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까지 몸이 안 풀려서 의식은 깼지만 푹 쉬고 출발했습니다. 어제의 악몽을 떠올리고.... 전략을 바꿨습니다. 백운대 먼저 찍고 힘들면 중탈하기로...

작년 8월말 족두리봉에서 무작정 백운대 찍고 효자동으로 하산했던 기억이 나서 돌 되기 전에 다시 도전하러 갔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여름휴가이기도 해서...

우이역 종점에서 내리니 웬 봉우리 하나가 거대하게 보입니다. 진짜 설악 봉우리를 도심 한가운데서 보는 기분...

도봉산역에서 볼 때 그 웅장함을 또 느낍니다. 시야만으로는 한 시간 만에도 닿을 듯한 거립니다. 분소를 지나니 31.9도라고 나오네요. 체감은 35도 같습니다. 평지 걷는데 왜 이리 땀이... 물도 5리터 지고 갑니다.

여기까진 여유롭습니다. 계곡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스팔트로 된 탐방센터로 향하는 길을 올라갑니다. 왜인지 쉽게 올라가는 거 같아 날먹 등산의 느낌...? 왼쪽에는 계곡물이 끊임없이 흐릅니다.

 이제 진짜 시작이지요...? 돌길과 경사 콜라보레이션... 굳이 사진으로 남기고 싶지 않았어요. 입구 앞에 자판기가 있는 거 특색이네요.

우이역에서 보였던 봉우리, 영봉에 올랐습니다. 하루재까지 오르는 데 4번은 끊어 쉰 거 같습니다.

먼저 멧비둘기 형님이 와 계시네요. 비켜주시기에 낼름 앉아 사진 좀 찍고 드러누웠습니다.

정가운데가 인수봉 맞지요? 백운대에서만 봐서 뒤통수는 처음이네요.

한 5분 쉬었을까요? 내려가려니 또 한숨이 나옵니다. 집에 가고 싶어졌어요... 도심 속의 등산에선 속세가 항상 유혹하네요.

마음을 다잡고 하루재에서 백운대 방향으로 갑니다. 이미 물 2리터를 소비했습니다.

중간에 인수암이 있더군요. 돈이 없어 복전을 못 드렸는데 다음 기회가 되면 꼭 채우겠습니다. 식수통에 있는 물 1리터를 감사히 받았습니다.

북한산 계곡은 뷰맛집이 맞습니다. 어제 관악산이 너무 비주얼이 컸을 뿐...

북한산 대피소, 백운봉 암문 코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어미와 새끼가 번갈아 제 가방을 노리네요. 엄마의 시범을 새끼가 따라하는 듯..

만경대는 작년과 달리 못 올라가더라고요. 거기 올라간 사람들 참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저도 사실 쫄보라 1275봉도 구경만 했답니다.

백운대 쇠줄 놀이를 하니 삼각산 설명이 나오네요.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시조에서도 나왔는데...

북한산인 줄 모르는 사람도 많을 듯합니다.

여지 없이 고양님이 계십니다.

비석 경쟁이 없습니다. 이거 때문에 평일에 온 거니까요.

백운대에서 본 인수봉입니다. 사진이 구려서 안 보이겠지만... 산악 클라이밍 중입니다. 또 백운대도 클라이밍을 하나 봅니다. 백운대에서 로프를 몇 명이서 정리 중이더라고요.

백운대 마당에서 사진을 박아 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강 북쪽이라 북한산인데 한강뷰를 생각 못했군요.

보기만 해도 어질어질합니다. 저도 삼각산 배지를 위해 인수봉 근처로 가 봅니다. 중간에 공단 직원을 만나 클라이밍 하러 가느냐고 의심 받았습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스틱뿐인데...

암문을 지나 노적봉으로 향합니다. 백운대를 다시 멀리서 잡아봅니다.

이게 등안봉인지 장군봉인지 모르겠습니다. 등로가 막혀서요.

노적봉입니다.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바라보기라도 해야^^;

용암문....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됩니다. 내려갈까 말까... 내려가려고 하면 평지가, 맘 먹으면 다시 진흙탕이나 오르막이 조금씩 나옵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듯 더한 구간이 있지요.

대동문은 성형 중입니다.

보국문은 형체가?

문과 문 사이 이 오르내리막이 정말 작살 나는 구간 같습니다.

가야 할 향로봉, 비봉은 대체...

대남문이지요?

승가봉으로 오르는 구간

헬게이트입니다. 지나갈 때 갑자기 덮칠 거 같습니다. 작년엔 말벌이 보여서 신경 쓰였던 곳.

사모바위, 사모라는 모자 모양 같대서 이름이 지어졌다네요.

승가봉에서의 전망

저 녀석은 문수봉일 터... 이번엔 돌아왔습니다.

당연히 어려움으로 가야지! 하면서 패기 부렸던 과거를 회상하니 쉬움 길은 그냥 쉬움이 아니라 so easy입니다. 

네이버 지도에 나와 있는 향로봉에서 찍어 봤습니다. 등산로 도중이 아니라 더 뷰는 멋집니다. 멀리 보이는 족두리봉도... 있지만 길은 본격적으로 가팔라집니다.

대망의 끝이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해가 질 때 아슬아슬하게 끝날 거 같습니다.

골인 지점이 보입니다. 족두리봉.. 하지만 길 알바하기 좋을 만큼 길이 애매한 구간이 있습니다. 오를 때는 무작정 잘 갔는데 잘못하면 상명대로 빠집니다. 저도 사실 이건 아닌 거 같아 지도를 펴니 그리로 가고 있더군요. 이정표에서 족두리봉은 없고 비봉만 있기에 아차 싶었습니다.

여기 오기가 왜 이리 힘든지요. 사실 족두리봉만 가면 북한산 전반이 그래도 다 보입니다.

일몰 30분 전에 하산을 시도합니다. 족두리봉 시야가 서쪽이고, 바다라서 해가 오랫동안 뜨네요.

 이미 해가 졌네요^^;

배지 19개가 영롱하네요. 다음에는 의상능선을 꼭 가 봐야겠습니다. 진짜 갔다 오면 너무 순간인데 그 과정의 고통은 참 견디기 힘들군요.

다들 여름 산행 조심하시고 물 꼭 챙기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