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라남도입니다. 구례를 찾았습니다.

사성암 버스정류장이 있는 오섬권역농어촌체험휴양마을(헉헉 숨 차...)에서 출발합니다. 

여긴 화장실도 있고 사성암까지 가는 셔틀버스(카운티 25인승) 정류장이기도 합니다. 택시는 왕복에 14000원이란 현수막도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천 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걸어서 오릅니다.

민박 펜션 앞에 수선화, 사프란과 수양버틀처럼 늘어진 청매화를 보며 힐링을 시작합니다. 

그냥 야생으로 있는 산수유가 어쩔 땐 더 귀하고 예쁩니다.

시멘트 길을 오르면 오산 등산로 입구 이정표가 나옵니다. 정면으로 진행하면 돌길이 나옵니다. 우측에는 매화밭이었습니다. 

뭐, 이 정도면 올레길이지요. 심지어 사성암까지 가는데 한 명도 못 만났습니다. 다들 셔틀버스 타는가 봅니다. 

옛날엔 다들 흙길과 돌길을 올랐던 거 같으나... 전부 데크계단 아니면 돌계단으로 정비가 잘되어 있습니다. 느긋하게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안전한 코스입니다.

하지만 버스가 더 안전한가 봅니다..;;

중간에 있는 돌탑들은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성암이 원래 오산사였는데 4명의 성인이 나왔다고 사성암이 된 걸 보면, 뭔가 상징성을 담고 쌓은 탑들이 아닐까 합니다.

사진에서 사람을 볼 수 없는 것은, 저뿐이기 때문입니다... 

데크 계단이라 조망이 꽤 터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섬진강과 구례군청, 구례공영버스터미널 등이 우측에 벌어집니다. 정가운데 6시 방향의 주차장은 들머리로 시작한 곳입니다. 여기서 셔틀버스를 타면 왼쪽으로 산을 감아 올라갑니다.

정면의 산은 갈미봉, 요강바위산 따위로 지도에 보이는데... 언제 갈 일이 있을까요?

좌측엔 별봉산 자락이 보입니다.

데크 계단이 끝나면 또 돌계단의 시작입니다. 

구글 카메라로 줌을 잘못하면... 보라색 톤으로 찍히더군요... 너무 반가운 다람쥐를 3마리를 봅니다. 그래도 한 마리가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주는 덕에 급하게 찍었습니다.

사실 산행을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편하게 올라서... 남산 오른 느낌입니다.

사성암 입구에는 사람들이 꽤 있네요.

사람들을 따라가지 않고, 해우소라고 안내된 흙길 언덕을 진입하면(사실 알고 간 게 아니라... 능선 타면 경치가 보일 거 같아서 갔을 뿐인데)

오산 활공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패러글라이딩하면... 기분이 묘하겠네요. 구례의 최중심 문척교를 바라보며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셈입니다.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황전휴게소 방향의 구례1교의 조망도 터집니다. 시계 방향으로 돌아 저리로 내려오면 저기가 오늘의 하산점이 될 겁니다.

사람들의 길로 합류하면 사성암의 웅장함이 펼쳐집니다. 

등산로이기도 하기에 대충 보고 다짜고짜 올라갑니다. 귀목이라고 하네요.

소원바위가 나옵니다. 장황한 설명보다는 눈에 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조그만 굴도 있는데 반대로 뚫려 있습니다. 

오산 정상이 아니지만 정상 바로 밑에 있는 사성암이라 안내판의 설명이 장황합니다. 정상에도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시계가 지리산 능선을 허락하지는 않습니다.

활공장이 아닌 사성암에서 오산 등산로에서 바라본 조망입니다. 활공장과 또 다른 맛이 있네요.

사성암과 오산 정상은 사실상 구분이 무의미할 만큼 가깝습니다. 금세 올랐고, 조망은 별 볼 게 없습니다.

그나마 여기서 보상을 볼까 합니다만, 활공장이나 사성암에서 잠시 본 것과 비교하면... 저 팔각정 위에서 봐야 할 거 같습니다.

