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으로 쉬게 되어 산림청 100대 명산 무학산을 찾았습니다.

들머리는 마산의 만날공원입니다. 고도 100미터에서 시작합니다. 화장실이 입구에서 양옆으로 두 군데 있군요.

공연장도 있고, 시비도 있습니다. 날이 따뜻한 편입니다. 쉬러 나온 분들이 많이 계세요.

이런 길이 계속되면 좋겠지만... 200미터도 안 되어 들머리입니다.

물길도 없는데 물레방아가 있네요. 컨셉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등산로 초입에 있는 만날고개 유래비

친정 엄마와 딸이 만나는 고개란 뜻이네요. 그렇다면, 순우리말입니다.

장승 오른쪽으로 틀어서 정중앙으로 오릅니다.

길은 또렷하고 무난합니다. 이 계단이 지나고 나면 급경사로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등산 시작한 지 30분이 안 되어 대곡산에 도착했습니다.

정상 비석에서 조금만 진행하면 나오는 데크에서 보이는 조망.

마산이 꽤 예쁘네요. 처음 산에서 마산을 바라봅니다. 마산항, 마창대교, 조그만 섬 돝섬, 마산해양신도시로 사업 중인 인공섬도 크게 보입니다. V자로 움푹 파인 산이 진해의 장복산으로 보입니다. 장복산을 밤에 가서 능선을 봐도 잘 모르겠어요.

본격적으로 진달래길이 시작됩니다. 능선을 타는 것이라 고도가 있어도 가속하기 좋습니다. 500미터 부근은 진달래가 지고 있고, 700을 넘어가면 절정입니다. 남쪽으로 오르다 보니 지는 게 많았고 산의 북쪽에서 만나는 진달래는 생생합니다.

무릎이든 족저근이든 전혀 무리가 가지 않는 트레킹 길 같습니다. 천주산보다 길이 좋아서 정상까지 가는 능선이 지루하지 않고 힐링하는 느낌입니다. 

능선을 이동하면서 간간이 터지는 조망. 

창원과 마산의 경계까지 보입니다. 왼쪽에 가까이 바위 군락으로 솟은 봉우리가 학봉입니다. 무학산이 학이 춤추는 모양의 산이라 했을 때 여기가 머리인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오른쪽 날갯죽지로 올라 본체로 향하고 있고, 하산은 왼쪽 날개 방향으로 내려갈 거 같네요. 듬성듬성 벚꽃과 진달래 색 덕분에 학 머리가 브릿지 염색한 느낌입니다. 기회가 되면... 학봉으로 꼭 올라서 대곡산과 무학산 정상 뷰를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능선을 타면서 학봉까지 갔다 돌아오려면 3킬로 이상을 더 걸어야 하는데 3단 엠보싱이라... 조금 숙연해졌습니다. 

학봉 갈림길 가기 전의 이정표 주변 솟대 - 장승 솟대라고 새겨져 있네요.

학봉 갈림길을 애써 외면하고 마지막 오름길을 오르면, 지도상엔 개나리동산쉼터라고 나오는 곳인데 개나리는 다 진 것인지 그냥 개나리만 붙은 건지 모르겠고 진달래가 절정의 미모를 뽐냅니다. 사진에 찍힌 분은 저와 무관합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폰을 들고 있는데 굳이 앞을 그냥 가셔서...

데크가 나오고 진달래가 무수히 펼쳐집니다.

데크에서 바라본 조망. 창원과 마산의 중간지점쯤 됩니다. 

정상이 보입니다. 송신탑으로 보이는 지점입니다.

다 올라서 지나온 길의 조망이 사라지기 전에 급히 찍어 봤습니다. 이 계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색 조합. 대곡산은 이미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같은 뷰인데 조금씩 각도만 달리 해도 새롭습니다.

정상 왼편으로 살짝 내려가서 능선을 보니 평평한 봉우리가 보입니다. 시루바위였습니다.

