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이 되면 친구들과 산으로 가는것이, 어느덧 일상처럼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친구라도 같이 다니다 보면 트러블이 있기 마련인데, 항상 즐겁게 동행 해주는 친구들이 고마울뿐입니다.

매주 산행지를 정하는 것은 저의 몫이기에, 주말이 다가올때면 즐거운 고민거리가 생겨났네요.

이번에는 충북 영동 황간면과 경북 상주시 모동면의 경계에 걸쳐져 있는 주행봉과 백화산(한성봉)의 칼바위 능선을 타기로 했습니다.

백화산은 지난 1월에 금오산을 다녀올때 황간휴게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하얀 눈옷을 입고 곧게 뻗은 능선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집에와서 지도를 보니, 주행봉에서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더군요.

아래 사진이 황간휴게소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전에 올렸던 사진인데, 다시 한번 올려옵니다.

사진은 1400 사이즈로 올렸는데, 칼능선의 실감을 위해 클릭하셔서 크게 보시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900으로 리사이징 되니, 일그러져 보이네요.

 

 

 

산행전에 충분한 검색을 통하여, 이번 산행이 거칠고 힘들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만난 주행봉과 백화산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거칠고, 까다로웠습니다.

 

 

차로 2시간여를 달려 주행봉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있는 반야교에 도착을 합니다.

원래 계획은 검은색 코스로 한성봉에서 편백숲으로 내려가는 능선길을 타고 하산할 계획이었습니다만.

갈림길에서 어처구니 없게도 파란색선의 계곡길로 하산을 하는 실수를 합니다.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서 반야사를 휘감아 도는 석천을 조망하는것이 참 멋지던데, 놓치고 말았네요.

집으로 돌아 오면서도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주행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들머리입니다.

백화산(한성봉)으로 오를려면, 화살표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됩니다.

이때만 해도 깔끔한 이정표와 잘 정비된 계단길이 나름 잘 관리되는 산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허나, 이후부터는 앉아서 쉴수 있는 그 흔한 의자 하나 없을 정도로 야생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들머리에서 주행봉까지의 거리는 약 2.2km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초반부터 오르막 계단길이 시작됩니다.

 

 

 

꽤나 경사진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첫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주행봉까지 1.67km 남았다는것을 보고, 30~40분정도면 오를 수 있을거라고 쉽게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가도가도 끝이 없는 거친 오르막은 진짜 16.7km로 느껴질 정도로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날이 따뜻해지니, 뱀선생이 일광욕을 나왔군요.

 

 

 

갈수록 경사는 심해지고, 몸도 풀리기전이라 더 힘들게만 느껴집니다.

 

 

 

저멀리 백화선의 정상인 한성봉이 눈에 들어옵니다.

날씨는 참 좋았는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원거리 시정은 뿌옇기만 했습니다.

 

 

 

등산로 양옆으로는 진달래가 길게 줄지어 있어서, 꽃이 만발하면 눈이 즐거울 것 같더군요.

 

 

 

가파르게 계속 이어지는 깔딱을 지나니, 주행봉이 어느새 눈앞에 있습니다.

 

 

 

한 500미터는 올라온 것 같은데, 이제 150미터밖에 오지 않았다니..

이정표에 표시된 거리가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주행봉이 가까워 질수록 무릎이 가슴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해집니다.

오랜만에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깔딱을 느껴봅니다.

배낭도 없이 산악구보? 나온 친구는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뒤따르던 친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윽~윽~하는 곡소리만 들려옵니다.

친구야 미안하다..이렇게 빡셀줄은 몰랐다..

 

 

 

또 다니 나온 이정표..

주행봉까지 남은 거리가 짐작이 되질 않는지, 숫자도 빠져 버렸네요.

대체 얼마나 남은건지..

마치 귀때기청에서 대승령을 가는듯한 기분입니다.

 

 

 

주행봉 오르는길에 바라본 만경봉과 석천의 모습입니다.

