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홈페이지의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항공권 예약'에서 찾은 항공권입니다. 다른 날짜의 항공권도 검색보시면 더 나옵니다. 여러 해 전에도 비즈니스석이 검색은 되지만 온라인상으론 예약이 안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이 좌석은 예약할 수 없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지금은, 예약이 되네요.

 이코노미석이 25,000마일+167.000원(세금/유류할증료 등)인 것을 생각하면 이 비즈니스석의 가격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쌉니다. 겨우 12,500마일과 단돈 4딸라만 원만 보태면 됩니다. 당장에 반대 여정(이슬라마바드->방콕->인천)의 비즈니스 항공권을 검색하면 37,500마일+100만 원가량으로 나옵니다. 

 비즈니스석이 더 좋은 건 뭐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등포인에게 좀더 특별한 게 있지 말입니다.

1. 무료수하물이 20kg에서 40kg로 두 배 늘어납니다. 20kg짜리 배낭을 하나 가져간다고 해도, 따로 등산 장비에다 전투식량 같은 가벼운 행동식뿐 아니라 햇반 그리고 라면을 아예 한 박스 정도 부담없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타이항공은 짐 갯수 상관없이 무게로 계산합니다).

2. 방콕까지 넓은 좌석에 앉아 샴페인 마시며 멋진 식사를 한 뒤 자리 펴고 편하게 잘 수 있습니다.

3. 방콕에서 5시간 가까운 경유 시간이 오히려 즐거워집니다. 더이상 타국 공항에서 바가지 쓰거나 누울 자리를 찾아다니며 노숙자 행세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비즈니스 라운지에 가서 씻고, 먹고, 마실 수 있습니다. 거기다 수완나품공항에서는 발마사지 30분이 무료입니다.

4. 다시 이슬라마바드까지 넓은 좌석에 앉아 샴페인 마시며 멋진 식사를 한 뒤 자리 펴고 편하게 잘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 쉬어두어야 이슬라마바드공항에 도착한 뒤에 비로소 진짜로 험한 길을 나설 수 있습니다. 산행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치면 안되죠. 특히 일정이 짧은 분들은 더욱 더. 훈자로 가건 치트랄로 가건 스카르두로 가건, 요즘 좀 나아졌지만, 한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막장 도로가 끝없이 이어지니까요.

  결제까지 하고나서도 정말인지 믿기질 않았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여정안내서에 적힌 좌석 등급(I)과 무료수하물(40kg)을 보고도 긴가민가하다가, 타이항공 앱으로 예약코드를 조회해서 좌석 등급이 '비즈니스'임을 확인한 순간 확신했습니다. 횡재다!    

 요즘 애물단지 취급받는 아시아나 마일리지와 파산 위기에서 탈출한 타이항공이 고마울뿐입니다. 그럼 모두들 즐거운 산행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