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와 식사하는 날입니다.

아버지께서 제 곁을 떠나신지 5년 째 되는 날이에요.

설날, 추석 그리고 기일은 집에서 1~2개월에 한 번은 아버지 계신 곳에 가서 음식을 차려 드려요.

제사라고 하죠. 그런데 저는 그냥 아버지와 밥 한 끼 함께 한다는 생각에 즐겁게 장을 보러 다닙니다.

어제는 마침 근무가 휴무라 수원 못골시장에 다녀왔어요.

두부전을 해야 하니 두부 전문 가게에 들렀어요.

아버지 좋아하시던 메밀 전병도 한 팩 사고요...

지나가다가 집게다리가 없는 양념 게장이라 해서 중자를 하나 구입했어요.

어머니 입맛을 되찾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옛날 통닭과 닭강정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입니다.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여기는 아직 저렴함을 유지해주고 있어요.

아버지 좋아하시던 옛날 통닭도 구입했어요.

제사 음식 독특하죠? ㅎㅎ

위에 말씀 드렸듯이 그냥 밥 한 끼 먹는다는 생각으로 차려요.

국내산 등뼈 3kg 1만 원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고기를 저렇게 내놓고 파는 문화는 아직도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머지 장을 보려고 이마트 갔더니 한우 50% 하더군요.

좋은 건 이미 다 집어가신 듯 하고, 양념해서 아버지 구워 드리려고 등심도 한 조각 사봅니다.

잡채는 수제입니다.

제가 진짜 어머니께 전수 받은 솜씨로 잡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자신 있는데 이번엔 형수님이 해주셨어요.

제가 오늘 휴가가 취소 돼서 출근을 하는 바람에...

제가 만든 거 다음으로 맛있는 잡채였어요.

제사 지내는 중....절도 하고...술도 따르고...등등등..

이제 상 치우고, 음식들 포장해서 얼리고, 냉장고에 넣고 설거지 하고 간단히 저녁 먹을 것만 놓고 탁자에 둘러 앉습니다.

산적으로 썼던 소고기도 좀 구워서 자르고..(아까 그 고기 아님)

전도 좀 덜어 놓습니다.

메밀 전병도 3개만 구웠어요. 눈치보면서 찍느라 흔들렸네요.

아버지 생전에 저하고 편육에 한 잔 하시는 걸 좋아하셨는데 이렇게 또 함께 먹습니다.

맛있는 잘 먹었습니다.

또 봬요~ 아부지...

막내가 많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