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이상 스케줄 맞으면 같이 등산하던 후배가 있는데 작년 말에 한 인터넷 등산 카페에 가입하고 이후 열성적으로 활동을 하더군요.

 그러다가 올여름에 카페 회원들과 간 계곡 산행 중에 밥 먹는 사진을 제게 보내서 구경하다가 눈에 띈 귀퉁이에 있던 버너.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며칠 후에 술 한잔할 기회가 생겨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가 슬쩍 물어봤더니 카페 회원 중 상당수가 산에서 화기를 사용하고 심지어 흡연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

연령 제한이 있는 카페로 알고 있어서 30~40대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주축인지라 더 신경이 쓰여서 쓴소리를 좀 했지요.

이제 막 등산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올바른 등산 문화를 접하게 해줘야지 그래서야 되겠냐는 둥 어쩌고저쩌고…

후배가 그러더군요.

“거기 분위기가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형님이 회원이면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낙인 찍힐 거라고.”

같이 산에 다닐 때 쓰레기 한 번 버리려고 한 적도 없는 후배이기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무릇 예전의 등산 문화는 지금과는 차이가 있었죠.

등산 장비들이 규격화, 경량화되기 전 시대라 바리바리 싸 들고 다니면서 텐트 치고 밥 해 먹고 그랬던 시절이었습니다.

고딩 시절 노고단 올라갈 때의 모습을 지금 돌이켜보면 참…

오르다 마땅한 곳 찾아 자리 잡고 라면 끓여 먹는 게 당연하던 때였죠.

산악부 시절 동기들이 모두 불참하여 4명이 나눠 짊어져야 할 짐을 혼자 짊어지고 뱀사골 계곡을 오르다가 퍼져서 참나무 몽둥이로 엉덩이 마사지 받으며 꾸역꾸역 올라, 지금은 없어진 뱀사골 산장 아래 텐트를 치고 알콜로 예열한 석유 버너로 만든 밥과 찌개를 선배들과 먹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전 분들을 이해하는 측면이 조금은 있습니다.

산에서 금기하는 행동을 하는 게 잘했다는 게 아니라 계속해오던 걸 못 하게 하니 오죽 답답하면 그랬을까 하는 이해심이 가끔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지요.

특히 만에 하나라도 화기 사용이나 흡연에 기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너무나 막대하기에 새로이 등산을 접하는 사람들이 절대 답습해서는 안 될 행동입니다.

이번 주에도 산에 못 가게 돼서 답답한 마음에 그냥 끄적여 봤습니다.

족저근막염 때문에 몇 주 고생하다가 좀 호전된 거 같아 도봉산 한 번 갔다 오고 정말 기분 상쾌했었는데 앞 주 목요일에 술 한잔하고 지인이랑 얘기하면서 내리막길 내려오다가 인도와 차도 경계를 잘 못 디뎌 발목이 꺾이면서 넘어지며 한 바퀴 굴렀습니다. ㅠ ㅠ

다음 날 병원에 갔더니 발목은 인대 부분 파열과 뼛조각 작은 게 두 개 떨어졌고 어깨는 회전근개 부분 파열이라네요.

멀쩡히 걷다가 이리 다치니 너무 허무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