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려고 산 다닌지 벌써 10개월이네요.

일산에 사는 땀쟁이인지라 매주 토요일 아침 별일 없으면 차를 끌고 북한산으로 갑니다.

코스는 주로 아래와 같았습니다.
A. 산성지원센터 - 서암문 - 원효봉 - 산성지원센터 (5km,시간 없을때)
B. 산성지원센터 - 서암문 - 원효봉 - 백운대 - 산성지원센터 (9km, 시간 있을때)
C. 13성문종주 (15km, 마님 허락하실때)

※그래서 항상 북한산은 강렬하게 올라갔다가 가파르게 하산해야 하는 남성미 물씬 나는 산(?)이라고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오늘 B 와 C 사이에서 좀 어중간하더라구요. 와이프는 애들 데리고 딴데로 갔는데 그걸 깜빡하고 도시락을 싸오지 않아 13성문 종주는 시간상 무리인..

고민하다가 이제껏 한번도 가보지 않은 대동문으로 하산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D. 산성지원센터 - 서암문 - 원효봉 - 백운대 - 대동문 - 산성지원센터 (11km)

제게 대동문은 13성문 종주 중간에 많은 산객들 속에서 멋쩍게 앉아 추노스타일로 도시락을 까먹던 장소였습니다. 그때마다 항상 왜 사람이 많을까 하고 궁금했었는데 오늘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완전 감동적인 하산길이었습니다.

길은 마치 산책길처럼 완만하였고, 계곡물이 들려주는 사운드는 하산길 내내 끊이지 않았고, 비록 지금은 가지밖에 없지만 빽빽하게 들어찬 길가의 나무들은 곧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선하더라구요.

하산길이 이렇게 즐거웠던적은 정말이지 처음이네요.

가파른 오르막으로 강렬한 운동효과를, 예쁜 내리막길로 즐거운 산책을 주는 최고의 코스인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13종주는 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종주 중간에 대동문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

혹시 가보지 않으셨으면 꼭 가보셔요! 정말 추천입니다.

내려오는 내내 우와 우와 거리다 사진을 못찍어서 안개 자욱했던 오전 사진 올립니다.

주말 잘 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