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기록물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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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인천에 산이라고 하면 강화도 빼고 계양산 하나 덩그러니 있다고 생각했었다.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문학산 정도.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찾아보고 선답자들의 수 많은 트레이스들을 검색해보면 인천대간이라 불리는 종주 코스가 있다. 조선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가졌던 산줄기의 개념은 하나의 대간(백두대간)밖에 없었으므로 인천”대간”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어찌보면 명백한 오류겠지만 아마도 인천을 남북으로 가르는 산줄기 뼈대를 따라 이어지는 인천의 종주 코스에 대해 누군가 그럴싸하게 승격시켜주 듯 붙인 이름인 것 같다.

내내 맑은 날씨를 유지하다가 하필이면 산행 당일에 날이 흐리고 미세먼지가 많이 보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큰 산은 아니어서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좌우의 도심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산행을 하면 보다 재미가 있었겠지만 그것도 운이다. 그동안 몰랐던 작은 산들의 이름과 지명, 경인고속도로를 지날 때 무심코 보았던 육교가 한남정맥 인천대간의 연결고리였다는 흥미로운 사실들, 17km 정도의 하이킹을 통해 얻는 쾌감 정도로도 충분했다.  

이동경로 : 계산역 5번 출구 6:20AM – 계양산 – 징매이고개(경명대로를 연결) – 중구봉 – 천마산 – 철마산(226m) – 하나아파트 – 경인고속도로 육교 – 원적산 – 원적로 횡단보도 건너서 – 철마산(165m) – 구루지고개 – 호봉산 – 부평도서관 – 법성산 – 부평삼거리역 3번 출구

이동거리 : 17.2km  

소요시간 : 7시간 55분 

이동시간 : 5시간 38분
휴식시간 : 2시간 17분

계양산 정상에서.

지나온 계양산을 보며.

중구봉(276m). 계양산과 천마산을 잇는 산줄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며 크고 작은 봉우리가 모두 아홉개(아홉개인지 인지는 못했다)이고 고려시대에 중구절(중앙절이라고도 하며 음력 9월 9일)을 치렀다고 해서 이런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능선을 따라 가면 좌측에 인천의 구시가지가 보인다. 청명한 날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천마산을 향해.

천마산 일대는 군부대가 많은 것 같다. 정상석 대신 군초소가 자리하고 있다.

오전 8시 30분에 도착한 천마산. 1시간 50분간 꾸준히 진군해 왔던 우리는 초소에 걸터 앉아 공보가주 한잔씩 했다. 이른 아침부터 들어가는 39도의 독주와 육포가 정신이 번쩍 들게끔 해주었고 이 후 몇 시간의 에너지원이 되어 준 것 같았다. 

헬기장에서 바라 본 지나온 길. 멀리 계양산(철탑이 있는 부분)을 넘어서 그 앞 우측의 초소가 있는 천마산, 그리고 좌측 능선을 따라 S자 형태로 지나 왔다.

이곳은 철마산의 정상(226m)이다. 진행 방향의 우측으로는 청라신도시다. 철마산 인근은 9100 부대가 자리 잡고 있어서 사격 훈련시 우회로로 안내가 되고 있다. 그리고 행여 사격장쪽으로 내려갈 우려로 능선을 따라 철책이 둘러져 있다.

철마산을 내려오면 하나아파트로 이어지고 이어서 한국지엠의 사원아파트 길을 따라 쭉 가면 경인고속도로를 건너는 육교가 나온다.

육교에서 바라본 경인고속도로(서울 방향).

원적산 전망대에서. 철마산에서 남쪽으로 오면 원적산인데 원적산에서 남쪽으로 가면 또 철마산이다. 알고 보니 인천시에서 지명위원회라는 회의체를 통해 산 이름을 철마산에서 원적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하는 것 스럽다. 철마산의 일부만 떼어 원적산으로 이름을 바꾸니 위 아래는 철마산인데 가운데만 원적산이다.

원적산에서 내려와 다시 철마산(165m)으로 올라와 지나 온 길을 본다. 우측의 계양산부터 능선을 따라 지나 온 길.

165m의 철마산 정상에서 점심을 거나(?)하게 먹었다.

철마산에서 남쪽으로 계속 내려오면 구루지고개를 지나게 되고 이 일대는 군수사령부 3보급창과 맞닿아 있는 곳이다. 신갈 5정비창에서 군복무 시절 3보급창에서 보급품을 실어 나르던 적이 있었는데 그 부대의 뒷 산에 오르고 있을 줄이야...

구루지고개를 좀 지나면 철탑이 있는 삼거리 좌측에 호봉산 정상이 있다.

부평 도서관으로 하산.

법성산이라 불리는 작은 산이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다음에 나머지 인천구간을 하기로 하고 마무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