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들을 보다 보면, 많은 분들이 음식 배달비에 대해 많은 말씀들을 하는 게 보이네요. 

제가 현재 배민라이더스에서 일하고 있고, 

그 와중에 제가 나름대로 현 상황에 대해 정리해보고 싶어서 몇 글자 적어봅니다. 

보통 소비자는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비로 적게는 1천원에서 3천원 정도 지불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모든 금액 및 수치는 대략적이므로 본인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고 너무 나무라지 말아주세요.)

그에 반해, 배달대행기사는 건당 3천원에서 거리에 따라 추가금을 더 받습니다. 

여기서 이러한 불만이 생기는군요.

"왜 예전에는 배달음식 배달비 안받았는데 요즘은 받는거지?", "나는 음식 주문하면서 모든 서비스 금액을 지불했는데 배달비를 따로 받지?"

여기에는 결국 수익과 비용, 혹은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힙니다. 

예전에는 배달음식이라고 하면 중국집, 치킨집, 피자집 이외의 음식을 배달해 먹는 방법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가게들은 모두 배달 직원을 월급을 주고 채용하여 배달일을 하게 하였습니다. 

배달을 해주는 음식점이 소수이기에 하나하나의 가게에 주문이 많을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라 수 명의 배달직원을 고용하는 가게가 많았습니다. 

현재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등의 많은 요식업 배달 광고 어플들이 많아지고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기에 

정말 많은 가게들이 배달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배달을 하지 않는 가게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이제 여기에서 가계와 배달원의 수요 공급 문제가 생깁니다. 

배달원들을 원하는 곳은 많아졌지만 3D 업종이자 때로는 멸시당하는 배달원의 수는 크게 늘기가 힘듭니다. 

배달원들은 한달 고정급으로 3백만원을 준다고 하여도 잘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새롭게 생긴 수요인 배달대행기사는 원할 때 일할 수 있고, 능력만 된다면 꽤나 많은 수입을 얻어갈 수 있으니까요. 

한 가게의 배달원 한명이 보통 하루에 많으면 4~50건의 배달을 한다고 합니다. 

배달대행 한 건당 대략 3,500원을 지불한다고 할때 하루 50개의 주문을 배달원의 근무일 대략 22일로 계산하면

3,850,000원이 나오네요.

네, 그렇습니다. 배달원을 한달 고용하는게 더 저렴한것 같에요.

배달원 고용은 한달 고정비이기에 많이 팔면 팔수록 비용은 줄어들고 가격을 더 낮출수도 있고, 혹은 가게가 더 많은 이익을 얻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첫번째, 배달 주문은 항상 균등하게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루 50건의 주문 중에 40건 정도가 피크시간, 즉 식사시간에 몰려서 들어옵니다. 

두번째, 배달원은 그렇게 성실하지 못합니다. 고정급을 받기 때문이죠. 물론 적은 고정급에 건당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근로의욕을 높이려고 하는 방법도 있지만, 여기서는 우선 제외 하겠습니다. 

세번째, 생각보다 하루에 50개 이상 배달 주문을 받는 가게가 많지 않습니다. 즉 고정비는 나가는데 그에 따른 수입이 받쳐주지 못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가게들은 배달원을 고용하지 않고 배달대행을 이용하는 추세입니다. 

물론 주문이 많은 중국집, 치킨집 등은 아직도 직원을 고용해서 배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피크시간(식사시간)에는 주문이 몰리기에 직원들만으로는 소화해 내기 힘들고

이러한 이유로 제가 밑의 글에서 보았던

<빠른배송 2000원 추가> 가 생겨납니다. 

직원들은 주문 들어온 순서대로 차근차근 배달을 수행합니다. 

늦게 들어온 주문은 당연히 늦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그 주문을 배달대행에 의뢰하여 배달을 보내면 그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음식을 보낼 수 있습니다. 

배달원은 고정비, 하지만 추가로 배달대행에 의뢰 하게 되면 추가 비용이 들기에 이것을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것입니다.

가게가 손해를 볼수는 없으니까요.

배달비를 따로 받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배달비를 안받고 음식값을 올려받는 거나

배달비를 받고 음식값을 원래대로 받는거나 조삼모사이긴 한데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음식과 배달비 가격의 심리적인 한계가 존재하기에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짜장면이 보통 5천원이고 배달비가 3천원이라고 하면 총 금액은 8천원 입니다. 

"짜장면 5천원은 납득, 그렇지만 배달비 3천원은 납득이 안된다." 

"배달비 0원 좋다. 하지만 짜장면 8천원은 너무 비싸다."

이러한 이유로 짜장면 6천5백원 배달비 1500원이 양쪽으로 부담감이 줄어듭니다. 

또다른 이유로 수수료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 배달의 민족 등의 회사는 음식 가격에 수수료를 떼어갑니다. 

하지만 배달료를 음식값에 포함시키면 그 배달료에서도 수수료를 떼어가겠죠? (이건 확실치 않아 제 추측입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배달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제가 일하는 배민 라이더스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배달의 민족 어플 안에 배민라이더스와 B마트 라는 카테고리가 따로 생성되어 있는데, 그 곳의 가게에서만 배달을 하는 대행기사가 

배민라이더스이고, 배민 커넥트 역시 같은 일을 합니다. 

