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지난 토요일, 비가 많이~~~내렸습니다.

약속을 했기 때문에 구파발을 향해 우산을 쓰고 가면서도 

   '이런 날씨에 무슨 산이야!'

   '인사만 하고 그냥 나오자'

이런 생각이었어요.

효자2통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국사당을 향하는 길, 줄줄 흘러 내리는 물줄기를 보니 더 암울해집니다. ㅠㅠ

하지만 저의 기대와는 달리 신청자들 중 1명만 빼고 모두 참석!

그리고는 진행 ㅎㄷㄷ

그냥 철수할 생각에 배낭 커버도 안 가져갔는데!

    '저는 비내리는 날 산에 가는걸 아주 피하는 편인데요!'

결국 장비를 착용하는 곳까지는 우산을 쓰고 이동했어요. 

날씨를 고려해서 천천히 이동한 덕분에 몸에 땀은 그다지 나지 않았고 숨도 가쁘지 않아 좋기는 합니다.

능선 위로 올라 잠시 쉬다보니 숨은벽이 살짝 보이더니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이런 날씨에 저기를 가다니 ㅠㅠ

진달래 꽃에 빗방울 방울방울

모두들 고어텍스 자켓이나 판쵸우의를 걸치고 쉭쉭 이동!

웃음이 없는 날입니다.

뒤로 보이는 노고산이 구름 속에 보일락 말락 멋진 듯 하지만 마음 속엔 즐거움은 그다지 없습니다.

    '정말 올라가는걸까?'

비가 이렇게 내렸어요!

   '까꿍 ~~'

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가 무색하게 그냥 진행합니다.

숨은벽이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정말 가더라구요!

장비 착용하고!

숨은벽의 시작, 슬랩부터 오르기 시작합니다. 

숨은벽이 처음인 분도 있지만 릿지산행 자체를 처음 해보는 분들도 계셔서 적절하게 순번을 정해서 올라갑니다.

미리 로프를 고정시켜놓고 오르기 때문에 떨어질 일은 없어요. 

미끄러질까봐 겁이 날뿐이죠 ^^

결론적으로 저정도 날씨에는 미끄러진 일은 1도 없었어요. 5.10 만세!

오르는 내내 좌우가 구름에 가려 고도감이 0입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구름을 밟아볼 생각은 안 합니다. 

다친 인원없이 모두들 숨은벽 정상에 도착해서 점심식사 즐겁게 하고 철수했어요.

긴장한 탓일까요? 바위에 손가락이 살짝 긁혔어요. 

걱정과 달리 미끄럽지 않은 바위, 고어 자켓을 입고 있어서 비에 젖은 옷은 없구요. 

대신 살짝 추웠어요. 

릿지 중간중간 로프 배달을 좀 했더니 다음 날 아침 목이 뻐근했어요. 

너무 오랫만에 해본 일이라!

다음에는 만경대 따라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