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망할 미세먼지 때문에 건강하게 산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참 드문 것 같습니다.




금요일 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미세먼지 수치와
일기예보를 보며 집콕해야하나 좌절하다가,

혹여나 하는 마음에 먼지 흘러가는 추이를 보니
남쪽은 점심때부터 차차 나아지는 것 같더군요.





함 질러나 보자 싶어서 황급히 안내산악회 일정을 찾다가
집 근처에서 토요일 아침 출발하는 거제도 대금산 코스
빈자리가 있어 잽싸게 나꿔챘습니다.

밤 열두시반 신청하고, 대충 입을 옷 꺼내놓고
급 취침 후 다섯시에 일어나 씻고 출발!!





뭐 나들이 코스 같아서 그냥 파타고니아 알파인 후디니에
파타 대란때 구매한 슬링백 하나 둘러메고 갔습니다.

근데 정말 급히 가느라 자기 전에 충전해 둔
미러리스 카메라를 깜빡했네요 ㅠㅠ

아아.... 꽃 산행 가는데 개인화기가 폰카 뿐이라니...
좌절했지만 이미 버스 탄걸 어쩌겠습니까 ㅎㅎ
날씨가 좋기를 바래봐야죠.



아, 그리고 여담인데 파타고니아 알파인 후디니는
정말 투습이 안 되더군요. 웬만한 하드쉘보다 훨씬 심해요.
이쁘긴 한데 이건 뭐... 비옷 느낌입니다 ㅠㅠ





명동마을? 들머리에서 출발해서 곧장 정상 쪽으로 오릅니다.
주차장이 잘 되어 있더군요.

인파가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영취산 쪽으로 몰리셔서인지
다행히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





치고 오르는 코스이긴 하지만 동네 뒷산 수준이라
그리 어렵지 않게 정상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마자 곧장 아래쪽으로 펼쳐진 진달래의 향연!!!





사실 그간 꽃 산행 맛을 제대로 몰라서

'인파만 많고 기차놀이에 귀찮겠다.. 피해다녀야지'

생각했습니다만, 이 날부로 완전 바뀌었어요.





정말 너무 이쁘더군요!

그리고 그간 벚꽃이 최고 아닌가 생각했는데,
진달래가 밀도 있게 모여 핀 모습을 보니까
그 특유의 매력이 확 와닿더라구요.



뭔가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색감 +_+!!

아 완전 반해버렸습니다.





다행히 하늘도 서서히 걷혀 준 덕분에,
쨍한 주광에서 나쁘지 않은 사진도 좀 건질 수 있었구요 ^^





한참을 진달래밭에서 놀다가,
건너편 시루봉으로 넘어가서 잠깐 구경 후
하산하였습니다.



산악회에서 일정이 좀 짧다고 생각했는지,
연락선으로 지근거리에 있는 이수도 라는 섬에 들어가서
한바퀴 트레킹하는 코스까지 포함을 시켰더군요.





뭐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 온 참이라
즐겁게 배타고 건너갔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섬이 꽤 괜찮더라구요.

한참 정비중이긴 했는데,
깨끗한 파란 바다와 거가대교가 잘 보이고
군데군데 전망대도 있는게 가볍게 한바퀴 돌기 좋았습니다.



바다 위로 지나가는 출렁다리도 만들고 있었는데,
내년 쯤 완공 되면 명소가 될 것 같더군요.



거가대교를 자세히 볼 수 있는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망원경에 돈 넣고 보도록 되어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아무나 볼 수 있도록 바뀌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



가벼운 마음으로 계획 없이 급 떠나서
하루 신나게 힐링하고 왔습니다.


마무리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급 찍은 벚꽃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