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독이 풀리지 않아 아침 8시에 깼지만 밍기적거리다가 12시가 되어서야 일어나서 씻고 돌발 산행을 시작합니다.

창원의 천주산은 부산보다도 벚꽃 등의 개화가 빠른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 축제라니 축제 전에 빈집털이를 감행합니다.

시외버스를 놓치고 1시 30분에 타서 마산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타서 굴현고개를 지나 천주산 북쪽의 달천공원으로 들머리를 잡았습니다. 오후 3시가 되어 등산을 시작했네요.

모두 즉흥이므로... 길을 알고 간 것은 아닙니다. 지도를 봤을 땐 천주암으로 오르는 것이 마땅했으나 처음인데 가 보자란 생각과 축제가 벌어지는 메인 장소로 가자 생각하여 버스에서 내려 500미터가량을 걷는 귀찮음을 감내하기로 했습니다.

버스에서 가로수가 벚꽃으로 가득했는데 걸어서 달천공원 가는 길에도 가게 울타리에 관목처럼 철쭉이 있을 자리에 심겨 있는 진달래를 본 것이 특이점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꽃이어서 찍어 보니 박태기나무꽃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꽃에 더 관심이 생기네요.

10분 정도를 걸어 달천공원 입구에 도착합니다. 우측 편이 입구고, 차량들이 주차해 있습니다. 우측으로 들어가 왼편의 벚꽃이 만발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공원 입구에서 만난 조팝나무

공원 진입로에 보이는 벚꽃은 만개하여 떨어지기 직전이었습니다. 주차장 옆 임시화장실 가는 길 틈새로 천주산 상봉으로 향하는 길이 있습니다.

달천공원의 구조물이나 시설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럴 거면 여기로 왜 왔나 싶지만... 그래도 상봉이랑 가까우니까 하는 생각으로 갑니다.

길은 제일 좋아하는 솔가리가 깔린 흙길입니다. 천주산이 육산이네요.

진입로부터 이미 파릇파릇 녹음이 짙어져 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한적함이 좋은 등산코스였습니다. 오르면서 현호색도 봤고요. 

등산로 초입의 진달래는 지고 있습니다...(헉)

벚꽃이 공원에 의도적으로 심어져 있음을 올라가면서 볼 수 있습니다. 벚꽃 라인이 공원의 산책로 라인일 겁니다.

위의 민둥산처럼 벗겨진 곳은 쓰레기 등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사유지일까요.

살짝 된비알을 오르고 나니 단장하고 있는 분칠 중의 진달래가 보입니다. 다행입니다.

왼쪽은 천주산에서 이어지는 작대산, 아파트 단지 뒤편은 조롱산입니다.

뽈롱 튀어나온 곳은 올라가야 할 첫 봉우리 상봉입니다.

여기로 안 왔으면 어쩔 뻔했을까요. 조망이 터지는 바위 구간에서 진달래들의 습격을 받습니다. 더 내 눈을 때려줘~~!

팬이에요. 사인해 줘요. 진달래 팬들의 손길을 애써 물리치고 진행합니다.

산의 사면이 분홍빛입니다. 천주산의 진달래 군락지입니다. 멀리서 봐서 저 정도면 일주일 뒤면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저 황홀합니다. 오늘 산행 중 제일 만족스러운 구간이었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것보다 눈앞에 보이는 게 더 감동적입니다. 

먼저 핀 진달래 선배가 후배들에게 훈계 중 같습니다. '이렇게 피는 거란 말야! 잘 따라해!'

등산로가 아닌 데서도 진달래 군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육산인 것이 진달래가 피기 좋은 조건인가 봅니다. 

된비알을 오르기는 하지만 흙산이라 바위보다는 맘 편히 오릅니다. 날씨가 흐려서 직사광선이 없기도 하지만 나무들이 시원하게 가려주는 길을 따라 오르면 천주산 정상과 상봉의 갈림길이 나옵니다.

저는 상봉을 들렀다 다시 돌아가서 정상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상봉인 줄 알고 도착했나 싶지만 상봉은 봉우리 하나를 더 건너야 있습니다.

오르막 중 잠시 보이는 조망점에서...

창원시 북면, 북창원입니다. 

도착하면 비석이 있군요. 아까 봤던 뷰를 좀더 높은 곳에서 보게 됩니다.

상봉 조망이 꽤 괜찮습니다. 

천주산 상봉에서 천주산 정상을 볼 수 있습니다. 상봉이 1미터 높은데 그 이상 높은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합니다. 상봉에서 보이는 정상의 우측 면은 진달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분홍빛이 보이므로 여느 산에 비하면 많은 겁니다.

