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가정을 꾸리고 나니

아이들 데리고 바깥 활동을 해 보자 싶어서 캠핑을 2년 전 부터 시작해서 즐겁게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캠핑은 어찌 보면 대단히 정적이라서 한 곳에 가서 설영을 하고 나면 별로 할 일이 없는지라(뭐 설영하고 주변 관광은 합니다만 그것도 어찌 보면 정적이라...ㅎㅎ)

캠핑을 가서 근처 등산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다가

이번 주말에 달궁 캠핑장에서 캠핑을 하게 되어 드디어 몸 움직이기 싫어 하는 아내를 꼬셔서

성삼재 - 노고단 코스를 가 보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아무 생각없는 아내를 꼬셔서 가는 길이니 당/연/히

등산장비는 하나도 없는 그냥 프리한 상태로 배낭 하나에 물 1.5리터랑 간이 방석만 들고 올라 갔다 왔습니다..

당일(4월 10일) 날씨는 쾌청이었고 낮 온도가 20도를 훌쩍 넘어 가는 관계로 가볍게 입고 바람막이 하나씩 들고 갔습니다..

성삼재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시작되는 완만한 오르막(표현은 이렇게 되어 있던데 저희 같은 쌩 초짜들에게는 이 길이 완만하지가 않습니다...ㅠㅠ)을 오르다 제일 앞에 보이는 큰 아이가 힘들다 투덜 거려서 잠시 쉬면서 한 컷 찍었네요..

많이 달래고 어르고 해서 쭉~~ 올라 갔는데 편안한 길이 있음에도 "곧 죽어도 Go~~"를 외치는 큰 아이 덕에 나무 계단 - 돌계단을 거쳐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를 한 20번 쯤 외치면서

노고단 휴게소에 도착을 합니다... 

큰 아이랑 와이프는 그늘진 곳에 있는 의자에서 세상 다 산 얼굴이고

팔팔한 둘째랑 저는 인증샷 타임이다를 외치며 인증샷을 찍었네요...

한 30분 정도 쉬고 

다시 와이프랑 큰 아들을 꼬셔서 노고단 고개로 올라 갔습니다...

한 참을 가는데 와이프가 다리가 놀란 거 같다고 해서 한 5분 쉬고 간신히 노고단 고개에 올라 갔는데

거기 있는 돌 탑을 보더니 와이프랑 큰 아들 "이제 다 왔다~~~" 하길래 

"아니야.. 저기 오른쪽으로 더 올라 가야 되는 걸???"이라고 했는데 둘 다 좌절하는 모습이 웃겨서 한 참을 웃었네요...ㅎㅎ

암튼 나머지 구간을(역시나 완만한 오르막- 도대체 누구 기준이죠?? ㅎㅎㅎ) 열심히 올라서

노고단 정상에 도착을 하니

세상 아름다운 경치가 내려다 보이더군요.. 와이프랑 큰 아이도 너무 좋아 하면서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사진 찍고....

한 참을 정상에 있는 데크에 앉아서 경치 구경하다가

노고단 정상석에서 사람 없는 틈을 타 잽싸게 마스크 내리고 인증샷 하나 찍고 하산을 했습니다.. 

하산을 하고 

내려 오는 차 안에서

아내가 한 마디 합니다...

"장비도 좀 사고 해서 우리 같이 등산 다닙시다~~~~"

성공했습니다.. ^^ 

이제 하나 하나 사 모으면 되네요.... 여기 글 열심히 읽으면 되겠죠????

일단 스틱이랑 등산화 부터 살까 봅니다... 어제 다녀 오면서 등산화의 필요성을 절감을 했더라구요 아내가....

암튼...

40줄 후반 아재의 가족 꼬셔서 등산 입문기는 나름 성공입니다...

그리고 26년 만에 본 노고단의 전경은 역시나 가슴을 시리게 해 주네요... 다음에는 또 어디로 갈 까 벌써 행복하게 고민 중입니다.. ^^

다들 즐거운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