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주만에 주말 등산 재가를 받아 북한산에 다녀왔습니다. 

춥다는 말에 장갑. 비니. 대장 패딩까지 챙겨서 다녀왔습니다. 

집 앞 김밥지옥에서 김밥 두줄 포장해서, 요걸 어떻게 넣어놔야 덜 차가울까... 하다가 비니에 넣어 놓으니 딱 좋네요!

담번에 좀 큰 배낭을 가져가게 되면 쿨러에 핫팩 하나 터뜨려서 넣어가지고 가볼까 합니다. 

김밥 챙긴 후 마트에서 진짬뽕 사발면 소자를 한 개 삽니다. 등포에서 진짬뽕 사발면이 끓인 면과 맛의 격차가 가장 없다고 하셔서 챙겨 봤습니다. 

북한산성 입구에 주차하고, 버스 타고 효자2통으로 넘어가서 숨은벽능선을 따라 올라갈라고 합니다. 

버스 기다리면서 첫 개시한 페리노 발데즈 라임 오버 사이즈 핏, 셀피 한 컷 찍었습니다.

출발전에 핏자래칭도 하고, 준비 운동도 열심히 하고 갑니다. 

계곡물이 꽁꽁 얼었네요... 

수심이 좀 있는 곳은 살짝 살얼음이 얼었습니다. 이거, 겨울이구만! 하면서 신나게 올라가 봅니다. 

한참간 거 같은데 오르막이 안나오네요. 정신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왼쪽 저 멀리 능선이 보이고,

V자 모양의 계곡 한 가운데 있습니다. 네이버 맵으로 띄워보니.... 제대로 계곡길을 탔네요 하하...

출발을 늦게 해서 되돌아 갈까, 그냥 진행할까 좀 고민하다가...

그대로 진행하면 단풍도 없는 계곡길을 계속 갈 거 같아 되돌아 갑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길이 나오면, 다리 건너지 마시고 왼쪽으로 올라가야 됩니다...

이후 돌격 앞으로, 쭉쭉 올라갑니다 (라고 하면 뭔가 되게 빨리 간 것처럼 썼지만, 그냥 거북이처럼 느리고 뚝심있게 올라갔습니다).

라푸마에서 3만 얼마주고 산 폴라텍 티하고 마모트 에더드라이클라임 입고 올라 갔는데, 더워서 에더드라이도 벗었습니다.

좀 올라가니 의자가 있어서, 배도 좀 고프고 해서 잠깐 쉬어갔는데, 바람이 훅 부는 데 엄청 춥네요.

멈추자 마자 체온이 훅 떨어집니다. 다시 하드쉘 챙겨 입고... 몽쉘과 트윅스를 먹었습니다.

훈련소에서 먹던 초코파이 맛이 나네요. 하하.

이것저것 주섬 주섬 끼워넣었더니 봇짐 feat 나네요.

첫번째 터진 조망입니다.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 정말 좋네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눈으로 볼 땐 더 멋있었는데 사진이 잘 안나오네요.

이게 숨은벽 능선인가요? 오늘이 두번째인데, 지난 달에 첨 왔을 땐 사람 정말 많았는데 오늘은 춥고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네요.

해골바위도 한 컷 찍어줍니다. 나우시카에 나온 로봇 대가리 같기도 하네요...

김밥 두 줄 먹고 열심히 계속 갑니다. 시간이 4시를 향해 가는데 아직 백운대도 못 오르고... 잘못 하면 야등하게 될거 같아

이대로 그냥 하산할까 하다가, 그럼 또 버스 타고 북한산성입구까지 가야 해서 그냥 진행합니다.

백운대는 스킵하고 바로 하산 모드로....

벌써 해가 기울어졌네요.

조금 내려가면 나오는 넓쩍바위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배는 별로 안고픈데, 뜨거운 물이랑 챙겨온게 억울해서 진짬뽕 사발면 하나 먹고 가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 밑에서 금발 머리 아가씨 두명이 올라오네요.

