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포님들의 주말 산행기 읽다보니 합충님이 말씀하신 월요병이 쓰윽 사라지네요 ^^

저는 산에 다녀오는 대신 효도여행 다녀왔답니다.

날씨는 좋고 꽃들은 참으로 예쁘게도 피었고

이 좋은 봄날을 우리만 즐기려니 연로하신 부모님 생각이 자꾸 납니다.  

엄마, 아부지~ 일요일에 어디 바람쐬러 가이시더.

좋지~~~~~

전에 갔었던 오어사 둘레길 가실래예. 아니면 기장에 멸치축제 한다 카던데 거기 가실래예?

기장에 함 가보자. 멸치도 좀 사구로

(내심은 오어사 둘레길을 선택하시길 바랐건만...  근데 가봤던 데 말고 새로운 곳 가시고 싶겠지요.  사람이 많은 축제는 디게 싫어라 하는데, whois님 말씀대로 진짜 교통이 지옥일텐데, 그래도 어머니가 원하신다면야 가야지요. 또 어르신들은 그런 북적거리는 데 가야 재미나지 않으시겠어요.)

대구에서 가면 용궁사를 지나서 기장이던데 용궁사까지 그리 차가 많지 않아서 괜히 축제 걱정을 했네요. 북적거려야 하는데 어쩌노 하면서

역시나 대변항 근처에 오니까 가려는 차, 주차하려는 차가 섞여서 난리더군요.

어떻게어떻게 동네 뒤쪽으로 가서 기똥차게 차를 잘 댔고요. 멸치축제 행사장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멸치 축제라고 쓰고 전국 장터라고 읽어야 되더군요.

전국의 특산물이 다 모여있더만요 ㅋㅋㅋ

그러려니 하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지요

신기했던 워터보드쇼도 구경하고

배 하나 가져다놓고 멸치 잡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으시더군요.

네 분이 하고 계시던데 마치 움직이는 마네킹처럼 보였답니다. 완전 기계적으로 그물 털기 ㄷㄷㄷ 

근데 그물을 털 때 주변으로 떨어지는 멸치들을 주워가시려고 대기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으셨어요.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대변항 왔으니 멸치구이(튀김?), 멸치찌개를 먹어주었고요. (멸치회는 어머니가 비릴 거 같다며 패스, 전 먹고 싶었지만 ㅠㅠ)

기장 용궁사로 갔습니다.

사람이 많았지만 날씨가 좋으니 다 용서되더라고요.

이 전망을 보기 위해 산도 아닌 약간의 계단을 오르는 것도 힘겨워하셨지만

푸른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 하시는 걸까요

손자손녀 사진 찍어줄 때는 그저 흐뭇하셨겠지요.

구경하고 나와서 커다란 개가 2마리나 있는 카페가 있었습니다.

딸내미는 그 큰 개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너무 이뻐라 하더군요.

비록 산에는 못 갔지만 부모님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참 뿌듯했던 하루였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이 다가오고 있네요.

나홀로 등산도 즐겁지만 등포님들도 5월에는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는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