오른쪽으로는 민주지산과 왼쪽으로는 황악산이 보여야 하는데, 뿌연 미세먼지 때문에 그 실루엣 조차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미 몸은 녹초가 되었는데, 로프구간도 나오는군요.

 

 

 

비집고 들어가기도 좁은 바위 사이를 로프를 잡고 오릅니다.

 

 

 

옆으로 누워있는 고사목도 담아봅니다.

 

 

 

다시 보이는 백화산의 정상 한성봉입니다.

한성봉에서 왼쪽으로 한없이 흘러내린 능선을 바라보니, 저길 또 어찌 올라가나 벌써부터 다리에 힘이 빠집니다.

 

 

 

쉬고 있으니, 뒤따라오던 친구도 로프를 잡고 열심히 오릅니다.

고생많구만..

 

 

 

끝날줄 모르는 너덜 오르막..이제 그만 좀 하자..

 

 

 

드디어 주행봉에 도착을 합니다.

주행봉이 보여주는 일망무제의 시원한 조망이 고단함을 한방에 날려 버려줍니다.

 

 

 

산림욕장을 거쳐 주행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에 있는 855봉도 조망해 봅니다.

855봉에서 주행봉으로 넘어오는 능선 가운데가 쑥 들어가 있는데, 정면에서 보면 계룡산 쌀개봉과 비슷한 모습이더군요.

 

 

 

왼쪽으로는 한성봉과 오른쪽으로는 지나온 능선길이 조망됩니다.

오른쪽 제일 뒤쪽에 지장산이 희미하게 보이는군요.

 

 

 

다음으로 가야할 아슬아슬한 칼바위능선길은, 친구와 같이 가기 위해 주행봉에서 기다립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친구가 거의 떡실신된 모습을 드러냅니다.ㅎㅎ

 

 

 

주행봉에 기대어, 한컷 담아봅니다.

 

 

 

하늘도 푸르고 구름도 멋진데, 뿌연 미세먼지가 산행내내 걸림돌입니다.

 

 

 

드디어 칼바위 능선을 타기위해, 이동합니다.

주행봉에서 올라왔던 길로 아주 조금 내려가서 왼쪽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날카로운 칼바위 능선 초입에 도착을 합니다.

 

 

 

양옆으로 절벽이 가파르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후에 알게 되었지만, 그 어떤 인공구조물도 없고 중간중간 걸려있는 로프 달랑 하나입니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뻥 뚫린 칼바위 능선에서의 조망은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대둔산도 보인다던데, 역시나 뿌옇습니다.

호암리 방면의 뉴스프링빌 cc..

 

 

 

겨울에 상고대가 피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만.

찬바람 불고 눈 쌓인 칼능선을 걸어갈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더군요.

 

 

 

백화산이 점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데, 좀처럼 속도를 낼수 없으니 가야할 칼능선도 까마득하게만 느껴집니다.

 

 

 

공룡의 등과도 비슷하지만, 조금 작아서 악어능선이라 부르고 싶네요.

우회로도 없습니다..칼능선을 몸으로 부딪히면 계속 오릅니다.

 

 

 

힘들어도 조망이 좋으니, 즐겁습니다.

 

 

 

사이사이에 숨어 있던 칼암릉들이 하나씩 속살을 드러냅니다.

 

 

 

눈에 보이는것은 양손으로 다 부여잡습니다.

 

 

 

지나온 길을 바라봅니다.

겨울에는 올라올 엄두가 나질 않네요.

 

 

 

갈수록 긴장감이 배가 되고, 길도 험해집니다.

친구도 이런산은 처음이라며, 힘들긴 해도 오길 잘했다고 하네요.

 

 

 

다시 한번 지나온 길을 뒤돌아봅니다.

 

 

 

조금은 편한하게 느껴지는 길이 나옵니다.

시원한 조망을 즐기고 있는 친구..

 

 

이전보다는 편안한 등로가 이어집니다.