얼마나 더 가야되냐고 물어봅니다.

유창한 영어로 "두유.... 아, 아니, 아유 고잉 투 백운대?" 그렇다고 하네요.

한... 30-40분 정도? 근데 곧 해지는 데 올라갈라고?? 라고 얘기해 줬더니 사진 좀 몇 장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줬습니다.

"웨어 알 유 프롬?" 물어보니 아일랜드에서 왔다고 합니다.

아일랜드 아가씨 두 명의 눈에 비친 북한산은 어떤 모습일까...

진짬뽕 물 붓고, 4분 조리하라길래 4분 딱 기다려서 입에 호로록....

으음~ 진한 짬뽕의 풍미와 쫄깃한 면발... 은 개뿔, 면이 사각 사각 씹히네요. 하하.

겨울에는 스낵면 같은 얇은 면으로 된 사발면을 챙겨야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해가 넘어가 버려서 정신없이 하산했네요. 하산하는 중간에 아일랜드 아가씨들한테 추월 당했습니다 ㅋ

야등, 특히 야간 하산은 별로 안좋아해서 오늘은 뭔가 즐기기보단, 쫓기면서 온 기분이라 지난 번보다 별로였습니다.

하산하는 길에 오른쪽 바깥 무릎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찌릿 찌릿 엄청 아프네요. 아래 사진 부위인데, 요거 장경인대염인가요?

핏자님 올려주신 스트레칭도 나름 하고 그랬는데, 2주 동안 쉬어서 괜찮아진 줄 알았더니 엄청 아프네요...

얼마나 쉬어야 나을까요? ㅠ_ㅠ (산방 해제 때까지 일단 쉬어야 겠습니다)

오늘 동계 장비 및 최근 구입한 거 몇가지 후기로 마무리 합니다.

1. 네파 방수 장갑 (립돈 방수 글러브): 네파몰에서 38,000원에 파는 데, 포인트 2만점 써서 18,000원에 샀습니다. 

안에 얇은 내피 장갑이 하나 더 들어 있구요... 손바닥은 잘은 모르겠으나, 염소가죽? 머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써 봤는데, 요게 사이즈가 좀 타이트해서, 원래 들어 있는 아주 얇은 내피 장갑 말고 약간 두께가 있는 건 같이 못 낍니다.

(노스케이프 폴라텍 장갑, 요런거 안들어감)

블다 얇은 장갑 끼고 우겨 넣었는데, 손이 따듯해지질 않네요.... 그래서 블다 장갑을 빼고 그냥 네파 두꺼운 장갑만 꼈더니

좀 따듯해졌습니다. 생각해보니까, 너무 꽉 끼게 신어서 혈액순환이 잘 안되서 손이 시려웠던 거 같아요.

싼 맛에 사긴 했는데... 미트가 확실히 더 나을 거 같습니다.

2. 에더드라이클라임: 바람 많이 불 때는 운행용으로 좋은 데, 바람 없는 구간에서 오르막 올라갈 땐 좀 덥네요. 

날이 더 추워지면 오르막 오를 때도 운행용으로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능선하고 하산 길에는 페리노 발데즈랑 조합해서 입고 내려왔는데,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 좋았습니다.

3. 툴리스 무스탕: 신발이 약간 커서 뒷꿈치가 헛도는 거 같아, 툴리스 무스탕을 한겹 더 깔고 운행했습니다.

능선 접어 드니까 발에 땀이 엄청 나더라구요.... 그냥 가다가 안되겠어서 무스탕 빼고 운행했습니다.

오르면서 발이 좀 부어서 꽉 끼다보니 땀이 난 거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얻은 중요한 교훈은... 꽉 끼는 거 신으면 동상 위험 있다는 걸 체험한 날입니다.

꽉 끼면 땀도 많이 나고 체온도 떨어지네요...

신발 및 장갑 넉넉한 사이즈로 준비해서 안전하게 산행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무릎 통증 때문에 당분간은 눈팅 모드로 되돌아 가야 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