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대 끝!

가까스로 13시간대에 화대종주를 마쳤어요. 

'뭐 하다보니 슬슬 적응된거 아닌가'하실 수 있겠으나, 

• 선두그룹에 휩쓸려 출발
• 일행들과 떨어져 이동하니 심심해서 계속 진행

이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선두그룹(11~12시간대)에 휩쓸려 노고단까지 1:30분에 도착했습니다. 

저에게는 무리입니다. 

그나마 무넹기 고개 근처까지 함께 오게된 이유가 화엄사 너덜길 중간에서 알바를 하시고 되돌아 오셔서 화대종주 

처음으로 중간에 얼굴을 뵙네요 ^^. 하지만 이분들 무넹기 고개를 앞두고 시야에서 사라지셨어요.  

그리고는 늘 그렇듯 소막골 주차장에서 다시 뵈었죠. 

오버페이스는 이후 산행에 계속 영향을 줍니다. 저에게는 화엄사-노고단이 2 ~ 2:20이 적당해요.

게다가 휴게소 하나를 건너 뛰는 바람에 요기할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출발 전에 허기를 해결하지 못한게 계속 컨디션에 영향을 줍니다. 

빈 속은 10Km 이내는 좋지만 중장거리에는 반대였어요. 

'밥 굶지 맙시다'

* 아래 사진들은 모두 N4로 촬영했어요. 화질이 낮아 일부러 크기를 줄였습니다.

카메라 충전 케이블을 잃어 버렸어요 ㅠㅠ

별 볼일 없는 화대 후기 적어 봅니다!

배낭

33L에 절반 정도만 채웠습니다. 

빵빵해 보이는 이유는 탈출 후 갈아 입을 옷과 버스 이동 시 입을 옷 때문이예요.

• 물병(1L) - 3/4 채워서 다님.  선비샘, 치밭목 모두 물 콸콸 나옵니다.
• 파워에이드 500ml 
• 주먹밥 4개 - 한 개는 일행에게 선물
• 와퍼 2개 - 패티 제거. (패티값 빼주네요! 교대역 버*킹에서)
• 에너지 바 - 4개. 
• 초코바 - 3개.
• 말린 과일 - 건포도와 크랜베리.
• 아스피린, 포도당캔디, 나트륨, 진통소염제 스프레이

복장

이동 복장은 상하의 타이즈 + 반팔 반바지 + 울양말 + 사슬롱 + 모자 + 버프

배낭에는 고어자켓 하나.

아래 사진처럼 입고 있다가 출발 직전에 버스 속에서 바지만 쏙 벗으면 됩니다. 

반바지를 미리 입고 있다가

화엄사

휴게소 하나를 건너뛰어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바로 출발했습니다.

종주 팀들은 사진찍고 신발 끈 묶을 여유시간 안 줍니다. 그냥 휭~~하고 가버립니다.

 화엄사-노고단 구간은 혼자 꼭두 새벽에 가셔도 무섭지 않아요. 길이 힘들어 무서울 겨를이 없거든요 ^^

따라가려 했던 선배님이 다른 동행분을 챙기면서 뒤로 빠지다보니 선두그룹에 휩쓸렸어요 ㅠㅠ

* 사진 품질이 화려합니다. 폰을 예약해 두었는데 아직 연락이 안 옵니다 ㅠㅠ

버거

'사람이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버거는 음식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다른 등포분들의 후기글을 읽으면서 '어 먹어볼까?' 싶어 이번에 처음으로 준비해 보았어요.

버거*에서 새우버거를 찾았더니 그런 게 없다네요. 

'아~~ 이 무슨 고기공화국이란 말인가?'

별 수 없이 고기 패티를 제외한 와퍼를 주문했더니 직원이 당황해 하더군요. 죄송합니다 ㅠㅠ

그러더니 패티값이라며 절반 값을 빼줍니다. 오호~~  

달랑 하나만 주문하기 미안해서 두 개를 샀습니다! 

결과는 무박산행에 아주 좋은 한끼 식사를 해결해 줬어요!  양도 적당하고 위에 부담도 적고. 

더운 날씨 낮에는 쉽게 변질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지만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아주 좋아요!

이렇게 보니 사진은 좀 처참하군요.

노고단

버거로 요기를 하고 바로 출발했습니다. 선두그룹은 벌써 가셨고 다음 그룹은 조금 뒤에 올테니.

'뭐 어차피 인생은 혼자!' 

ㅠㅠ

바람이 몹시 세차게 불어댔지만 종주능선 진입하면서 조금 누그러집니다. 바람처럼 많은 종주인파.

산불방지기간이 종료된 직후라 그랬겠죠? 

토끼봉

토끼봉 지나 연하천도 도착하기 전에 어느 능선에서 일출을 만났습니다. 

이전에는 3시에 출발해서 늘 삼도봉 근처에서 일출을 만났는데 이번에는 출발이 빠르다보니 연하천 근처까지 갔네요.

