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금요무박 공룡을 탈려고 했는데, 지난주에 그리고나옹 님께서 중청대피소 1박을 껴주셔서 공룡과 천불동을 모두 즐기고 올 수 있었습니다.

  

귀한 꼽사리 껴주신 그리고나옹님 감사드리고, 조금 늦게 줄서신 합충님께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금요일 퇴근하고 미리 설악산 근처에 가서 짧은 코스로 하룻밤 비박을 하고, 해 뜨는걸 보고 하산했습니다.

 

설악동 B1 무료 주차장에 주차 후 편의점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고, 화장실 들렀다 준비를 마치니 10시쯤 이더군요.

 

오르는 셔틀은 무료라고 했지만 배차간격도 잘 모르겠고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그냥 올라갔습니다.

 

 

 

 

 

   

  

 

 

 

 

 

소공원은 어릴 때 가보고 근 20년만인데, 완전 별천지더군요. 롯데리아도 있고 나들이객들이 바글바글해요.

 

 

 

  

 

 

 

 

 

그리고 여기 이 길, 소공원에서 비선대 가는 길은 정말 산책 코스로 최고더군요! 단풍도 좋고 길도 좋고 너무 좋았습니다.

외국인도 참 많더라구요.

 

 

  

 

 

 

 

 

 

 

 

 

빠르게 걸어서 비선대에 11시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마등령 쪽으로 꺾으니, 국공 아저씨께서 어디까지 가냐고 잡으시네요.

 

 

 

중청대피소 예약 되어 있다 말씀 드렸더니, 일반인 통행제한시간이 11시인데 지금 딱 11시라면서...

랜턴은 있냐고 물어보시고, 대피소 예약 하셨으니 가실 수는 있는데 쉬지말고 빨리 빨리 가라고 하시더군요.

 

그 때만 해도 '응? 웬 호들갑이시지... 여기서 중청까지 10키로인데 6시간만에 못 갈라고.. ' 싶었습니다.

 

대피소 예약을 꼽사리 낀거라 자리배정 시간이 너무 늦으면 민폐겠다 싶어서

5시~6시까지는 들어가야 되니까 딱 맞겠네 했는데, 순전히 제 착각이었습니다 ㅠ.ㅠ

 

 

 

 

네이버 지도에 공룡능선 통과 소요시간이 5시간 잡혀 있길래, 지난주 금수산에서 네이버지도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저는

 

 '아니 무슨 5키로 가는데 5시간이나 걸리나? 네이버지도 역시 이런 똥멍청이!' 라고 생각하고 코웃음을 쳤죠.

 

 

 

 

그런데 비선대에서 마등령 오르는 길은, 지금껏 소공원에서 온 산책로랑은 완전히 전혀 다른 길이었어요.

등고선 보고, 선답하신 분들 후기 읽으면서 각오는 했지만.. 지리산 화엄사-노고단 코재보다 더 가파른 느낌 ㄷㄷ

 

힘이 쭉쭉 빠져나갑니다.

 

 

 

 

 

 

 

 

 

 

오르다 보니 멋있긴 한데, 이거 가스가 스멀스멀 내려오는게 영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공룡 진입하자마자 이거 뭐 여기가 설악산인지 미술학원인지 하나도 안보이네요 ㅠ.ㅠ

 

이 때 시간이 오후 1시... 마등령 3.4키로 오르는데 두시간이나 걸렸습니다. 헐....

 

살살 초조해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예약한거면 그냥 천천히 밤 일곱시 여덟시 도착 잡고 올라가면 되는데,

자리배정 꼽사리는 처음이라 뭔가 많이 늦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뷰도 안보이겠다 속도라도 좀 내자'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약간씩 열릴 때는 사진 한 두장 찍어주고요... 내설악쪽은 쪼금씩 보이는데 하늘까지는 안 열리고

외설악 쪽은 완전 백도화지입니다 ㅠㅠ

 

 

 

 

 

 

 

 

 

 

그나마 다행인게 단풍철이 끝나서인지 사람이 없어서 기차놀이는 없더군요.

 

 

 

 

 

 

 

 

 

1275봉 인근에서 나옹님에게 연락을 남깁니다. 다행히 한계령에서 출발하신 나옹님도 좀 늦으신다네요.

 

6시 넘어서 만나는 것으로 시간을 조율하고 편의점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먹으면서 좀 쉽니다.

 

'난 원래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여유롭게 다니는걸 좋아하는데 오늘 일정은 왜 이렇게 된거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

 

이런 반성의 시간도 잠깐 갖습니다 ㅠ.ㅠ

 

 

 

 

 

 

 

 

 

 

곧 다시 출발합니다. 이제 희운각 쪽에서 오는 분들은 없습니다.

