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질좋은 EBS 강의를 두고 학교 자체적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라 하는지 

비난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심지어 '교사들 일 없어서 짤릴까봐 저러는거다'라는 비난도 하시구요

개인적으로 이렇게 비난하시는거 충분히 이해 합니다. 

하지만 학교 교육 및 평가에 대해 조금 생각해주신다면 학교 및 정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일개 교사로서 전체의 의견이 아니며 제가 생각하는 이유를 한 번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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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교육의 시작은 평가계획부터입니다. 

많은 분들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에 초점을 맞추시겠지만 교사는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냐에 초점을 맞춥니다.

2. EBS로 전국의 모든 학생이 같은 수업을 듣는다고 가정했을 때

평가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합니다. 

모두가 같은 수업을 들었으니 국가차원에서 수능처럼 일제고사 형식으로 시험을 볼것인지

아니면 개별 학교 교사들에게 평가의 권한을 넘길 것인지 말입니다.

3. 동일 수업이니 동일 평가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시험을 실시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수능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두 달 이상 준비해서 만드는게 수능입니다.

비록 수능 수준의 전문가를 투입하지 않고, 문제 출제 기간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총 12학년의 시험 문제를 학기마다 2회씩 실시한다고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출제자 모집 및 격리 - 문제 제출 - 배포 - 평가 - 이의 제기 및 정답 오류 수정   = 12개 학년이면 감당이 안될거 같습니다. 

그것도 1학기 2차례, 1년이면 총 4차례 시험을 봐야합니다.

4. 만약 수업만 EBS를 보고 시험은 개별 학교에서 실시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교사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국어의 경우 같은 시와 소설을 보더라도 해석이 다릅니다.

평소에는 같은 교과서로 수업을 하더라도 교사마다 다르게 가르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던 것들이

같은 수업을 들었는데 왜 우리 학교 시험은 더 어렵냐, 그래서 내신 점수가 엉망이라든지

시험 문제를 두고 옆 학교와 정답 기준이 다르다. 문제가 잘못됐다. 이런 이의 제기가 정말 상상을 초월할 거 같습니다.

타교과에 대해 제가 잘 모르지만

국어 과목 같은 경우 정해진 답이 아니라 '해석의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답이 달라질 수 있기에 문제가 많을 듯합니다.

5. 이러한 이유로 인해 학교 내신 평가에 EBS를 활용한다는 것은 국가차원에서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