정상에는 인증 줄이... 헬기 착륙장 옆에는 데크로 된 계단식 벤치가 크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인증줄을 기다릴 순 없어서 교체 타이밍에 급히 찍은 비석

날이 좋으면 진해의 천자봉과 거제, 통영까지 보이나 봅니다. 뒤의 흐린 산 그리메 같은 게 천자봉, 시루봉 라인인가 보군요.

비석 아래로 내려와서 찍은 뷰

오른편의 산은 천주산

시계가 안 좋아 아쉽습니다. 진달래색이라도 잘 보이면 좋겠는데...

하산할 방향으로 가면 천주산이 더 가까워집니다.

그렇지만 하산이 아니라 시루봉을 들르기로 합니다. 학봉을 포기했으니 시루봉이라도 찍고 와야... 길 옆에는 잎이 없는 진달래꽃만이 가득합니다.

시루봉 배지를 획득했지만 아무 조망도, 볼 것도 없습니다. 시루바위까지 700미터라는 저 방향 안내를 보고 고민합니다. 학봉도 포기했는데... 이걸 그냥 가?

마침 올라오시는 분께서 길이 좋으니 '한 번은' 가 볼 만하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갑니다...

평지만큼은 아니지만 길이 좋아서 산길 700미터 같지 않습니다. 어느새 보이는 시루바위. 꽤 넓은 평평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소나무 두 그루가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올라가 보니 대략 20평은 되는 거 같습니다.

시루바위를 가야 시루봉에 온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루바위에 올라 본 무학산 정상. 조그맣게 튀어나온 송신탑이 보입니다. 

시루바위에서 본 회성동 방향

내서읍 방향  

시루바위에서 본 무학산의 왼쪽 날개 방향, 건너편이 천주산

진달래가 특정 구간에만 몰려 있는 거 같습니다. 이쪽은 휑하군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니 사람들이 많이 빠졌습니다. 

내려가면서 보이는 장관 

걸음이 빨라집니다. 규모가 큰 건 아닌데 눈을 꽉 채우는 하이라이트입니다.

마산여중으로 향하면서 마지막 컷을 남깁니다. 마산여중 하산길은 왼쪽 날갯죽지는 아니고 조금 더 틀어서 내려가는 길입니다.

이 산은 전부 길이 솔가리로 깔려 있거나 흙길이라 무릎 부담을 받지 않았습니다. 뛰어다녀도 될 법한 길입니다. 내려가면서 가지 못한 왼쪽 날갯길 방향을 바라보니 또 진달래군락이 있네요. 

누구의 작품인지 모르지만... 일부러 꺾은 건지 떨어진 걸 모았는지 몰라도... 찍어봅니다. 

하산이 가까워짐에 따라 우연히 보이는 천주산

산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돼서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정표도 적절히 다 있어서 헤매는 게 더 어렵습니다.

마산여중 하산길을 무시하고 더 진행하여 봉화산으로 향합니다. 봉화산 오르기 직전의 돌무더기에서 무학산 다람쥐를 만납니다. 두 마리가 돌탑 아래로 숨어드는 것을 보니 여기가 보금자리인가 봅니다. 견과류 한 봉지라도 들고올걸...

봉화대와 관련된 것인지 그 이름의 유래는 잘 모르겠습니다. 돌무더기 대가 있어서 불을 지펴도 됐을 거 같기도 합니다.

더 가까이 보이는 천주산 

봉화산 바로 아래 회성동 쪽인데 큰 공사를 하나 봅니다. 네이버지도에선 창원자족형 복합행정타운 도시개발구역으로 나오네요.

천주산을 가운데 두고 비석을 찍는 사이 나비가 중간에 찍혔네요. 비석 옆은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봉화산을 내려오면서 나뭇가지 사이로 울퉁불퉁한 애들이 보이는데... 짐작상으론 학봉의 반대편 모습 같습니다.

벚꽃이 장렬히 전사한 꽃길을 밟으며 무학산 초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계절 상관없이 비만 안 온다면 다니기 좋은 산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