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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오늘 나온 경향신문 기사다. 오늘쯤 나도 이런 취지 글을 쓸까 했는데, 안 써도 되겠다. 아주 중요한 글이 중요한 때 나왔다. 검사들이 좀 당황했을 것이다. 어찌 알았지, 우리 속내를...하면서 ㅎ

오늘 공수처와 검찰이 사건 이첩을 위한 논의를 한다더니 합의안이 나왔다. 검찰이 우두머리 윤석열과 이상민을 공수처로 넘기고 다른 건은 그대로 수사하기로 했단다. 일단 나로서는 며칠간 줄기차게 떠든 성과가 있다 싶어 보람?이 느껴진다. 검찰이 윤석열 내란을 징검다리 삼아 개혁의 칼날을 피해갈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사라진 건 아님)

검찰은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공수처니 경찰이니 그냥 다 뭉개고 자기들이 도리를 치고 갈지, 아님 협상을 할지를. 처음 전술은 전자였다. 수사 속도를 내고, 검찰의 화려한 수사력을 뽐내면 이 전술이 먹힐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수십년간 언제나 먹혔던 전술이었고.

근데 이번엔 달랐다. 내란 수사 초장부터 검찰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사를 잘 하는데도 그랬다. 기존 전술이 안 먹힌다. 첨 보는 현상이다. 검찰은 아마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택한 게 후자. 먹을 거 먹고 내줄거 내 주기를 택했을 것이다. 판이 바뀌었으니 어쩔 수 없이.

검찰 입장에서 나쁜 선택은 아니다. 군 지휘관들에 대한 신병을 모조리 획보했으니 탄핵심판이든, 내란 등 사건 재판이든 검찰은 어디든 끼어들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검찰의 수사력과 재판 운영능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해 오면 보강수사 등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여론을 다시 검찰 친화적으로 바꿀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아마 그런 등의 판단으로 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선택했을 것이다. 어쨌든, 일단은 잘 된 일이다. 

경향신문 기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검찰이 함부로 사건을 매듭짓지 못 하게 하는 일이다. 감시해야 한다. 큰 의미는 없지만, 검찰이 사건의 중심을 윤석열이 아닌 김용현으로 만들려 했다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주장 같은 것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윤석열 등 내란 책임자 처벌이 목표가 되어선 안된다. 사회 대개혁으로 나가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그간 여러 민주 정부가 못 한 일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검찰개혁은 1순위 과제다. 이걸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