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꾸리꾸리 합니다.

한바탕 비나 쏟아지면 좋으련만 하늘은 잔뜩 성난 얼굴일 뿐 비는 내리지 않습니다.

비가 내려줘야 비온다는 핑계로 감자전을 만들어 먹을텐데 비가 오지 않아 괜스레 초조해 집니다.

핑계는 만들면 됩니다.

배고프다 징징대 봅니다.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뱃속도 꾸물꾸물하다 해봅니다.

날씨가 우중충해서 얼굴도 우중충하게 변해버렸다고 해봅니다.

그렇게 감자전을 만들어 봅니다.

재료 : 감자, 청양고추, 소고기, 부침가루, 후추, 소금

감자는 강판에 갈아줍니다.

요즘 감자갈아주는 프로세서도 나왔는데 저는 거꾸로 퇴보하나 봅니다.

이러다 나뭇가지로 불도 피울 기세입니다.

잘 갈아진 감자는 부침가루 두큰술과 소금 후추를 뿌려줍니다.

집에 먹다남은 소고기가 있어서 넣어줍니다.

생략 가능합니다.

고기가 남는 일이라는건 없습니다.

청양고추도 넣어줍니다. 필수입니다.

잘 반죽해서 한수저씩 떠 구워줍니다.

굽는 사진이 증발해 버렸습니다.

사진도 먹는 사람은 아닙니다.

사진은 없지만 간단합니다.

한수저를 떠서 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구워주면 됩니다.

쫀득쫀득한 감자전이 탄생되었습니다.

전은 초간장을 찍어먹어야 합니다.

간장, 식초, 고춧가루를 넣고 섞어 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잊어선 안되는 한가지가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막걸리 입니다.

우국생을 마셔줍니다.

막걸리를 흔들지 않습니다.

위에 떠있는 맑은 술만 마셔줍니다.

괜한 허세샷입니다.

막걸리를 와인에 먹어봅니다.

밑에 가라앉은 술앙금은 잘못먹으면 다음날 머리가 아프니 마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취하면 "어 ? 술이 남았네 ?" 벌컥벌컥 마셔버리게 됩니다.

정줄을 놓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