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푼짱입니다. 언제고 한 번 올리려고 했던 솜잠바 비교 리뷰를 작성해봤습니다.
솜잠바계의 스테디셀러 아크테릭스 아톰 LT 후디와 각종 해외 리뷰에서 극찬 일색이었던
파타고니아 나노에어 후디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아톰 LT야 뭐 특별히 거들 말이 없는 솜잠바계의 원터치입니다. 가장 많이 입었고 제일
만족스러운 아크 장비 중에 하나이며, 돈값하는 장비로는 최고의 만족감을 줍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들을 모조리 상쇄할만큼 매력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파타 나노에어는 사실 많은 분들이 탐은 나는데 가격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져서 아쉬워했던
아이템입니다. 마침 여름에 CJ몰에서 좋은 가격에 밀어내기할 때 용케 제 사이즈를 구했습니다.
파타 옷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몹시 궁금했던 아이템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동계 시즌 운행용 또는 미드레이어로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부족한 리뷰나마
도움되시기를 바랍니다. 자세한 설명은 사진과 함께 보시죠.




아톰과 나노에어의 동반샷입니다. 나노에어는 그레이, 아톰은 옥스블러드입니다.
사이즈는 나노에어가 XS, 아톰은 S입니다. 제 신체사이즈는 173/58, 허리 28 인데요.
두 제품 모두 저한테 핏하게 잘 맞습니다. 아니, 아톰이 조금 여유는 있겠군요.

아톰은 아크의 자체 충전재인 코어로프트를 사용했고, 나노에어는 일본 토레이에서 개발한
풀레인지를 사용했습니다. 합성 충전재의 장점으로 꼽는 보온성은 둘 다 우수한 편입니다.
특히 수분과 접촉하면 보온성이 저하되는 구스다운과 달리 합성 충전재는 혐수성이 있어서
젖은 상태에서도 보온 기능이 크게 저하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건조속도도 빠르죠.

하지만 제가 꼽는 합성 충전재의 가장 큰 장점은 세탁의 용이함입니다. 구스처럼 신경써서
세탁할 필요 없이 일반 의류와 똑같이 세탁기에 넣고 와장창 돌려도 성능에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내구성을 위해선 기능성 의류와 같이 찬물에 중성세제, 울세탁 코스로 돌리면
제일 좋습니다. 사실 그래야 오래 입을 수 있고요.




두 제품의 사이즈를 파악하기 위해 포개서 펼쳐보았습니다. 아톰이 아무래도 S사이즈다 보니
나노에어보다는 살짝 품이 큽니다. 뒷기장도 더 길게 빠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게를 보면 저희집 체중계로 재봤을 때 아톰 LT가 약 400g, 나노에어가 약 500g 입니다.
그리 정확하지 않은 가정용 체중계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조금 덜 나갈 겁니다.
어쩄든 아톰보다 나노에어가 무게감은 조금 더 있습니다.




파타의 팔기장은 역시 자비심이 없습니다. 천하의 아크도 파타 앞에선 한수 접어야 합니다.
대신 그만큼 팔을 뻗었을 때 편하고 안정감이 있습니다.




소매 마감은 아톰이 조금 더 타이트하고 튼튼합니다. 나노에어도 나쁘지 않지만 장기간 착용하면
조금씩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습니다.




두 제품의 측면샷입니다. 아톰은 아시다시피 옆구리쪽은 통기를 위해 폴라텍 파워스트레치가 쓰였고
거의 대부분의 통기가 여기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겨울에 바람 부는 능선에서 아톰만 입은 상태에서는
지속적인 보온력을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단어 그대로 운행용, 속공용 미드레이어에 가깝습니다.
땀쟁이들에겐 축복이지만, 저처럼 마르고 땀이 별로 없는 홀쭉이들에겐 아톰의 보온력이 살짝
아쉽습니다.

반면 나노에어는 몸통과 겨드랑이의 소재 차이가 없습니다. 옆구리가 누빔 처리만 되어 있을 뿐,
소재의 차이가 없어 보온력은 아톰보다 우수합니다. 실제로 지난주 월출산에서 나노에어를 입고
갔었는데요. 비까지 내려 습도가 높다 보니 운행용으로는 착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더 추워지기를
기다려야겠습니다. 아직은 이릅니다.




