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의도는 지난주 집회보다 체감상 2배는 많은 인원이 몰려서 진짜 인파, 말그대로 사람 파도 수준이었습니다.

 줄 통제하는 자원봉사자 분들, 정당 참여자 분들, 경찰 분들 목이 터져라 안전을 위해 수고해주시고

 얼굴 붉히지 않고 친절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오늘 겪은 분들은 모두 표정이 밝았습니다.)

 지하철 내려서 여의도 가는 버스가 다 만차라 서강대교를 건너서 왔는데요. 

 30여분 정도를 수많은 사람들이 30cm 정도 간격으로 모여서 옹기종기 건너다보니 본의 아니게 앞뒷사람 대화가 다 들리더라구요.

 제 앞에 계신 50대 남성 분은 자녀분과 통화하면서 가시는데 바람은 찬데, 햇볕도 따뜻하고 무엇보다 너 나이 또래(자녀분 또래) 애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 정말 기분이 좋다, 오늘 느낌이 좋다 (탄핵 표결 전 시간대였어요.) 말씀하셔서 저도 그냥 같이 흐뭇했구요.

제 뒤에 계신 20대 여성분은 두분이서 친구분 같았는데.. 데이 나이트 교대근무 뛰고 시위 참여하고 하니까 도저히 시간이 안나고 

기력이 없어서 집 가면 유니폼 빨래만 돌려놓고 대짜로 뻗어서 누워만 있는다, 요즘 진짜 너무 힘들다 우리 먹고 살기도 바쁜 사람들인데 

진짜 애네들 너무 ��질(?)난다 만담해주셔서 조금 피식 웃기기도 하고 공감도 가고 너무 멋있다 느꼈습니다 ㅎㅎㅎ

하나같이 다들 가결 확신하는 모습 그리고 그 확신을 확인하고 환호하는 모습에서 살짝 눈물도 날뻔 했었어요.

연세 있으신 분들은 많이 우시기도 하더라구요. 다만세 울려 퍼질 때는 진짜 소름이었습니다.

시위 참여자 분들의 편의를 위해 화장실 개방으로 건물 관리해주시는 직원 분들에서부터 

1987 영화에서 보던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주먹밥 나눠먹는 결연함 까지는 못하겠지만.. ㅎㅎㅎ
선결제 주문 받아가세요 대문짝만하게 적어둔 편의점, 음식점, 카페들..

그리고 탄핵 가결 이후 빠져나가면서 혼란없이 다들 자기 근처에 있는 피켓, 쓰레기 가방에 넣어 가는 모습까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는 현장에 미약하나마 동참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매스컴 보면 2030 여성이 많다 50대 남자가 많다 이러잖아요. 그냥 오늘 제가 느끼기로는 그냥 온 국민이 다 모였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어요. 누가 많다 적다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았고 젊은 사람들이 특히 많았습니다.

아직 첩첩산중 가야할 길이 많지만 국민들이 함께 한다면 다 극복해낼 수 있을 것 같단 믿음이 생겼어요.

긴장이 풀렸는지 조금 감기 기운이 올라와서 약먹고 자려던 차에, 이 기분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연습장(?)삼아 주절주절 남겨봅니다.

정말 추웠지만 또 너무 뜨거운 하루였습니다.

더 좋은 날이 오겠죠? ㅎㅎㅎ 모두들 고생 많으셨고,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