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초보 바슈입니다.

 

일기당만님의 눈이 번쩍 뜨이는 영알뽐에 토요일(20일) 영알로 출동하기로 하고

배낭을 꾸리다 늦잠을 자버립니다. ㅡ_ㅡ;;;

다시 심기일전해서 일요일 새벽 영알로 나섭니다.

 

늘 그렇듯.. 느린 발걸음과 미천한 등력탓에 영축산을 코앞에 두고 신불재에서 다음을 기약하길 수차례..

이번엔 약속을 지키겠다고 일찍 나섭니다.

 

어제 준비도 단단히(?)했으니 5시경 집에서 나서는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6시경 들머리인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음 영상5도... 쌀쌀합니다.

 

화장실도 들르고 신발끈도 고쳐매고 출발합니다.

다행히 여명이 밝아와 헤드랜턴이 필요하지는 않네요..

 

초반 씩씩한 발걸음이 가쁜 숨소리와 터질듯한 허벅지 통증으로 멘탈이 털릴때 쯤..

배내봉에 도착합니다.

 

(아.. 역시 등산은 너무너무 힘들다는... 취미를 바꿔볼까...)

 

배내봉에 오르니 벌써 해가 떠올랐네요..

아침공기가 상쾌합니다.

흥건하게 젖은 이마에 땀을 훔쳐내고 한바퀴 빙 돌면서 사진을..

 

아침일찍 시작하니 모든게 다 여유롭고 좋습니다.

천천히 여유부리며 영남알프스를 즐깁니다.

오롯히 뽐내고 있는 쑥부쟁이도 한 장..

이리저리 구경할거 다하고 살랑살랑 간월산 정상에 도착하니

아.. 보입니다..

간월재의 억새밭이 살짝살짝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걸 보러 왔습니다.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정상석 한장 찍어주고

저만의 아지트(?)로 향합니다.

평평하고 넓은 바위인데 근처에 소나무도 몇그루 있어

그늘도 좋고 바람도 살랑살랑 시원합니다.

무거운 보온병을 낑낑대고 가져온 이유는

바로 이 컵라면입니다.

집에 있었다면 뒹굴뒹굴거릴 시간이지만

역대급 날씨에 만개한 억새까지 정말 꿀맛이네요!

 

맛나게 먹고 슬슬 움직입니다.

간월재 매점과 야외데크 테이블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합니다.

생수한병 사고 데크 구석자리에서 커피도 한잔 합니다.

(등뒤로 보이는 신불산 올라가는 계단을 애써 외면하며...)

 

자.. 이제 멘탈이 털릴 시간입니다.

10시가 넘어가니 그 좋던 햇살이 따갑습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계속 역광.. 아니 해를 안고 올라가네요.

 

늘 그렇지만.. 가끔 가는길을 멈추고 뒤돌아 지나온 길을 보곤 하는데..

여기선 휠씬 자주 돌아보게 됩니다.

 

역시 감탄연발.. 멋지네요!

 

배내봉에서 털린 멘탈이 또한번 털릴때쯤 신불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타이어 그물(?)이 덮혀있는 미끌거리는 계단은 정말 적응안되네요..

 

올라오면서 아이스께끼 사먹을려고 2천원 꼬불쳐 둔거 생각하며

털린 멘탈 부여잡으며 급히 찾아봅니다..

아! 찾았습니다. 예 역시 있네요..

근데, 이거 드실때 조심해야 합니다.

드라이아이스로 아주 꽁꽁 얼려둔거라 냅다 앙~ 하다간 입안에 피부가 뜯겨(?)나갑니다.

천천히 드세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주 천천히....

 

정상석 맞은편 데크 구석에 자리잡고

배낭도 내려놓고 신발도 벗고 아이스께끼 손에 들고

사람구경하며 또 여유를 부려봅니다.

아.. 정말 날씨 좋습니다.

 

30분 넘게 퍼질러 앉아놀다 슬슬 영축산을 만나러 갑니다.

역시 일찍오니 좋네요.. 아직 12시도 안되었습니다.

 

신불재로 내려서니 저 멀리 영축산이 보입니다.

꼭 한번은 삐끗하는 너덜길이라 조심 또 조심해서 내려섭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신불재 데크에도 등산객으로 넘쳐납니다.

은빛 억새물결에 알록달록 등산객들의 풍경이 보기 좋네요.

신불재 데크를 지나쳐 영축산으로 오릅니다.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게 되네요..

 

계단을 오르니 영축산 억새밭이 펼쳐집니다.

와~ 여기는 억새 키가 저보다 크네요..

환상적인 억새밭입니다.

마치 덕유산의 푸근한 덕유평전을 걷는듯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영축산 정상석 사진한장 찍어주고 신불재 쪽을 바라봅니다.

영남알프스의 진가를 느껴봅니다.

 

이제 다시 신불재로 돌아가 파래소유스호스텔쪽으로 하산합니다.

억새사이로 보라색 용담이 예쁘게 피어있네요..

돌아가는 길은 해가 등뒤에 있어 억새가 더 잘보입니다.

 

설악산의 고운빛에는 못미치지만 이미 많이 말라버린 단풍속에

더러 남아있는 영알의 단풍도 만나고

아~ 오늘은 제가 운이 좋은가 봅니다.

 

무사히 하산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도 버스 안옴..ㄷㄷㄷ)

같이 버스를 기다리는 분이 히치하이킹을 한 덕에

고맙게도 배내고개로 편하게 돌아갈 수 있었네요.

 

배내고개 도착하니 달이 살짝 올라왔네요..

하루종일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래부터는 시간순서대로 설명없는 사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