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 한라산 어리목-영실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첫차를 탔는데 오전 8시 출발이라 조금 늦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성판악 코스는 예전 눈이 많이 내려 입산통제 풀리기를 기다렸던 기억이 있고 마침 백록담도 봤던 터라 이번 참에는 영실기암을 보고 싶었습니다.

날씨는 산행하기 너무 좋았습니다. 이맘 때는 꽃도 나무도 없지만 산 그 자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어리목은 완만한 경사길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지만 경치를 바라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한시간 정도 오르니 만세동산이 나오며 시야가 트입니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닌가 합니다. 멀리 제주 바다가 잘 보이니 감탄을 자아냅니다.

표지판이 인상적입니다. 서로 같은 산행길에 사고라도 생기면 옆 사람이 도와줘야 하니 가벼운 인사 정도는 나누는 게 예의이지 싶습니다.

윗세오름에서 사진 한 장 찍으려 했으나 날씨가 추운탓에 똑딱이 작동이 잘 되지 않더군요.

사발면에 밥말아 먹고 길을 재촉하는데 정상 부근에는 구름이 눈 앞을 가려 '이러다 영길기암 구경도 못하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더군요.

구름 걱정은 한낫 기우였던가... 잠시 내려오자 다시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이 비추기 시작합니다.

병풍바위는 가히 장관입니다. 

오백나한 또는 오백장군이라고 불리는 영실기암의 모습도 산행의 노고를 잊게 합니다. 힘든 길은 잊혀지고 좋은 풍광만 담아가서 행운입니다.

영실기암 휴게소에서 입구까지 한 2km 된다고 하기에 그냥 걸어내려왔더니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택시 이용할 만 합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8시 출발해서 영실기암 입구 정류장에서 오후 3시 26분 버스를 탔으니 무난하게 다녀왔습니다.

제주에서 만난 택시기사분은 지난 가을 매주 영실기암을 오르며 단풍 구경을 하는데 그 다음 주 풍광이 어떨까하는 마음에 일주일이 금방 갔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영실기암-어리목 코스가 볼 거리가 많고 산행하기 좋지 않나 싶습니다.

여러분도 겨울 한라산 한 번 다녀오시고 여러 걱정거리 훌훌 날려버리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사진을 작게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