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소백산을 다녀오면서 겨울철 장비들에 대해 느낀 점 몇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레이어링에 대한 부분과 다른 장비에 대한 부분을 나누어 작성했네요. 비슷한 글들이 엊그제도 올라오고, 검색하면 알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올려 봅니다. 

제대로된 겨울산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자잘한 소감이 많았습니다. ^^

1. 장비 관련

(1) 물병

배낭 옆주머니에 500ml 물병을 꽂고 운행했는데, 나중에는 입구 주위 물이 꽁꽁 얼어서 목이 마른데도 마시지 못하겠더군요. "뚜껑이 달린" 단열팩에 넣으면 적어도 꽁꽁 얼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일단 500ml 물병용 단열팩을 구입할 생각인데, 1L 짜리 물병을 써야 어는 정도가 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 안경의 김서림

관련해서 산행 중 경험담 청취, 등포 검색, 구글링을 해도 답이 안 찾아져서 구입했던 안경점에 문의했더니, 퐁퐁(식기세척제)을 양쪽 면에 바른 후에 물로만 씻고 물기만 없애 주는 것이 그나마 제일 나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안경점에서 파는 김서림 방지제의 성분은 자동차 유리용 김서림 방지제와 거의 성분이 같을 것이라고 합니다. (인체 유해 가능성)

김서림이 생기는 이유는 안경의 코팅 때문인데, 코팅이 없으면 김서림이 덜하지만 투명도가 떨어지고 잔기스가 잘나서 한달 정도 사용하면 안경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고 합니다. 직업상 그런 안경을 쓰셔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네요.

김서림 관련 등포 글들: 

http://www.ppomppu.co.kr/zboard/zbo...

2. 레이이링 관련

(1) 상의

올라갈 때:

보통 올라갈 때는 약간 서늘하다고 느낄 정도로 입고 시작하라고 합니다. 아니면 일단 춥지 않게 입고 시작했더라도 몸에 열이 조금 나기 시작하면 서늘한 수준으로 벗고 올라간다거나.. 처음에는 베이스레이어(캐필린 2)+폴라텍 하이로프트 미드레이어(마하) 만으로 오를 생각이었는데, 바람이 약간만 불어도 두 소재 모두 통기성이 좋아서 춥더군요. 그래서 그 위에 추가로 홑겹 바람막이를 입고 올랐습니다. 

정상 직전에 갈아입기 전까지는 춥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바람막이가 투습이 전혀 안되니 미드레이어 외부에 작은 고드름들이 달렸더군요. 방풍만 되는 얇은 3L 소프트쉘(하글 림플렉스 후디)을 입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다만, 미드레이어의 역할이 습기를 머금고도 보온기능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된 미드레이어를 입었다면 소프트쉘보다 투습이 떨어지는 쉘(하드쉘이나 바람막이)를 입는다 해도 큰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정상과 능선 및 하산길에서:

정상 직전에 갈아입었습니다. 운동량이 오르막보다는 덜하기 때문에 투습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보온 위주로 레이어링 했네요. 구체적으로, 베이스레이어+경량패딩(아톰AR)+하드쉘(2L 헤비듀티) 로 운행했습니다. 원래는 베이스레이어와 경량패딩 사이에 폴라텍 하이로프트 미드레이어를 더 입을 생각이었는데,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린 옷을 입을 수는 없겠더군요. 다행이 전혀 추위를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눈이나 비가 내리는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하드쉘이 아니라 방풍/투습만 되는 소프트쉘만 입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아톰AR은 방풍 기능도 있다고 하는데, 하산시 쉘을 벗고 베이스레이어위에 아톰만 입고 운행해 보니 약간 통기가 되더군요.

베이스레이어+보온성 미드레이어+경량패딩+쉘레이어 를 입으면 지난 주 소백보다 더한 추위도 막을 수 있겠다는 결론입니다. 일출 기다릴 때도 그 정도 조합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즉, 별도로 부피가 큰 패딩을 가져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짐작됩니다.

(2) 하의

라푸마 아웃도어 내의에 폴라텍 윈드블록 소재의 바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운행했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았네요. 예전에 살로몬 대란 때 구입했던 WB-400 바지(트리니티)를 테스트해 볼까 싶었는데, 통쉘러가 아니라서 보류했네요. 다음 기회에는 트리니티를 테스트해 볼 생각입니다. 확실히 하체는 추위를 덜 느끼는 듯 합니다.

(3) 발, 손, 머리

발은, 발가락 양말(인진지 라이너)+울양말(코스트코)+잠발란 보급형 미드컷(비브람, GTX)으로 운행했습니다. 역시 산행 중 전혀 추위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눈을 깊게 밟고 지나갈 때는, 조금 더 발목이 높은 등산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손은, PU소재 작업용 장갑(일종의 베이스레이어)+벙어리장갑(지너; 미드+쉘)로 운행했는데 손가락끝이 시린 정도가 스키장갑을 꼈을 때보다 덜하더군요. 더 추운 경우, 손에는 미드레이어로 신슐 소재의 장갑을 끼고 더 큰 벙어리 장갑을 끼면 된다고 하네요. 이래저래 장비를 더 구입해야 하게 되겠네요. ^^;

머리는 여름용 모자(하글 킬리캡)+귀막이+버프 로 올라가다가 주능선에서는 여름용 모자+바라클라바(방풍)를 썼습니다. 김서림 때문에 얼굴을 드러내는 경우 볼이 시린 것은 있어도 다른 곳이 춥다고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머리의 방풍과 방수는 바라클라바가 없더라도 쉘레이어의 후드를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소백산에서 찍은 사진 몇장을 함께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