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사진들이 다 인물 사진들이고, 둘다 사진찍는 것을 좋아 하지 않아 첫날은 출발할때 찍은 사진이 전부고, 둘째날은 몇장 찍기는 했는데.. 배경을 찍은 사진이 아니어서 후기 적기 좀 민망하지만 용기 내서 한번 올려봅니다.

초등학생 애들 둘을 키우다보니 와이프랑 같이 지리산 종주를 할 기회가 없던 차에 애들이 방학이라 할머니 집에 일주일 맡기고 금요일 휴가내서 와이프와 같이 지리산 종주길에 나섰습니다.

계획은 첫날 세석까지 갔다가 천왕봉 일출을 볼려고 했는데... 요즘 휴가들을 다들 대피소로 가시는지.. 주말에는 어느 대피소든 예약이 불가 할 것 같아.. 금요일 휴가를 내고 지리산 대피소중 유일하게 2자리가 남아있는 벽소령 예약을 하고.. 급하게 계획을 짭니다. 자차를 이용하기에 차량회수를 위해서 어쩔수 없이 코스는 성삼재에서 백무동으로 정하고, 성삼재에서 벽소령까지 와이프와 6~7시간이면 갈수 있을것 같아.. 12시쯤 성삼재에서 출발하면 될것 같고.. 그러면 백무동에서 성삼재까지 택시로 40분거리.. 집에서 10시에 나가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택시 예약을 하니.. 10시까지 와주면 안되겠냐고.. 11시에는 시간이 안된다고하시네요..

그렇게 섬상재에서 29일 11시에 출발.. 노고단 대피소에 30분도 안걸리고 도착.. 여유있게 점심으로 김밥 한줄씩 먹고 바로 노고단 고개로 오릅니다.12시에 노고단고개에 도착하고 노고단을 올라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패스하고 노고단 앞에서 셀카봉으로 인증사진 하나 찍고 와이프 독사진 하나 찍어주고 바로 출발 합니다.(첫날 찍은 사진은 아래 2장이 전부인것 같네요...ㅡㅡ)

노고단에서 임걸령 샘터까지 빠르게 진행합니다. 임걸령 샘터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시고 시원한 식수로 교체하고 다시 출발합니다.(한 여름인데 물이 정말로 시원합니다. 굳이 지리산 가시는 분들 얼음 물 안 챙겨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한여름인데도 얼음물 보다 더 시원한 것 같아요.)

반야봉을 지나면서 오를까 하다가 2달전에 갔다왔기에.. 그냥 쉬엄 쉬엄 가자라는 생각으로 반야봉도 패스하고 바로 삼도봉에 도착(13시30분)..잠깐 5분정도 쉬면서 물한 모금 오이하나 먹고 바로 출발 합니다.(와이프 산행스타일이 천천히 가든 빨리가든 절대로 중간에 쉬지 않습니다. 어느 산을 가든 정상까지 한방에 갑니다. 그래서 저는 쉬고 싶으면 먼저 뛰거나 빠르게 치고 나가서 앞에서 1~2분 쉬면 와이프 도착 다시 같이 진행 합니다. 이거 은근 힘들고 이런 스타일이다 보니 산행하면 정상인증 이외에 사진이 거의 없어요.ㅎㅎ)

토기봉을 14시30분경 통과 이때부터 와이프가 몸이 풀렸는지 혼자서 더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종주하시는 분들을 추월하면서 나갑니다. 뒤에서 따라가느라 힘들지만 아무말 못하고 천천히 가자.. 시간 많다...라고 하면서 따라갑니다만... 아무말 없이 계속 갑니다.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성삼재 출발 4시간 30분만에 연하천 대피소 도착...연하선 대피소에서 10분정도 쉬고.. 다시 출발 성삼재 출발 6시간 20분정도 걸려서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그렇게 첫날 종주를 마칩니다. 