그 외의 카테로리의 가게들은 배달의 민족에서 광고만 올릴 뿐 배달은 다른 배달대행 업체와 직접 계약하여 배달을 합니다. 

현재 배달 주문은 1~2년 전에 비해 대략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배달음식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반증일수도 있고, 여러 업체와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좋아진 서비스와 가격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쿠팡이 초창기 시장에 진입하면서 배달 기사를 끌어모으기 위해 건당 배달료를 1만원을 주고 점유율을 높여갔습니다. 

현재는 4천원 수준일 겁니다. 

이제는 배달대행기사와 회사와의 수요공급 수익비용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통 배민라이더들이 꾸준하게 하루 9시간 근무 1시간 식사 해서 주 5일을 근무하면 대략 실수령 3백만원 전 후를 받습니다. 

하지만 많은 라이더(배민)들은 주 6일 혹은 6.5일, 12시간 혹은 그 이상 일을 하고 5백만원 이상을 수령해 갑니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대략 1만5천원 정도 됩니다. 

유류비, 식비 등 지출도 꽤 되지만 사람마다 편차가 심해 러프하게 잡은 평균입니다. 

1년전만 해도 건당 배달비가 3,500원 이었고, 세금, 수수료 제외 하고 대략 3천원이 실수령 금액입니다. 

평균적으로 한시간당 5개의 배달을 완수해야 시급 1만 5천원이 나옵니다. 

물론 많이 하시는 분들은 시간당 10도 하십니다. 

(모든 음식은 조리되어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가까운 거리의 배달일 경우 바이크로 5분이 채 걸리지 않기에 

 음식만 준비되어 있다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동시에 여러개의 배달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음식이 조리되는 시간동안

 다른 음식을 배달하는 식입니다.)

이 수치는 정말 평균일 뿐이며 많이 버는 사람은 한달 실수령 5~6백이 넘는 반면 

어떤 분들은 적은 수입에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렇게 대략 평균 3백의 수입을 기준삼아 배달 건수 대비 배달대행기사의 수가 균형점을 찾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업체들의 경쟁으로 인해 보다 빠른 서비스를 지향하며 대행기사의 동시 배차 갯수를 제한합니다. 

쿠팡이츠의 경우 오로지 한개의 배달만을 수행해야 합니다. 

음식이 조리되는 시간을 기다리고 배달하는 동안 다른 배달건을 내것으로 하여 수행할수 없습니다. 

즉 시간당 2~3건의 배달이 가능합니다. 

대행기사는 시간당 최저 1만 5천원의 시급이 맞춰지지 않으면 일하지 않습니다. 

즉 쿠팡은 건당 6~7천원의 배달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이죠. 고객도 가게도 이 금액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출혈경쟁으로 손해를 봐가면서 쿠팡이 건당 1만원을 지급하자 많은 배달대행기사들이 몰립니다. 

무엇보다 빠른 배달이 가능하기에 고객들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이는 출혈경쟁에서 온 단기간의 이익일 뿐, 

시간이 지나면 회사는 수익성을 찾아가야 하고, 그에 따른 배달료 감소, (현재 4천원 수준), 기사들의 이탈이 그 뒤를 따릅니다. 

배민라이더스도 이 경쟁에 뛰어들어 과거 동시 5개 진행, 혹은 그 이상의 갯수가 가능한 상태에서 현재 동시 2개의 진행이 가능합니다. 

번쩍배달이라는 슬로건을 내달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동시진행 2개의 수준으로 시간당 4개의 배달을 수행하게 되면 시급 1만2천원이 되기에 배민에서는 현재 건당 5천원의 배달비를 

기사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배민커넥트도 동일합니다. 

그렇게 시급 1만5천원을 맞춰주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배민라이더스, 배민 커넥터 일에 발을 담그고 있고, 

이는 정말 빠른 배달이 가능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역시 회사의 출혈경쟁의 산물이기에 언젠가 현실화 될 것이고, 

해결방안은 고객 혹은 가게의 부담금이 커지게 되어 현재와 같은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거나,

배달기사의 수가 예전과 같이 수익비용 혹은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여

예전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에 그칠 것입니다. 

배민 회사는 아마도 배민 커넥트를 이용하여 그 수요 공급을 맞추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퇴근시간, 잠깐의 시간을 내서 퇴근길과 같은 방향의 배달을 하면서 소소한 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획기적이고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에 따라 필요한, 흔히 말하는 똥콜

(장거리, 혹은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배달 - 백화점 병원 등 큰 시설물, 오토바이 출입이 되지 않는 아파트 등이 대표적)

은 그 배달을 할 사람이 없기에 그 일을 해야 하는 배달기사가 필요하지만 

회사는 직원 라이더 채용에 비용적 부담(?)으로 현재는 직원 라이더를 채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업무지시를 할 수 없는 회사로써는 결국 배달 금액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흐를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고객과 가게, 회사와 기사 그 사이에서 어떻게 적정 금액이 성립될지 궁금합니다. 

생각의 흐름대로 작성하다 보니 많이 길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