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반 정보(알라딘에서 가져옴) : 콘체르토 베네치아노 (베니치아 협주곡 모음) 

• 비발디 (Antonio Vivaldi),타르티니 (Giuseppe Tartini),로카텔리 (Pietro Antonio Locatelli) (작곡가),마르콘 (Andrea Marcon) (지휘자),카르미뇰라 (Giuliano Carmignola),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 (Venice Baroque Orchestra)Archiv2006-03-16원제 : Concerto Veneziano

2. 듣게 된 동기 : 

바로크 음악 전문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히는 카르미뇰라를 처음 접한 것은 바흐의 <6개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이었다. 아바도와 함께한 앨범인데, 특히 dvd로 접한 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이건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개하기로 하겠다. 

어쨌든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에서 선임 바이올린 주자로 활약을 했던 인상이 깊게 남아있어서, 그의 음반을 몇개 사서 들어봤는데, 가장 처음 사본 앨범이 오늘 소개하는 것이다.

이 음반에서 들려준 그의 기량과 선곡들이 맘에 들었으므로 이후로도 그의 앨범을 몇 가지 더 구입했다.

3. 음반에 대한 혹은 감상 후 간략한 소견 :

(1) 수록곡에서 알 수 있듯이, 비발디 2곡, 로카텔리 1곡, 타르티니 1곡으로 총 4곡이 들어있다. 비발디는 다들 이름이라도 들어봤겠으나, 로카텔리와 타르티니는 생소할 것이다. 타르티니는 그나마 '악마의 트릴' 이라는 작품이 가끔 컴필레이션 음반 같은 곳에 실려있으므로 들어봤을 수 있으나, 로카텔리는 이 음반을 통해 나도 생전 처음 들어본 작곡가다. 이러면서 모르던 작곡가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2) 음반의 제목을 보면, '베네치아 협주곡' 이라고 되어있는데, 대충 살펴보니 이 3명의 작곡가들이 모두 이탈리아 출신의 바로크 작곡가들이고, 그들이 활동했던 주무대 중 하나가 베네치아인 듯하다. 그래서 아마 음반제목을 그렇게 붙인 듯하다. 카르미뇰라도 이탈리아 사람이고, 오케스트라 역시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이니, 본토 사람들끼리 뭉친 모양이다. (물론 이탈리아가 현재와 같은 '이탈리아'로 통일된 것은 그 후 한참뒤의 일이긴 하지만..)

(3) 어떤 음반을 구입을 했을때, 그동안 내가 가졌던 강박관념 중의 하나는, 여기 있는 내용을 전부 다 꼼꼼히 챙겨듣고 모든 내용을 내가 즐겨야 한다는 것.. 안그러면 내가 못난것같고, 아깝기도 하고 등등 그런 기분이 드는게 어쩌면 당연하나, 나이들면서 그런 집착에서 벗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전혀 좋다고 못느꼈던 곡이나 연주가 몇년이나 지나서 감동먹는 경험이 가끔 있고, 반대로 예전에는 평생 좋을 것처럼 느끼던게 어느 순간 시들해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마치 예전에 그렇게 좋아했던 내가 바보로 생각될 정도로..

그냥 현재 어떻게 느껴지는가에 충실하자. 세상이 돌고 돌듯, 음악감상도 돌고 도는 것 같다.

(4) 음반을 주욱~ 들어본 결과, 본인은 일단 3번째(로카텔리)와 4번째(타르티니) 곡을 가장 선호하며, 따라서 두 곡을 많이 들었다. 이것은 개인 취향이나, 감상 당시의 주관적 상황의 문제이니 어떤 곡이 더 나은지는 따지지 말자.

(5) 전체적으로 말했을때, 이 음반에서 (당연하겠지만) 독주 바이올린 소리를 귀기울여 들어보고나서 드는 생각은 카르미뇰라의 솜씨가 잘 발휘되었다는 것이다. 특히나 느린 악장들에서 그랬다. 난 정말로 그의 바이올린 소리가 숨막힐 듯하게 들렸다. 세기나 완급 조절이 너무 미세하고 정교해서, 어떤 부분들에서는 구슬프게 우는듯한 소리때문에 그랬다.(두번째 트랙이나, 마지막 트랙을 들어보라.) 선곡된 곡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것도 있지만, 한곡 한곡의 곡들을 아주 자신있게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6) 가장 본인이 현재 좋아하는 곡은 4번째곡인 타르티니의 작품인데, 특이하게도 느린악장이 2개나 된다. 위에 썼듯이 이 곡의 4악장은 음반을 종결 짓는 아주 훌륭한 마무리라고 생각된다. 이 곡부터 들어도 좋을 듯하다.

(7) 3번째 로카텔리의 작품도 아주 쾌활하고 상큼한 느낌의 곡이다. 그는 바이올린의 귀재라고 알려진 '파가니니'가 있기 이전에, 말하자면 이탈리아의 '파가니니'였다고 한다. 이 곡은 완전한 독자적인 작품이 아니고, <바이올린의 예술> 이라는 여러개의 작품 중에서 하나를 연주한 곡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곡은 상당히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기회가 되면 <바이올린의 예술> 중 다른 것들도 들어보고 좋으면 소개하기로 하겠다.

그리고 첨언을 하자면 이 곡이 <바이올린의 예술>에 포함된 곡인 만큼, 1, 3악장의 카덴짜 부분이 거의 절반에 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케스트라의 반주 없는 독주 바이올린의 향연을 듣고 싶은 사람은 이 곡을 먼저 들으면 된다. 

(8) 맨 처음의 두 작품은 비발디의 곡인데, 현대 작곡가 중 유명한 사람인 스트라빈스키가 비발디에게 (똑같은 곡을 100곡이나 작곡한 사람이 아니냐는) 모욕적인 언사를 했던 것은 유명하다. 근데 그것도 이해가 되는게, 동일한 사람이 같은 장르의 곡을 그렇게 많이 작곡했으니 그게 그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두 곡 중에서 난 첫번째곡은 많이 좋은데, 두번째 곡은 그저 그렇다. 약간 <사계>에서 들었던 것과 비슷한 느낌도 나고.. 특히 첫번째 협주곡의 2악장은 처음에 듣고나서 많이 놀랐다. 비발디가 이렇게 로맨틱한 곡을 썼다니.. 연주자가 연주를 잘해서 그런가? 어쨌든 특히 2악장을 개인적으로 많이 들었음.

(9) 결론적으로 이 음반은 카르미뇰라 라는 연주자나 바로크 음악에 흥미를 붙일 만한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