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습니다.

3번째 지리산 종주네요.

처음은 무박종주, 두번째는 1박 2일, 세번째는 다시 무박종주.

매년 같은 코스이지만 갈때마다 새로운것 같네요.

올해는 1년여 관리도 안하고 지내다가 가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뜻깊은 시간이 되지 않았나 함니다.

금요일 저녁 9시 반에 모여서 중산리로 출발!

토요일 새벽 2시 30분에 중산리를 출발, 토요일 저녁 7시 10분에 성삼재에 도착했네요.

시간상으로는 약 16시간 40분, 거리로는 약 33Km.

겨우겨우 종주는 성공했지만, 매년 체력이 떨어지는걸 뼈저리게 느끼네요.

이제는 말뿐만이 아니라 체력관리를 좀 해야하거 같내요.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동안 비가 와서, 입산금지가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맑아서 안심.

신속하게 매표소를 지나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30분이 지났나?
부슬부슬 비가 오고.
금방 그치기는 했지만 그다음부터는 자욱한 안개가.....

그래서 중산리에서 로타리대피소를 지나 천왕봉까지 그 무거운 DSLR울 꺼내 보지도 못하고 배낭에 지고 갔네요....

겨우겨우 천왕봉에 도착!

하지만 짙은 안개로인해 풍경은 시망....
사진을 발로 찍어서 더욱더 시망....

그래도 족박을 뜯으며 쉬는 타임이 지나 내려갈려니 요렇게 살짝 빛을 비춰줍니다.

안개를 뚫고 장터목 대피소로 출발.

예전에는 지리산 종주라고 하면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의 화대중주(또는 태극종조)를 종주라고 하였지만,

최근에는 코스가 많아져서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를 종주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500m에 하나씩 있는이 표식이 01-52가 0-01이 되면 노고단에 도착하게됩니다.

요런 길을 걸어걸어 가다보면

장터목 대피소를 만나게 됩니다!

간단하게 물한잔과 초코바 하나 먹고 바로 출발합니다.

장터목 다음 만나게 되는 세석대피소.

 세석대피소에 도착할 때쯤 안개가 걷히고 해가 나오기 시작하더라구요.
날씨가 화창해지니 왠지 상쾌해지는 기분!
토끼도 기분이 좋았던지 여기까지 마실을 나왔더라구요.

세석대피소에서 준비해간 주먹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또 다시 걸어 갑니다.

상쾌한 바람과 따가운 햇살을 느끼며 또 다시 걷고걷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해보십니다.

이제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또 걷고 걸어서 마지막인 연하천 대피소에서 최후의 만찬을 즐깁니다.

이미 만신창이가된 몸에 에너지 공급들 위해 남은 음식들을 마구 쑤넣어줍니다.

이때쯤에는 거의 걸어다니는 시체 몰골이였던거 같내요.

마지막 젖먹던 힘을 짜내어서 노고단을 향해 다시 걷고 또 걷고.

토끼봉을 지나 삼도봉에 오르면 경상남도, 전라남북도의 경계를 표싱해주는 지점도 만나게 됩니다.

이때쯤엔 체력이 완전 바닥나서 사진도 겨우겨우 찍어줍니다.

지겹지만 다시 또 걷고 걸어서 드디어 01-01을 만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고단까지 500m, 노고단에서 성삼재까지 2.5Km가 남았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급 좌절.

그래도 다시 또 걷고걷고.

드디어 노고단에 도착합니다!

끝!!!!! 이라고 하고 싶지만 차가있는 성삼제로 기어서 내려갑니다.

이렇게 중산리 ~ 성삼제 무박 종주가 끝이 났습니다.

- 뱀발 -

왜 힘들게 등산을 하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을 해보자면,

중간 중간 요동치는 심장에 이렇게 쓰러져 죽는건가 싶다가도,

그 순간만 지나면 다시 고요가 찾아오고 몸이 자연스럽게 움질일 때 오로지 자신만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 순간을 위해서 이렇게 등산을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내년에도 갈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종주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