공룡 코스 자체가 중간중간 로프구간이 있긴 하지만 뜨악 할만큼 어려운 구간은 크게 없는 것 같은데,

코스 내내 급사로 오르거나 내리는 통에 체력적으로 힘들더군요.

 

특히 마등령 쪽으로 오르건, 희운각 쪽에서 내려오건 한참 기운 빠진 후에 진입이라 더 힘든 것 같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세시간 걸려 공룡을 통과하고 네시쯤 희운각에 도착, 그대로 소청을 향해 전진합니다.

 

 

 

 

 

 

 

 

 

  

 

오르다보니 자작나무 구역이 있네요. 눈 오면 참 이쁠 것 같습니다.

 

 

 

 

 

 

 

 

 

 

조망이 좀 트이는 곳에 다다르니, 외설악은 운해로 가득 차 있고, 신선대(맞나요?)가 멋지게 보이네요. 그리고 헬기가 지나갑니다.

 

'저거 내 태우로 온거 아이가'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애요.... 힘들었거든요 ㅠㅠ

 

 

 

 

 

 

 

 

 

그래도 이제 시간적으로는 좀 여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뒤돌아 볼때마다 멋있어요!

 

 

 

 

 

 

 

 

 

아 여기... 여기 진짜 멋있더군요. 소청봉 갈림길입니다.

 

처음엔 '어라 내가사진을 흔들리게 찍은건가?' 싶었어요.

근데 그게 아니라 진짜 능선이 저렇게 멋지게 첩첩이 있는 거더군요.

 

"와 역시 설악이구나" 했습니다.

 

 

 

 

 

 

 

 

한 쪽에서는 또 운해가 끓어 넘치듯이 산을 타고 넘어오고.... 정말 황홀한 풍경이었습니다.

 

 

 

 

 

 

 

 

 

 

영상을 안 찍을 수가 없더라구요 ^^

 

 

 

 

 

 

딱 6시에 중청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서 8시간, 소공원에서 7시간 반 걸렸네요 ㅠㅠ

 

그닥 좋지 못한 체력으로 무리해서 올라온거라,

다음에는 10시간 정도 잡고 날씨 좋을 때 천천히 다시 와야겠다 다짐했습니다.

 

 

 

 

 

 

 

 

 

 

나옹님네 가족들과 식사도 꼽사리 껴서 맛난 것들 얻어 먹고, 별 사진도 좀 찍고 잠들었습니다.

 

근데 중청대피소에는 생수 말고 물 구할 길이 없더군요.... 제가 현금을 좀 빠듯하게 챙겨온 바람에 되게 난감했는데,

새벽 6시에 매점에서 물건 구매하시는 아주머니께 1만원을 입금 드리고 현금을 받았습니다.

 

이래저래 민폐의 연속입니다 ㅋㅋ; 그래도 세상 좋아졌네요. 그자리에서 지문인식으로 입금도 제깍제깍 되고..

 

적립해둔 그린포인트로도 물건을 살 수 있다던데 아직 한 번도 안 해봐서... 그냥 국공 직원분께 말씀드리면 되는건가요?

 

 

 

 

 

 

 

 

 

 

물까지 든든히 챙겨서 짐 다 싼 후 대청봉으로.. 짐 두고 다녀올까 했지만 뭐 멀지도 않은거 바로 내려가려고 가져갔습니다.

 

오색에서도 많이들 올라오시더군요.

 

하드쉘은 등포 공식 페리노 발데즈 더미작스 블랙입니다.

실사용 결과 아주 좋습니다 ^^ 대청봉에서 반바지로도 끄덕 없네요!

특히 주머니가 좀 위쪽에 있어서, 허리벨트 착용하고도 주머니 수납이 가능하다는게 마음에 듭니다.

재시님 좋은 구매정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어제도 구름이 속썩이더니, 일출도 구름 때문에 망했습니다 ㅠㅠ

 

 

 

 

 

 

 

 

 

 

조금 여유를 갖고 하산합니다. 혼자 다니니 제 사진이 별로 없네요 흑흑...

 

 

 

 

 

 

 

 

 

 

 

희운각 지나 좀 내려오니 드디어 천불동 계곡이 시작됩니다. 와 물이 어찌 이리 맑죠?

 

 

 

 

 

 

 

 

 

 

 

천당폭포 입니다.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게, 이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름다운 계곡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우와 우와 감탄사를 연발하며 내려갑니다.

 

우와 우와 거리면서 계속 계속 한 없이 내려갑니다....

계곡이 뭐 이리 길죠???

 

 

 

 

 

 

 

 

 

 

 

 

 

 

적당한 바위에서 신발 벗고 좀 쉽니다. 양갱도 먹고 레모나도 먹고요.

 

 

 

 

 

 

 

 

 

 

진짜 설악산... 아름답습니다.. 외국 유명 산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소공원 단풍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감기들 조심하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