섬상재에서 벽소령까지는 거의 대부분의 구간이 그늘이고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날씨가 선선하고 산행하기 적당했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니까 기온이 20도 이하까지 내려가는것 같더라고요. 얇은 바람막이 정도는 준비해 가셔야 될 것 같습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취침을 할때 귀마게를 준비해가지 못해서 임시방편으로 휴지로 막고 잠을 잤는데 다행인지 이날 성능 좋은 탱크는 없고 장갑차 정도가 몇 대 있었으나 잠은 생각보다 푹 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통 대피소에서 3~4시면 시끄러워서 깨는데 벽소령대피소 자체가 일출을 포기한분들이라 그런지 5시정도까지는 크게 시끄럽진 않더라고요. 저역시 5시 조금 넘어서 기상후 간단하게 준비하고 세석에서 아침을 먹자는 생각으로 여유있게 5시 30분 정도에 출발을 했습니다.

벽소령 출발 해서 1시간정도 가면 선비샘이 있어 식수를 보충하고 1시간 반정도 더 가서 세석대피소에 도착 간단하게 즉석비빔밥하고 누릉지로 아침을 해결하고 천왕봉을 향해 출발 합니다. 첫날 사진이 너무 없어 둘째날 부터는 사진 좀 찍으면서 가자고 와이프와 세석대피소 식수대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대피소를 배경으로 오래간만에 사진을 한잔 찍었습니다.

그리고 세석평전을 배경으로도 몇장 찍고요.

세석대피소에서 1박하시는 분들이 천왕봉까지 못가고 일출을 보시는 촛대봉에서도 한장

촛대봉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장터목까지 속도를 내서 이동을 합니다. 이때 또 다시 와이프의 질주가 시작됩니다. 장터목 대피소까지 빠른 속도로 산행후...장터목 도착.. 장터목 대피소를 배경으로 인증사진 찍고..식수 보충후 목적지인 천왕봉으로 향합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 구간은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네요.

장터목을 지나 제석봉 - 천왕봉 구간은 종종 안개도 끼고 했지만 불어오는 바람이 엄청 시원했습니다.

그러나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 계속되는 오르막에 체력에 급격히 방전되면서 와이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속도가 뚝 떨어지기 시작하고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고... 제석봉을 지나서 천왕봉까지 딱 1km 남았네요.

와이프도 지치고 저도 지쳐갑니다. 이때 와이프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는지 뒤쳐지기 시작합니다.. 목적지가 바로 앞인데..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힘든 몸을 이끌고 계속 나갑니다.

힘들게 도착한 천왕봉 인증샷 5분정도 대기하다가 와이프랑 독사진 한장씩 찍고.. 

천왕봉을 뒤로하고 지리산 하산길에 들어섭니다.

올라갈때는 몰랐는데 내려올때 안개가 생겼다 거쳤다하는 모습이 정말로 장관이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배경으로 몇장더 사진을 찍었습니다.

같이 셀카봉으로 사진도 찍으면서 하산을 시작합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 올라가는 길은 많이 힘들었는데.. 내려올때는 그 길이 참 수월하더군요..

그렇게 장터목대피소로 다시 내려와서 매점에서 커피 한캔씩을 사서 마시고 종주 산행주 가장 힘든 구간 장터목에서 백무동쪽으로 하산을 합니다. 백무동 하산길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없는 길... 계속해서 돌 계단 같은 길을 내려가다보니 무릎보호대도 차고 스틱도 사용했는데도 무릎이 아파오네요.. 가다 쉬다 가다 쉬다를 계속 반복하면서 지루한 5km정도의 하산길을  정말로 힘들게 내려왔습니다. 

하산후 마트에서 막걸리 몇병을 사와서 마지막 와이프와 뒤풀이를 하고 바로 쓰러려 잤네요.. 

와이프와 같이 한 지리산 성백종주 오랜시간 좋은 추억으로 남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