 

 

 

한성봉은 점점 가까워 지는데, 칼능선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언제 그랬냐는듯, 아주 편안한 흙길이 나타납니다.

 

 

 

가는길에 담은 이쁜 야생화..(현호색)

 

 

 

또 다시 이어지는 칼능선입니다.^^;

 

 

 

어느새 주행봉이 저 멀리 멀어졌네요.

 

 

 

이제는 정말 칼능선 벗어나고 싶습니다.

 

 

 

 

 

 

 

멋지게 자세잡은 친구의 모습..

 

 

 

어느새 한성봉이 지척으로 다가옵니다..

 

 

 

바람이 불면 흩낱릴듯한 야생화..(가는잎그늘사초)

 

 

 

드디어 지긋지긋했던 칼능선길이 끝났지만, 부들재까지 한없이 내려갑니다.

 

 

 

이름 좀 찾아봐야겠습니다..(울괴불나무꽃)

 

 

 

한참을 내려와서 부들재에 도착을 합니다.

이제 한성봉으로 오르는 길만 남았습니다.

산행후에 트랭글을 보니 한성봉까지 400 가까이 치고 올라갔더군요.

주행봉과 칼능선을 지나면서 소모된 체력 때문에 더욱 힘들게만 느껴졌습니다.

이날 단체로 온 산악회가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반야교에서 백화산으로 바로 올라 이곳 부들재에서 주행봉으로 가지 않고 반야교 원점을 타시더군요.

 

 

 

한성봉까지도 긴 오르막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제는 모든걸 체념한듯한 친구의 뒷모습..

 

 

 

암릉이 나오긴 했는대, 처음으로 우회가 가능했습니다.

뒤쪽으로 한성봉이 보이네요.

 

 

 

여전히 시원한 조망을 좋습니다.

서대산과 대둔산의 모습은 어디에..

 

 

 

백화산 정산에서 편백나무 숲으로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길로 하산 했어야 했는데..아~~~

 

 

 

군데군데 르프구간도 몇번 나옵니다.

 

 

 

이정표가 워낙에 부실하다보니, 여기서 알바를 했습니다

다행히 백화산에서 내려오는 산객들이 있어서, 오르는 길을 찾을수 있었습니다.

훨씬 먼저 백화산 정상에 도착한 친구에게사 카톡이 옵니다.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 것 보다 힘들다..백화산 오르는길 D졌다고 보면 된다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드디어 백화선 정산인 한성봉에 도착을 합니다.

한성봉의 정상석이 어찌난 반가운지..^^

 

 

 

백화산 정상인 한성봉에는 정상석이 3개가 있습니다.

우측에 큰것은 상주시에서 세운것이라고 하네요.

 

 

 

오늘 무지 고생한 알나았수까..

 

 

 

백화산은..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저멀리 지나온 주행봉과 칼능선길이 시원하게 조망됩니다.

위에서 보면 물 위를 떠가는 돛단배처럼 생겼다고 하여 주행봉이라고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네요.

 

 

 

다시봐도 아쉬운 곳입니다.

편백숲으로 갔어야 했는데, 뭔 생각으로 아래 계곡길로 갔는지..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네요.

 

 

 

산행시작 5시간30분여만에 처음 만난 의자입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아래로 내려오니, 제대로된 이정표도 보이네요.

 

 

 

하산길에는 생강나무꽃이 곳곳에 피어 있었습니다.

 

 

 

다시만난 가는잎 그늘사초

 

 

 

편백나무숲길로 오든 계곡길로 오든 이곳에서 만나게 되어 있더군요.

 

 

 

 

하산을 완료하면, 원점인 반야교에 도착을 합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산행이었습니다.

거리대비 가장 빡셌던 산행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오늘 고생을 너무 해서 그런가, 언제 또 와볼지 기약을 할수가 없네요.

빡시면서 스릴 있는 산행 좋아하시면, 한번 다녀와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긴글과 시진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친구들아 다음주에는 구봉산으로 갈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