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후에 잔뜩 흐려 있었던 터라 일출은 포기하고 그냥 땀이나 흘리자고 생각을 했는데,

알람 소리에 새벽에 깨보니 하늘에 별이 총총!

전날 챙겨놓은 옷과 장비들 챙겨서 바로 출발해서 향적봉에서 일출보고 내려왔어요.

코스:  안성탐밤지원센터 - 동엽령 - 백암봉 - 중봉 - 향적봉 - 원점 회귀.

날씨:  초반 ~ 동엽령. 바람 없고 포근. 백암봉 오르막부터 바람시작. 

       향적봉 - 칼바람 ㅠㅠ

복장은 늦가을 정도 차림새. 

상: Polatec WindPro + 얇은 티셔츠

하: 쫄쫄이 + 춘추 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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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떼 놓고 오고 싶었어요! 

징하게 추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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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간단한 루트입니다.

그래서 철수할 때의 트래킹 루트도 똑같아요.

소요 시간만 다르죠.  ^^

04:40분쯤에 출발했어요.

일출 예정시간은 07:40~45분.

동엽령까지 바람 1개도 없어요. 

얼어 있는 구간이 많지만 방송시설 전 계단길까지는 그냥저냥 걸을만해요. 하지만 그 이후엔 눈과 얼음이 널려 있어

아이젠 착용하시는게 좋아요.

불과 12/30까지 날씨가 이랬어요. 눈은 고사하고 너무 포근했죠.

육구종주하신 분들, 많이 힘드셨을거예요. ~

오르막에 저도 함 만들어 봤어요 ^^

동엽령 오르막 시작 쯤에 누가 하트를 그려 놨길래 옆 공간에 채워 넣었어요 ^^

06:00 무렵에 동엽령에 도착해보니, 야영 텐트가 두 동이 보입니다.

앞쪽 티피에서는 코까지 골면서. 

동엽령 고개가 신기하게 능선만 넘어서면 바람이 잠잠해 집니다. 그래서 이곳에 텐트를 설치하기에 딱 좋죠.

하지만 불법입니다!

오르는 시간에는 캄캄해서 볼 게 없으니 그냥 직진합니다.

선선해서 물 한모금 안 마셔도 되고, 간식 하나도 안 먹어도 피로를 느끼지 못했어요.

07:00 정도에 향적봉 도착했는데, 이미 전망 좋은 자리는 인파로 넘칩니다.

사진을 찍으려는 분들은 중봉으로 많이 가시고, 일출만 노리시는 분들은 향적봉에 머물죠.

일출 한참 전 상황이었고, 일출이 다가올 수록 인파는 점점 더 많아 집니다.

5살도 채 안되어 보이는 아이들까지..뭔 고생이야. 

칼바람이 불어대니 계속 버프로 코를 덮고 있는데, 입으로 뭔가 자꾸 흘러 들어갑니다. 

짭짤합니다. 

추우니까 별 걸 다 해봅니다. 

땀일 거예요.

고어자켓에 미트 글러브까지 다 꺼내 입어야 합니다.

슬슬 동쪽 하늘이 밝아옵니다.

하지만 너무 손이 시려서 한 손으로 대충 찍다보니 죄다 흔들렸어요.

뭐 다음에 또 가죠 뭐.

다음 번엔 055 들고 갈까요?

가끔 운해가 넘어오면서 시야를 가리지나 않을까 사람들이 걱정을 합니다.

일출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 저는 저 운해마저 재미가 있어요. ^^

떠 오릅니다.

예.쁘.게!!!

(하지만 자세히 보시면 촛점이 흔들리고 핀도 살짝 나갔어요. 그냥 찍어야해요)

일출, 짧죠.

전 서둘러 내려가야 합니다. 어머니와 애들이 함께 식사한다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하지만 주변 풍경이 자꾸 저의 발목을 잡아 '보고가라' 고 합니다.

저의 주력 배낭은 수리를 들어가서 응급 방안으로 대충 들고 나왔어요.

이 배낭은 소풍갈 때나 메야겠어요)

중봉에서 내려가는 길.

운해가 무지막지하게 넘어갑니다.

저 멀리 남덕유와 서봉.

동엽령 근처에서 지나가시는 분께 사진 하나 부탁드렸어요.

동엽령 사거리를 꺽어 들어가면 아무 것도 없거든요. 
^^

동엽령에 와 보니 돔텐트는 아직 그대로, 티피는 어디론가 이사했고.

누군가가 신고했나 봐요. 철수하다가 탐방센터 근처에서 국공 직원들이 서둘러 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쉭쉭 운행을 마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