길은 쉽긴 한데 중간에 돌 구간이 있어 조심하기만 하면 됩니다. 금세 매봉에 도착합니다. 따로 배지가 울리거나 비석이 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대체로 평이한 길입니다. 

트랭글에선 자래봉으로 나오는 곳입니다. 구름다리가 있다고 하는데... 어제의 노곤한 몸이라... 다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지나갑니다.

자래봉을 지나 살짝 내려가는 구간에서 맞닥뜨릴 솔봉이 나타납니다.

여기선 뭔가 포스가 있는데 사실 뒤통수를 보면 안타까운 봉우리입니다.

이 갈림길로 바로 오는 길도 있네요. 데크계단이 합류합니다.

솔봉으로 오르는 길이 희미하지만 그냥 지나갑니다. 잠을 덜 자서 피곤하기도 하고... 정상뷰가 없을 거란 확신이 들어서지요.

선명한 길을 따라 내려가니 임도 분기점에서 솔봉 이정표가 있습니다.

웬 차량인가 싶은데... 임도 따라가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면 50m 즈음에 전망대가 나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최종 봉우리, 둥주리봉입니다. 

그 차량의 주인 같습니다. 처음엔 매점하시는 분인 줄 알았습니다. 아이스박스에 뭘 장황하게 깔아둬서요.

두 명이 그냥 정자를 점거해 버렸네요. 앉을 수가 없을 만큼 짐이 가득합니다.

임도를 따라 쭉 내려가면 동해마을인 날머리로 갈 수 있지만, 다시 오르막을 택합니다. 둥주리봉... 가야지요!

여길 올라 뒤를 보면... 솔봉의 안타까운 뒤통수가 보입니다. 불이 난 걸까요. 산사태가 난 걸까요. 아니면... 벌목인가요!? 정수리만 남고 나머지 털이 다 빠졌습니다.

이제 암릉이 곁들어진 능선 구간에 진입합니다. 진행 방향 왼편에는 계족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둥주리봉보다 둥주리봉 가는 길이 의미가 있는 뷰였습니다. 조금 더 맑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례교와 구례1교 방향입니다.

암릉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오르막인데 힘들지는 않으나 흙길 경사여서 조금 젖었거나 우천에는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도 좋고 흙 컨디션도 좋은 편이라 그래도 쉽게 올랐습니다.

그러나 하산길이 흙길이라 좀 위험합니다. 두 번 넘어질 뻔했습니다. 낙엽이 많은 가을이었다면 좀 힘들 듯합니다. 역으로 오를 때는 못 느끼겠습니다만...

신경을 쓰고 힘을 주다 보니 하산 시 무릎 부담이 있었습니다.

15분 정도 내려오면 흙길 임도가 나오고 더 내려오면 네이버 거리뷰까지 나오는 시멘트 임도가 나옵니다. 내려오자마자 터지는 뷰에서 산을 찍으니 사성암이 바로 잡히네요. 

올해 처음 히어리를 만났습니다. 다람쥐 두 마리도 보너스... 

 내려가다 좌측 편에 있는 평상으로 내려가서 둥주리봉 가던 길에서 보았던 뷰를 가까이서 또 봅니다.

시멘트 임도에서 흙길로 빠질 수 있지만 지그재그더라도 시멘트 임도를 택합니다. 돌면서 그래도 생강나무, 히어리, 매화를 군데군데 봐서 편한 하산길의 장점을 그대로 누렸습니다.

동해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동해슈퍼로 알고 있었는데 동해식당이 있네요.

월화 빼고 장사를 하십니다. 전라도에 왔으면 밥을 일단 사 먹는 건 기본값입니다.

구례1교를 바라보며 궁상스레 분위기를 느껴봅니다.

국수 메뉴 전부 6천 원, 파전 만 원인데... 국수로만 만족합니다.

산동마을 산수유축제길 돌려면 너무 밥통이 차도 곤란하거든요.

깨끗하게 다 비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