올라왔던 달천공원의 뷰입니다. 고가도로 밑을 지나 우측에 벚꽃로드가 있고 거기서 우측으로 하여 여길 올라왔습니다. 우측 끝에는 최종 봉우리인 천주봉이 있습니다. 저기 정상도 진달래 빛이 보입니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보면... 상봉 봉우린 줄 알고 착각하게 한 상봉 전의 봉우리입니다.

내려오면서 잡목을 헤치고 찍어보니 천주산 왼편의 분홍빛이 보입니다. 

더 가까이 가서 찍은 모습. 왼쪽의 라인이 전부 진달래 군락으로 보입니다. 아직 개장하기 전의 모습입니다. 시작도 안 했어요.

상봉에서 하산하는 길에 생강나무와 진달래를 봅니다. 누가 어르신인지 여기서 서열정리가 되는군요.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은 달천공원의 길과 이어져 있었습니다. 천주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로 진입하니 할배 철쭉이 있습니다. 철쭉이라.. 2주는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용지봉은 천주산 정상의 이름입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나무 데크계단입니다. 양옆이 진달래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철쭉인 경우는 많이 봤는데요. 조금 일찍 왔지만 그래도 전세 내서 이 길을 독차지하는 이 순간은 비할 바 못됩니다.

정상인 줄 알고 계단이 끝나면 헬리콥터장이 나옵니다. 다녀온 상봉을 바라보면 상봉은 진달래가 멀리서 안 보이네요. 하지만 여기 아래는 벌써 물들어 있습니다.

만개한 절정의 시점이 아니라 그리 볼 건 없습니다. 그냥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는 것이죠.

헬리콥터장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비석이 있습니다. 비석에서의 조망은 볼 게 없습니다. 

창원시내가 보입니다. 등명산이네요. 대기질이 좋지 않습니다. 왼쪽 뒤편은 창원과 진해를 가르는 장복산입니다. 사진에 안 보이지만 우측은 팔용산이 있고, 거기부터 마산입니다.

헬기장의 모습.

동요의 발상지군요.

정자 밑의 조망처입니다. 다음 주에는 여기가 전부 꽃빛으로 물들겠지요. 

하산하면서 본 천주봉입니다. 희미하지만 정상부에 분홍빛이 있습니다. 

정자가 있는 이 사면이 전부 진달래 군락입니다.

좀 내려와서 훑어봐도 이런 모습입니다. 비슬산처럼 데크 계단 없이 샛길이 조금씩 나 있긴 합니다.

천주봉으로 향하는 길에... 이렇게 샛길이 유혹합니다. 다행히 진달래가 거의 없어서 참을 수 있습니다.

저는 또 헬기장을 지나 천주봉으로 갈 겁니다.

내려가는 길엔 소나무숲이 장관입니다. 규칙적으로 배열된 것을 보면 인공조림 같은데... 여름에 오면 좋겠네요. 

헬기장 가는 길에 있는 정승 

헬기장 주변이 진달래밭.

우측 끝에 상봉, 그 앞의 가운데가 용지봉입니다. 사진으로 이 정도면 가까이 가면 더 없이 황홀하지요. 

내려가는 길에서 배배꼬인 길이 보여 내려가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런 뷰가 있네요.

진달래가 만발하면 사람들로 북적일 게 분명합니다.

천주암, 천주봉, 달천공원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달천공원으로 가는 길은 임도라서 원점회귀 하산에 용이합니다만, 저는 천주암으로 내려갈 겁니다.

창원시내 방향의 천주산 사면도 진달래 군락이 보입니다.

능선으로 가는 길에 진달래로 취합니다.

우측 용지봉에서 왼쪽 능선을 따라 내려와서 다시 올라가는 길에 천주산을 찍었습니다.

만개 전의 모습이 이렇습니다.

상봉 가는 길에 봤던 창원시 북면 방향.

팔각정에 다다르면 천주봉에 다 왔습니다. 

천주봉에 어렵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창원에서 높은 산이라 하늘을 기둥처럼 받든다 하여 천주봉입니다.

비석 바로 밑 조망처엔 개나리가 있습니다. 산 정상부의 개나리는 진귀한 풍경입니다. 앞은 북산, 왼편 뒤는 구룡산입니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갑니다.

갈림길로 내려왔습니다. 차량은 산불방지 감시하시는 분의 차입니다. 우측엔 화장실, 좌측엔 조망터가... 

하산길이 너무 수월하네요. 약숫물 한 사발 땡기고 내려갑니다. 

왼편이 천주봉이었습니다. 천주암이 그 밑을 지키고 있었네요.

하산하여 도로로 나오니 복사꽃이 피어 있네요. 마지막까지 선물 한 보따리 안고 천주산을 기억합니다.

다음에 또 와야 할 명분이 생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