연무 탓에 깔끔하지는 않았어요. 천왕봉에 계신 분들은 좋은 일출 보셨나요?

연하천

연하천 바로 직전. 다른 팀 이동 모습입니다. 

아침 햇살을 받은 모습이 예뻤는데 폰 카메라가 이 모양입니다. 폰을 바꿔야 합니다.

종주능선을 탈 때마다 연하천까지 오면 '휴 많이 왔다. 조금만 더 가면 되겠다'는 안도감을 갖게 되죠.

연하천에서 버거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아직 쌀쌀해서 몸이 조금 으스스했고 버스 이동 때 잠을 못 잔 탓에 두통이 와서 아스피린 한 알 먹었어요.

저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분들은 휴먼레이스 러닝 팀이랍니다. 

12시에 화엄사 출발했다네요. 쌀쌀한 날씨인데 짧은 러닝 반바지 -_-;;  감기 안 걸리셨을지..

며칠 전에 내린 비로 바위들이 많이 미끄러웠는데 모두들 안전하게 탈출하셨기를 기원합니다!

벽소령

벽소령은 참 애매합니다. 연하천에서 휴식을 갖고 나면 이곳은  그냥 스쳐지나가게 되죠.

앞에 계시는 분은 11시간대를 끊으신다는 선배님이신데 이 날은 살살 모드로 가셨어요. 

벽소령에서는 배낭 고쳐매고 바로 출발합니다.

영선봉

새벽에는 연무같았다가 꽃가루 날리는 모습 같았어요.

하지만 영선봉에서서 보니 황사였어요. 아주 끔찍한 황사.

어쩐지 계속 콧물과 재채기가 나더라니. 그래서 버프를 코 위까지 푹 눌러쓰고 걸었습니다.

구름 같죠? 

반대쪽을 보시면 이렇게 보입니다.

세석

영신봉에서 만난 일행을 만나 이야기하며 세석에 도착해서 보니 시간이 넉넉합니다. 

그래서 새참으로 주먹밥 먹고 신발 땀 식히며 느긋하게 휴식 갖고 출발합니다.  

여기서 충분히 쉬어야 장터목까지 재미있게 갈 수 있으니까요!

연하선경

어제는 여기도 황사탓에 그냥저냥!

멀리 천왕봉이 보입니다. 하지만 몸은 점점 힘들어져 호흡소리가 애처롭게 들립니다.

그래도 조금만 더 가면 장터목이 나옵니다!

장터목

와~장터목이다!

장터목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황도입니다. 희안하게 장터목 쯤에 오면 당이 급 땡깁니다.

하지만 어제는 황도가 없었습니다. 더 이상 안 판다고 합니다.  ㅠㅠ

이전 벽소령에서는 파는걸 봤는데.

황도가 없는 장터목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물 조금 마시고 출발.

천왕봉

역시나 여기는 사람이 많아 정상석은 엄두도 못 냅니다. 사진보다 훠~~ㄹ씬 많습니다.

대신 바람이 그나마 적게 부는 곳에서 주먹밥 하나 먹으며 양말을 갈아 신었습니다.

그리고 뻐근한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에 진통소염제를 마구 투여합니다. 

바닥난 체력때문에 중산리 탈출을 살짝 고민하다가 시간이 넉넉하니 굴러가도 되겠다 싶어 대원사 탈출 결정했습니다.

치밭목

내 욕 안하고 착하게 살려했으나 대원사 탈출할 때 마주하는 이정표에서는 절로 욕이 나옵니다.

이건 여러 번 봐도 절대 친숙해지지 않습니다.

한참을 걸어도 겨우 500m 줄어 있습니다 망할.

치밭목은 지금 공사중!

곧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직접 운영한다고 합니다. 

노고단 연하천 벽소령 장터목 산장까지 깔끔하게 새단장하고 남은 치밭목입니다. 

민머리 산장지기님의 맛있는 커피를 이제는 맛볼 수 없겠네요 

뒤쪽에 숙소동(예상)을 짓기 위해 한참 공사중이예요.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화장실 좀 말끔하게 수리되면 좋겠어요!

물은 언제나처럼 콸콸 쏟아져 나옵니다!

무제치기

며칠 전에 내린 비로 인해 유평 골짜기에 수량이 많습니다.

무제치기 폭포, 거대한 소리 내며 흐르는 거 처음 봅니다!

대략적인 이동시간과 섭취해 준 식사+간식입니다.

행동식은 대부분 그대로 가져왔어요. 어째 맛이 없더라구요. 

화대 후

서울 돌아오는 길은 엄청난 교통체증 탓에 11시 넘어 도착했습니다. 

화대 후 이렇게 늦은 건 처음입니다.

무릎은 얼음찜질하고 잤더니 아침에 말끔해졌어요. 

하지만 허벅지와 종아리가 ...

덜 풀린 몸 이끌고 아침 일찍 하남으로 이동했습니다. 아들 태권도 승단심사.

마일리지 쌓아 다음 장거리 산행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