개를 내려간 후 우담산을 오르면서 몸이 쳐지기 시작하더군요.

다행히 지나가시는 선배님 한분이 나눠주신 과일과 카스테라 덕분에 에너지 보충한 후 광교산까지 잘 갔어요.

백운산에서는 포탈 청소와 주먹밥 먹으며 충분히 쉬고.

집에서 시루봉까지는 5H 조금 안되게 이동했어요. 선배님을 그곳에서 다시 만나 탈출을 함께 했습니다.

다시 되돌아갈 체력은 안되어 그냥 버스로 가기로 결정했는데, 시루봉부터 아래까지는 초행이거든요.

선배님에게 이곳저곳 이야기도 들으면서 가볍게 즐겁게 내려올 수 있었어요.

간식과 길을 리딩해주신 선배님, 고맙습니다.

⇘ 과천 매봉. 지난 주 청소한 탓인지 대벌레는 많이 사라졌어요. 그래도 발걸음을 내딛을 때는 조심하게 됩니다.

    사진 왼쪽, 지식정보타운이 열심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 과천 매봉. 북한산 도봉산은 실루엣으로 보입니다. 

    시계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바람이 시원해서 걷기 괜찮은 날이었어요.

⇘ 이수봉 오르기 전 데크. 철탑길 따라 올라옵니다. 계곡에 동물원과 동물원 저수지가 보입니다.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이수봉, 그리고 쭈욱 내려갔다가 숨가프게 오르면 국사봉이죠. 

    다시 쭈욱 내려가면 하오고개, 거기서 다시 후욱후욱 하면서 오르면 우담산. 

    청광 종주길은 해발이 높지는 않지만 심한 다운-업 구간이 여럿 있습니다. 

    그래서 능선길이라기 보다는 산 여러개를 이어서 가는 루트입니다. 

⇘ 우담산 오르막. 바람 시원한 곳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사방이 나무라 전망은 없지만 언덕을 넘는 바람이 좋은 곳에 벤치가 마련되어 있더군요.

    슬슬 몸이 지쳐가고 있을 때입니다 ^^

⇘ 차림새는 이렇습니다. 작은 어택 배낭에는 주먹밥과 물, 모자, 폰이 들어 있고.

⇘ 바라산을 오르기 전 고마운 선배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 전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고, 고기동 넘어가는 길목에서 잠시 이야기 나누었구요.

    선뜻 내주시는 과일과 빵이 저를 살렸어요. 저는 비타민 몇알을 드리구요.

⇘ 그렇게 바라산에 오르면 한동안은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백운저수지 주변에 커다란 건물을 짓고 있던데 상가 혹은 아울렛처럼 보입니다. 

    와이프와 국수 먹으러 밤에 거닐던 곳은 모두 사라졌어요. 

⇘ 어느 덧 광교산 시루봉에 도착합니다. 동네 뒷산도 잘 보이죠. 

     날씨가 좋아 많은 분들이 계시더군요. 제 체력은 바닥이라 되돌아가기엔 어림없어 그냥 내려가기로 합니다.

     마침 선배님을 다시 만나 함께 내려갔어요. 형제봉에서 음료수 한잔 사드리고. 

⇘ 광교산은 처음인데, 등산로가 왕복4차선 도로급입니다. 

    동네 뒷산과 비교가 불가능할 수준이었어요. 다만 조금 내려오니 차량소음이 심하게 들리더군요.

    그런데 한참을 내려오는데 목표로 삼은 '경기대'가 보이질 않습니다.  계속 주택이 보이더니 급기야 이탈리안 레스토랑들이 보입니다.

    지도를 보니 탈출로를 잘못 잡았더군요 ^^

⇘ 저곳 갈림길에서 대화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나봐요. 

    트렉킹이 끝난 후 물어물어  광교역까지 걸어왔습니다.

    선배님은 지하철로, 저는 경기대 앞으로 가서 버스를 이용하고.

그렇게 청-광-청은 다시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뭐 언제고 가겠죠 ^^

⇘ 어제 아침에는 청-광의 피로를 풀어줄 겸 푸른 포탈 정리할 겸, 수암봉이란 곳을 가봤어요.

    우뚝 솟은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그 느낌만 그랬습니다.  저곳만 바라보고 가기에는 아쉬운 곳.

⇘ 등산로는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데 밭과 산소 옆을 지나게 됩니다 ^^

    깔끔한 등산로 탓에 쪼리 신고 쫄래쫄래 힘 들이지 않게 오를 수 있었어요. 

    아침 이른 시간에는 그늘진 곳이 많아 많이 덥지 않구요. 

⇘ 군포, 안양쪽 수리산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요. 아이들까지 산책을 오는 곳입니다. 

⇘ 저곳에도 대벌레가 몇 마리 보였지만  과천매봉에 비하면 아주 드물게 보이는 수준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징그럽다고 하기보다 '신기하다'고 쳐다보구요. 

⇘ 동네 뒷산은 여전히 잘 보입니다. 

    날씨가 좋아 저곳도 사람 많았을 거에요. 

필드 정리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집에 와서 풀 쉬었습니다.

오늘 백신 접종을 위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