보온성이 높다는 것은 방풍기능이 더 우수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요며칠 계속 나노에어를 입고
출퇴근 중입니다. 타운용으로 손색이 없는 우수한 보온력을 보여줬습니다. 아톰 입고 밖에 나갔을 때와
나노에어 입고 밖에 나갔을 때의 체감성능은 나노에어가 더 포근하고 따뜻합니다.

아톰의 경우엔 체스트 포켓이 없지만 나노에어는 좌우 양쪽에 체스트 포켓이 달려있습니다. 그리 큰
공간은 아니라 신용카드나 가벼운 무게의 소지품 정도만 넣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톰보다
나노에어의 신축성이 훨씬 좋습니다. 풀레인지 자체가 여러 굵기의 폴리에스터 소재로 직조된 섬유라서
신축성에 거의 제한이 없는 편입니다. 놀라우리만큼 쫙쫙 늘어납니다. 아톰과는 확실히 달라요.

이런 풀레인지의 장점은 바꿔 말하면 소재의 내구성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일견하기에도 약해보입니다.
어디 나뭇가지에 걸리기라도 하면 쭉 찢겨 나갈 듯한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클라이밍까지
염두에 둔 옷치고는 너무 약하지 않나 생각도 되는데요. 나노에어가 뜯길 정도의 상황이면 아마 아톰도
성한 모습은 아닐 겁니다.




후드 뒷면샷입니다. 아톰은 후드를 조이고 풀 수 있는 드로우 밴딩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나노에어는
드로우 밴드가 없습니다. 그냥 덮어쓰면 끝. 하지만 아톰 1년째 쓰고 있지만 한 번도 후드 딋면의
드로우 밴드를 조인 적이 없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건 특별히 장단점의 영역에 둘 차이점은 아닙니다.




안감입니다. 수분을 빠르게 흡수해 바깥으로 빼주는 역할은 두 제품 모두 동일합니다. 아톰이 조금 더
반질반질한 재질인 것에 반해 나노에어는 매트한 재질입니다. 둘 다 사용해본 결과 땀을 흡수해서
밖으로 빼주는 기능은 나노에어가 살짝 더 우수하다고 느껴집니다. 이건 좀 주의깊게 이해해야 되는데
아톰의 경우 옆구리가 폴라텍 파워스트레치 소재로 되어 있어 통기는 더 유용하겠지만 보온성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됩니다. 똑같은 상황에서 보온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투습과 통기까지 맡아주기엔
나노에어가 더 낫다는 분석입니다.

파타 측의 설명에 따르면 나노에어의 공기투과율은 40CFM 입니다. 일반 플리스 자켓이 200CFM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고어텍스, 윈드스토퍼는 0CFM) 적당한 방풍기능과 뛰어난 보온성을 동시에 갖췄다고 볼 수 있겠죠.
내부에 땀이 차는걸 막으면서 체온을 유지해주는 용도로는 적당한 수치입니다. 다만, 울트라 땀쟁이들에겐
이마저도 버거울 수 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땀쟁이들은 그냥 플리스가 답입니다. 대안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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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자면, 합성 충전재 미드레이어를 선택함에 있어 아톰의 보온력이 성에 안찬다면 나노에어는 매우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방풍과 보온은 나노에어가 한수 위입니다. 반면, 보온보다 통기가 우선이고
한층 가벼운 착용감의 합성 충전재 미드레이어를 원한다면 아톰이 낫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고려해봤을 때 단 하나의 합성 충전재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아톰입니다. 만약 아톰만으로는
2% 부족한 면이 있다면 그땐 나노에어가 답이겠죠.

나노에어가 기대되는 것은 혹독한 환경이 교문 앞 학주처럼 기다리는 겨울 설산에서 착용했을 때입니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아톰의 아쉬움을 일시에 상쇄시켜줄 출중한 기능을 갖췄다고 봅니다. 지금 같은
애매한 시기에는 아톰이 단연 우세합니다. 두 제품 모두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작년 한 해 아톰으로 뽕뽑았으니 올해는 나노에어와 함께 똥바람 부는 겨울 설산을 마음껏 누빌 계획입니다.
보온력 때문에 아톰 AR을 고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진심으로 답변해드리자면, 아톰 AR은 운행용으론
부적합하다고 봅니다. 아톰 LT가 마지노선입니다. AR은 운행용으론 과해요. 차라리 예산이 조금 초과해도
보온까지 챙기겠다면 나노에어가 낫습니다. 입어보면 압니다.

곧 겨울입니다. 월동준비 단디 하셔서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