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

지난 주 토요일 다녀 온 경남 거창/합천에 걸쳐 있는 비계산과 우두산 연계 산행에 대한 후기입니다.

주초만 하더라도 경주 무장봉이 있는 동대봉산과 거창의 우두산을 놓고 저울질 하다가 경주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는데 갑자기 무장봉 등산로가 지진여파와 비로 인해 유실이 되어서 산행 취소 공지가 뜨더군요. 그래서 우두산으로 급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우두산은 이미 어디선가 왜 100대 명산에 속하지 않는 지 이상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멋진 산이라는 얘기겠죠.

그런데 우두산 하나만 타도 만만치 않은데 제시된 코스는 비계산과 우두산의 연계산행.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아닌게 아니라 당일 버스에 탑승한 사람들을 보니 여자사람은 딱 2명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이겠죠.

산행코스: 산제치-> 비계산->마장재->암릉길->우두산 상봉->의상봉->고견사->주차장(도상거리 11.6킬로, 휴식 15분 정도 포함 6시간 20분)

인터넷 검색을 하니 공지에 올린 도리 보다는 대부분 산제치에서 시작하는데, 휴게소 지나서 어떤 경험 많은 분이 산대장에게 산제치 코스를 제안합니다. 도리는 터널 공사로 들머리가 거의 없어지다시피하고 엄청 가파르게 올라야 하기 때문에, 코스는 좀 더 길어지지만 산제치 코스가 완만하게 올라가면서 조망도 좋다고 해서 역시 코스는 급변경됩니다. 

산대장이 제시한 마감시간은 6시 30분. 들머리에 11시 35분쯤 도착했는데, 마감시간 시간 보다 6시 30분이면 이미 어두워져서 산행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내려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최악의 경우 마장재에서 중간 탈출도 생각을 해두었습니다. 

들머리 산제치. 약 해발 540미터. 오른쪽으로는 골프장 진입로입니다. 

비게산과 마주 보고 있는 두무산 방향

하차지점에서 길을 건너 가파르게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두무산과 오른쪽은 오도산 

봉우리 하나를 내려오면서 가야할 비계산을 봅니다. 까마득하게 높습니다. 

여기까지는 편안한 흙길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가파르게 올라가야 합니다. 

이런 너덜길도 지나고 

능선에 올라 붙으면서 계속 길은 거칠어지더니 정상을 얼마 앞두고 커다란 바위가 연달아 두개 나타나는데 제법 까다롭습니다.  

첫번째 바위를 내려오니 통천문 비슷한 것이 보이네요. 여기를 통과해서 두번째 바위는 우회합니다. 

원래 공지에 들머리로 되어 있었던 도리 방향 갈림길.   

비계산 바로 정상 앞. 준희님의 이정표도 보입니다. 

바로 건너편 비계산 정상

정상석이 두개 있는데 이곳은 합천쪽 

몇 미터 진행하면 또 거창군쪽의 정상석 

여기가 풍혈 같은데 위험해서 막아놓은 것 같습니다. 

바로 짧은 구름다리를 건너 진행 

정상 지나서 길은 돌이 많이 섞여 있는 거친 길이고 급격하게 고도가 낮아집니다. 상수월 갈림길. 여기서 부더는 다시 또 힘들게 올라야합니다 

오르면서 뒤돌아 보니 뾰족한 두개의 봉우리가 있는 비계산이 보입니다.  

이제 올라와서 잠시 편안하게 진행하다 보니 건너편에 우두산의 멋진 능선이 보입니다. 

헬기장. 다시 여기까지 또 힘들게 내려와야 하는데 중간중간 나뭇가지에 ��기고 키가 큰 잡풀들을 헤치고 진행해야 합니다. 

헬기장 지나서 약간의 언덕 같은 곳을 다시 오르면 인공으로 조성한 철쭉 군락지 안내판 

마장재.  이날 처음으로 다른 등산객들을 만납니다. 마장재에서 잠시 갈등합니다. 바로 하산 아니면 진행. 결국 힘들어도 우두산으로 갑니다 

우두산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멋진 바위들과 봉우리들이  수시로 나타납니다. 

로프구간도 수시로 나타나고 

우두산의 암봉들이 연속적으로 보입니다.  

몸은 피곤해도 눈은 황홀합니다. 가야산 만물상 못지 않습니다. 

우두산 정상 

우두산 정상석이 누더기가 되었네요. 상봉

정상인 상봉에서 의상봉이 600미터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벗뜨 전위봉 2개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엄청 힘듭니다. 

겨우겨우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의상봉 앞에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계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도 빠듯하고 곧 해가 질 것 같아서 망설이다 배낭두고 올라갑니다. 

불교 관련 봉우리 치고 쉬운 봉우리가 없습니다.   

다시 의상봉 아래 갈림길로 내려와서 왼쪽 고견사방향으로 갑니다.  

장군봉과 갈라지는 길 근처에 정상석이 하나 서있습니다.  

장군봉 갈림길 

고견사 

보호수 

견암폭포.

아슬아슬하게 어두워지게 하산 완료.

산 잘 타는 산행대장이 쉽지 않은 산이라고 여러번 강조했는데 역시 쉬운 산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무사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가을 산행은 의외로 해가 짧아서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해야할 것 같습니다. 

산 잘타는 사람들도 이번에 장군봉은 가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장군봉, 바리봉을 포함해서  우두산만 환종주 해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