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산악회를 이용해서 다녀왔습니다.
곡성까지 3시간 반 정도 걸리고 대략 열시 반부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날씨는 완연한 봄날이었고 하늘은 살짝 푸른빛이 감돌며 햇빛이 비춰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흐린 날씨는 괜찮은데 비올까 걱정이됐거든요. 날이 포근해서 땀이 주룩주룩 흘렀내요. 밥먹을때 제외하곤 티하나 입고 움직였어요. 내복을 입고 간게 최대 실수였어요 ㅜㅜ

오토캠핑장을 들머리로 해서 돌탑을 지나고 깃대봉, 형제봉, 대장봉을 거쳐 동악산 정상을 찍고 도림사로 하산하는 경로였어요. 약12km 못 미치는 거리입니다. 산행 시간은 쉬는 시간 포함해서 약 5시간 반 소요되더군요.

초입은 계속 오르막이에요. 숨이 찰때쯤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는 트인 곳이 있어 쉬면서 눈요기를 할 수 있었어요. 연무에 휩싸인 산들과 눈이 녹지 않은 산들이 제법 운치가 있었어요.

따뜻해서 눈이 거의 없는 편이었지만 눈이 녹고 있는 곳은 미끄러웠어요. 아이젠을 차기엔 흙길과 돌길이 많아서 신기엔 애매했어요. 눈이 덮여있는 암릉구간과 내리막길은 발걸음을 조심히 떼야했죠.

밧줄잡고 가야하는 비좁은 돌길이 있다가도 평탄한 소나무 능선길도 나타나고 산타는 재미가 있었어요. 숨고를 타이밍에 어쩌다 벤치도 보입니다.

동악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데크를 롱다리 기술자가 설계했는지 계단 폭이 많이 높더라고요. 저에겐 고난의 계단이었어요.

계단이 바람 많은 구간이라고 하던데 이 날만큼은 평온했어요. 눈을 돌리면 아찔하기도 했지만 주변 풍광이 멋있어서 휴대폰을 꺼내게되더라고요.

계단을 오르고 조금 걸어가면 정상석 돌탑이 보여요.지금은 입산허가를 받아야 산을 탈 수 있나봐요. 산악회에서 입산허가서를 나눠준걸 들고 정상석 돌탑에서 블야100대 명산 인증을 했네요. 산악대장님이 대표로 받으면 개별 인적사항은 필요하진 않나봅니다.

정상에서 도림사까진 가파르지 않아서 무리없이 내려올 수 있어요. 계곡이 나타나면 거의 다 내려온거에요. 계곡의 에메랄드 물빛이 참 곱더라고요. 아직은 찰텐데 탁족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널찍한 바위에 새긴 한자들도 있고 계곡 풍경 또한 절경이었어요. 여름엔 피서지로 사람들이 붐빌 것 같아요.

날이 풀려 설경은 숨어버렸지만 봄을 맞이하려고 잠 깨고 있는 재미난 산을 타고 왔네요. 등산 후에 캠핑장에서 하룻밤 머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사진 용량 때문에 몇 장 못 올리는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