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쓴 글쓴이 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더라구요. 감사합니다. 미쳐있어서 댓글은 다 달지 못했습니다.

남편은 항상 최고였습니다.

육아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항상 다정한 말투에, 무슨 일에서든 저를 먼저 생각해주는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사람. 항상 자랑하고싶은 사람.

우리 부모님은 그러셨어요.

'다행이다. 우리 큰 딸이 좋은 남편을 만나서 엄마, 아빠는 걱정이 없다.'

하지만 이 안도감은 곧 배신감으로 변하게 되었죠.

이렇게 날 행복하게 만들어 주던 사람이 왜 그랬을까요?

왜 날 먼지만도 못한 사람으로 만들었을까요?

왜 우리 부모님까지 힘들게 하는걸까요?

내가 그렇게 별로였을까요? 어디가 별로였을까요? 임신중이라 살이 올라서 보기 안좋았을까요? 아니면 일을 잠시 쉬게되어 매력이 떨어진걸까요? 의무감에 잘해준거였나요? 그냥 친절한 사람일 뿐인가요? 나를 왜 만난걸까요? 나를 사랑하긴 한걸까요? 내가 더이상 여자로 보이지 않았던 걸까요?

배신감에 미친듯 소리지르고 울다가 웃다가 또 행복하다가 서로의 몸을 탐하기도 하다가를 반복.

이미 문 하나를 부수었습니다. 아무렇지않게 웃고있는 남편에게 순간 열이받아서 화를내며 때리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남편이 출근도 안하고 제 옆에 있어주었습니다.

덕분에 웃다가도 괴롭고 행복하다가도 지옥을 맛보았습니다.

샤워시간은 온전히 나의 시간입니다. 울수가 있거든요.

남편이 없을땐 고통을 잊어보려고 저를 때립니다. 남편을 아프게 했다는 죄책감도 잊을 수 있거든요.

주먹으로 얼굴을 치고 벽에 머리를 박고 옷걸이로 허벅지를 내려칩니다.

- 나한테 왜 그랬어? 우리 행복했잖아.

- 미안해.

뭐가 진실이고 거짓일까요.

이 사람은 나를 만나면서 행복했을까요?

의무감이었을까요?

지금 하는 노력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걸까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지금은 나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십년이 지나고도 그럴까요?

다시 당신이 실수였다고 말하는 행동으로 날 고통속에 살게 할건가요?

남편 얼굴을 못 보겠습니다.

잠이 오질 않습니다.

우리를 연결하고 있는 얇은 실은 저의 선택으로 자를수도 있고 단단한 밧줄로 교체할수도 있습니다.

남편은 말합니다.

- 이혼을 결정해도 나는 노력할거야. 조정기간이 있대. 네가 어떠한 결정을 해도 나는 따를거고 단지 나는 네 마음 돌리기위해 노력하는 모습 보일거야.

아마도 같이 살면 계속 고통 받겠지요. 이런 일이 또 일어나겠지요.

십년후의 고통을 알면서 이 길을 가야할지.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할지 고민합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술을 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