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가 폰지사기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선 먼저, 폰지사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폰지사기는 1920년대에 이탈리아계 금융인 Charles Ponzi (찰스 폰지)가 저지른 사기 사건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는데, 당시 미국의 우편 시스템을 이용한 Arbitrage (차익 거래) 상품을 통해 45일간 50% 또는 90일간 100%의 수익률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대거 끌어모았다고 한다.

또한 찰스 폰지는 실제 모인 투자자들의 돈으로 제대로 된 수익을 위한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고, 오로지 새로운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다고 한다.

출처 : Investopedia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법의 사기 사건이 있었는데, 아래 '마스터'라는 영화로 재창작되어 나온 '조희팔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로 40%에 달하는 고수익을 보장해 줄 것을 약속하고, 뒤늦은 투자자들의 돈으로 앞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다 결국 총규모 4~5조에 달하는 돈을 횡령해 도주하였다고 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위와 같은 사례들을 비추어 보았을 때, 폰지 사기의 구조는 대개 아래 2가지 구조를 갖추고 있다.

1. 확정된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2. 단순히 뒤 투자자들의 돈으로 앞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여기서 종종 폰지사기와 다단계를 헷갈려 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단계는 '화장품', '면도기' 등 실제 하는 상품을 판매하여 발생한 매출의 일부를 rebate 형식으로 추천인에게 지급해 주는 개념이다.

다단계 (Multi Level Marketing) vs 폰지 구조 (Pyramid Scheme)

(출처 : pinterest.ch)

이제 폰지 구조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디파이에 대해 알아보자. 1편에서 Compound (컴파운드)를 언급했기 때문에 컴파운드를 통해 디파이의 구조가 폰지인지 아닌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컴파운드는 BTC, ETH, USDT 등과 같은 가상화폐를 예치 (Lend)하여 이자를 받거나, 예치한 가상화폐를 담보로 다른 가상화폐를 대출 (Borrowing) 받을 수 있는 Lending Protocol이다.

Lending Protocol을 사용하는 이유는 꽤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1) BTC, ETH 등을 담보로 USDC, USDT를 대출받는, 즉 자산 '유동화'를 위해 사용하거나

2) 특정 가상화폐의 가격이 하락할 것을 예측하고 해당 자산을 빌림으로써 '숏'을 치기 위해 사용한다.

(미리 빌려고 팔고 나중에 가격이 떨어졌을 때 사서 갚는 방식으로, 주식에서 공매도와 유사하다)

Compound에서 DAI를 예치하고 ETH를 대출하는 모습

(출처 : Compound Medium)

컴파운드가 $COMP 토큰을 발행하기 이전까지는 DAI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든 Maker DAO에 밀려 만년 2위였지만, $COMP 토큰을 발행해 Lender / Borrower에게 각각 daily 총 2,880개의 $COMP 토큰을 지분에 따라 reward로 지급하기 시작한 뒤부터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reward로 받은 $COMP token이 가치가 없는 기념화폐가 아닌 무려 코인 베이스에 상장하여 가격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더 이상 Lending 과 Borrowing을 위해 컴파운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COMP token을 채굴해서 돈을 벌기 위해 컴파운드를 사용하게 되었고, 이 결과 컴파운드의 TVL (Total Value Locked)은 1주일 만에 약 6배가 증가하게 되었다.

2020년 6월 15일 이후 약 1주일만에 TVL이 $100m -> $600m으로 상승하게 되었다.

(출처 : DefiLlama)

1.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디파이를 폰지로 오해하는 것이 바로 이 '높은 수익'에서부터 오는 의구심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컴파운드에서는 Lender / Borrower 각각에게 total 2,880개의 Token을 매일 배분하였는데, $COMP 가격을 $100라고 가정해도 하루 총 이자만 $288,000, 일 년이면 $ 105,120,000 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오게 된다.

즉, 만약 컴파운드에 예치 되어 있는 자산이 총 $100,000,000 (1억 불) 이라고 가정한다면, 예치자들은 $COMP 채굴 수익으로만 1년에 무려 105.12%의 기대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디파이에서 표현되는 APR에는 이렇게 채굴되는 Token의 1년 가치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마치고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절대 아니다. $COMP Token뿐 아니라 대부분 채굴 토큰의 가치는 수시로 변하고 그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APR은 언제든 줄어들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COMP 가격이 높을 때, APR의 대부분은 $COMP Token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2. 단순히 뒤 투자자들의 돈으로 앞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위 식에서 $Comp Distribution (%)는 $Comp Token 개수 * $Comp Token 가격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에서 $Comp Token의 가격을 $100로 가정해 APR을 계산했는데, 가격이 떨어져 $10가 된다면 APR도 당연히 10.512%로 10토막이 나기 마련이다.

위 APR의 대부분이 $Comp Distribution으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Comp Token의 가격은 높은 APR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Token의 가격은 어떻게 해야 오를까? 그렇다. 너무 당연하게도 뒤 투자자들의 돈이 들어와 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매일 2,880 * 2 개씩 꾸준히 풀리는 $Comp Token의 가격은 꾸준히 떨어질 것이고, APR 역시 하락해 결국 Protocol의 경쟁력은 끝없이 약해질 것이다.

$Comp Token 가격. (출처: 코인게코)

이러한 점도 마찬가지로 디파이가 폰지구조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뒤 투자자들의 돈이 들어와 Token의 가격을 지지하고 받쳐줘야지만, 앞에서 투자한 투자자들이 표시 이율만큼 이자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히 해야 할 건, Lending Interest (=Borrower가 해당 자산을 빌려 감으로써 내는 이자)는 작지만 분명히 있기 때문에 Compound 모델은 확실히 폰지구조가 아니다.

Compound에서 USDC의 Lending Interest(%).

Borrower들은 3.1%를 내고 Lender들은 1.49%를 이자로 받는다 (12/16 기준)

(출처 : 컴파운드)

펌 : 코인니스 커뮤니티 - 전문가 라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