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주력으로 쓰던 스틱이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 FL-Z 였는데요. 지난번 도봉산에서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한쪽 폴의 중단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지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등산스틱은 안전장비에 속합니다. 

한 번 휘어진 스틱은 다시 복원한다고 해도 강성이 이미 틀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복원의 의미가 없습니다. 

휘어지면 버리고 새로 사는 게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를 대비해서도 안전한 선택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동계용으로만 쓰던 이스턴 3단 스틱마저 지난주 선자령 산행 때 손잡이가 분리되는 참사를 겪었습니다.

오래 쓰기도 했고 이스턴 스틱 중에서 비교적 구형이라 손잡이가 좀 불안불안했더랬습니다. 이쯤 되면 새로 살 수

밖에 없는 판을 알아서 깔아주고 있다고 봐야죠. 쓰든 안 쓰든 스틱은 꼭 챙겨가 버릇해서 없으면 불안합니다.

이스턴이라도 A/S가 되면 좋으련만, 이스턴이 지금은 스틱쪽은 완전히 철수한 모양입니다. A/S 자체가 안 되네요.

새로 마련한 스틱 역시 블랙다이아몬드 제품군 중에서 골랐습니다. 이번엔 울트라마운틴 Fl_Z 폴을 구입하려고 했으나

울트라마운틴이 단종되고 지금은 알파인 FL-Z 폴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제품을 내놓고 있더군요. 블다측 설명으로는

기존 모델보다 업그레이드된 모델이라는데, 직접 수령해서 이것저것 살펴보니 옆그레이드 수준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 사진과 함께 보시죠.

새롭게 수령한 블랙다이아몬드 알파인 FL-Z 폴. 120~140cm까지 길이조절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일반 디스턴스 모델과 달리 알파인 FL-Z는

바스켓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디스턴스보다 무게가 조금 더 나갑니다. 이 제품의 경우 600g 정도 됩니다. 심설산행용 바스켓도 별도로

제공합니다. 근데 이거 한 번도 써본 적 없습니다. 쓸 일이 있나 모르겠네요.

2년 전쯤까지만 해도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에서 직구, 정식수입 가리지 않고 A/S가 됐었는데요. 지금은 정품 홀로그램이 붙은 제품만

A/S가 가능합니다. 직구 제품의 경우 정식수입제품 A/S 비용의 2배를 지불해야 됩니다. 그래도 해준다는게 어딥니까. 안 해주는 것도 

수두룩 빽빽한데. 

정확한 비교를 위해 기존에 어머니가 사용중이던 울트라 마운틴 FL-Z와 나란히 진열해봤습니다. 딱 보기에도 차이점이 여럿 드러납니다.

스틱케이스는 구형(울마)의 경우 바클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신형(알파인)의 경우 조임끈 타입으로 되어 있습니다. 구관이 명관입니다.

일단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차이점은 그립 부분입니다. 기존 울마 제품이 EVA 재질이었던 것에 반해 신형은 코르크로 바뀌었습니다.

코르크 그립은 저도 처음 써보는데요. 쓰다보면 분진도 묻어나고 끈적거리는 EVA보단 그래도 쾌적할거라 예상해봅니다.

그리고 손목 스트랩 역시 조금 바뀌었습니다. 구형이 훨씬 더 좋아보입니다. 신형은 디스턴스 FL-Z 모델과 크게 다를게 없습니다. 

물론 디스턴스 보다는 스트랩의 쿠션도 있고 더 좋지만 원가절감의 흔적이 또렷히 보입니다.

보시죠. 왼쪽 구형 스트랩의 경우 길이조절 바클이 달려있는 반면, 신형은 스틱 손잡이 자체에 체결되어 있어 잡아당기거나 늘려서 조절합니다.

대신 무게 면에선 약간, 아~~~주 약간 이득을 봤죠. 120-140cm 모델의 경우 구형이 616g, 신형이 600g 입니다. 의미 없는 차이입니다.

잠금장치도 살짝 변화가 있습니다. 구형이 플립락 프로 방식이었던 것에 반해 신형은 일반 플립 락 방식으로 역변(!)했습니다.

체결의 강력함은 플립락 프로 방식이 더 낫습니다. 하지만 플립 락 스탠다드 버전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예상은 하는데요. 

제가 블다 스틱의 플립 락 스탠다드 버전을 써본 적이 없어서 이건 실제 사용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것은 스틱을 펼쳤을 때 마지막으로 락(Lock)이 걸리도록 하는 요철이 기존 제품보단 훨씬 부드럽습니다.

디스턴스 FL-Z 쓸 때는 이 요철을 끌어내기 위해 있는 힘껏 스틱 상단을 잡아당겨야 했습니다. 신형 알파인 FL-Z의 경우

약간의 힘만 줘도 딸깍 부드럽게 체결됩니다.

디자인적으로도 변화가 있는데요. 스틱 중단에 제품명과 스펙이 적혀있고요. 색상도 흰/검 으로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완전히 펼친 형태의 블랙다이아몬드 알파인 FL-Z 폴. 글쎄요, 구형인 울트라마운틴을 여지껏 생산하고 있었다면 아마 울마를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신형인 알파인 FL-Z는 원가절감의 흔적, 기존 제품 대비 크게 바뀐게 없는 보완 수준의 옆그레이드 때문에 그냥저냥입니다. 오로지 FL-Z 폴의 편의성만

보고 구입한 제품입니다. 만약 동계용으로 쓰던 이스턴 스틱이 멀쩡했다면 디스턴스 FL-Z를 또 한번 선택했겠지만, 이제 삼계절이 아니라 사계절용

스틱이 필요한 상황인지라 알파인 FL-Z를 선택했습니다.

주변에선 수납이 용이한 스틱을 찾는다면 레키 바리오 스틱을 많이 추천해주셨는데요. 블다 스틱을 오래 써서 그런지 블다만 자꾸 찾게 됩니다.

이왕 샀으니 또 와장창 휘어질 때까지 열심히 써야죠. 그래도 동계 전용으로 쓸 튼튼하기 이를데 없는 스틱을 하나 더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수령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새로운 한 주 힘차게 맞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