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나 때문에 그 더위에 고생하신 119 대원 분들께 정말 정말 죄송의 말씀 먼저 올립니다. 

저는 나이 40대 중반이고, 등력이 월등하다 할 순 없지만, 평소 최소 월 5~6회 정도는 경기남부 600 전후 높이 청계산, 광교산, 관악산 등등 오르고, 이정도 산행은 중간 브레이크 없거나, 혹은 한번 정도 휴식 취하면서 정상찍는 수준은  됩니다.  

사건은 엊그제 광교산이였습니다. 

날씨가 날씨인만큼 조금이라도 덜 더울때 오르자고 생각해서, 오전 7시경 시작, 평소엔 휴식없이 정상까지 쭉 오르지만, 날씨 생각해서 쉬엄쉬엄 휴식도 취하고 물도 꽤 많이 마시면서 올랐습니다. (산행 전, 아침 식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정상에 올라 여느때 처럼 아아 드링킹하고 꿀맛 왕자두 하나 씹어먹고, 10분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내려오려는 그때, 대략 10미터정도 걸어 내려왔나? 갑자기 손끝이 저리고 숨이 안쉬어 집니다. 

그자리에 주저 않아 들숨날숨 크게 크게 숨을쉬고 남아 있던 얼음물 마시고, 얼음 꺼내서 얼굴 목 마사지 해주고... 그래도 호전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지나가던 사람 붙잡습니다. 살려달라고. 물이든 뭐든 먹을꺼 좀 달라고. 

손이 저리고 마비 증세가 옵니다. 입주변도 얼얼한게 말이 안나옵니다. 

지나가던 은인분들의 도움으로 그자리에 누웠고, 얼굴에 물을 붓고, 저의 팔과 얼굴을 계속 마사지 해주십니다. 

그래도 호전이 안됩니다. 숨이 안쉬어지고, 이러다 죽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지나는 행인분들이 119를 불렀습니다. 

신고 후, 산 정상에서 구급대원들 만나기까지 1시간여 걸렸고, 그 사이 저는 많은 은인들의 도움으로 어느정도 호전이 되었습니다. 

어찌어찌 두발/네발 제 발로 내려오긴 했습니다. 

그 더위에 땀으로 목욕을 한듯 올라오신 구급대원분들께 너무너무 미안하고 죄송해서, 어떻게든 제 힘으로 내려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구급차가 드디어 보이고, 구급대원분께서 혈당, 혈압, 심전도 체크 해주셨습니다. 약간의 고혈압 증세는 있지만 큰 문제 없다는 소견을 주셨고, 쓰러진 원인을 "과호흡" 문제인것 같다고 하십니다. 

과호흡? 과호흡이 뭐지? 

찾아봅니다. 과호흡으로 인한 혈중/체내 CO2 부족으로 발생하는 이상 증상 정도 되나 봅니다. 

제가 겪은 갑작스런 저 증상이 과호홉인지 아님, 다른 문제인지는 병원 진찰을 받아보면 알겠지만, 과호흡의 증상이 저와 매우 흡사해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등산을 즐기면서 항상 호흡의 중요성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과호흡때문에 사람이 이렇게까지 자기제어가 안되는 상황이 올수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겪으신 분이 계시거나, 이러한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요?

이번일 겪고 나니, 숨만 차도 겁이 나서, 앞으로 등산이고 다른 운동이고 아무것도 못할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겪은 가장 무서운 사건이었습니다. 

상황을 자세히 쓰려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지네요. 

아무튼, 이 모지리같은 인간때문에 그 땡볕에, 그 고생을 해주신 대원분들.. 정말 감사하고, 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