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원(乾元) 원년(758) 오월 임신일에 회흘 사신 다해아파(多亥阿波) 등 80명이 흑의대식(黑衣大食) 추장 각지(閣之) 등 6명과 함께 황제를 알현하는데, 궁문에 와서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자 통사사인(通事舍人)이 바로 이들을 좌우로 나누어 동문과 서문으로 동시에 들어오게 했다. 유월 무술일에 회흘 사신을 위해 자신전(紫宸殿)  앞에서 연회를 베풀어주었다.

-구당서 외국열전 회흘 기록 중.

이는 보시다시피, 회흘국(회골국, 위구르 왕조) 사신단과 흑의대식국(백의대식국, 대식국, 이슬람 왕조. 당시 우마이야 왕조, 아바스 왕조) 사신단이 중국 당나라 조정에 입조해서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었는데, 중국 당나라 조정에서는 둘의 국제적 위상을 동급으로 간주해 이 두 사신단을 좌우로 나누어 동문과 서문으로 동시에 들어오게 조치했다는 기록입니다. 즉, 위구르 왕조와 이슬람 왕조의 국제적 위상은 동급이였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지요. 즉, 서구(서역, 서양)권의 최선진국, 최강대국인 이슬람 왕조는 당시의 위구르 왕조급으로 간주된 것이지요. 중국과 맞먹지 못한 북방 왕조급(흉노족의 흉노국, 돌궐족의 돌궐국, 거란족의 요나라보다 한 단계 아래의 북방 왕조급이라고나 할까요? 여기서 흉노국은 동시기의 중국의 한나라에게 섬겨졌고, 돌궐국은 수나라와 당나라 사이 시기의 중국의 각 군웅들과 당나라의 건국자, 초대 임금인 고조 이연에게까지 섬겨졌었죠.)이 이슬람 왕조의 역량으로 간주된 것이라고나 할까요.

포감국(蒲甘國)이 숭녕 5년(1106)에 사신을 보내 입공한지라, 조서를 내려 예질(禮秩)을 주련(注輦)과 동일하게 대우하도록 했다. 상서성에서 상언하기를, “주련은 삼불제에 역속(役屬)한지라, 희녕(熙寧) 연간(1068~1077)에는 칙서를 대배지(大背紙)에 작성한 뒤 상자[匣]에 넣어 보자기[襆]로 묶게 했으나, 오늘의 포감국은 대국의 왕(大國王)이 되었으니, 작은 속국으로 낮춰볼 수 없습니다. 대식(大食)이나 교지(交阯)와 같은 제 국가들에 대한 예절에 준하여 무릇 조서를 작성할 때에는, 배면에 금화(金花)를 수놓은 비단을 댄 백지[白背金花綾紙]에 글을 쓰고, 사이사이를 금으로 도금한 자물통[管籥]에 넣은 뒤, 금견(錦絹)으로 묶어 함봉한 뒤에 보내야합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따르게 했다.

-송사 외국열전 포감 기록 중.

이것은 포감국 곧 미얀마의 바간 왕조가 중국의 송나라의 조정에 입조해와서 중국의 송나라를 섬겨온 기록들 중 하나인데요. 보시다시피, 중국의 송나라 조정은 미얀마의 바간 왕조가 강성해진 것을 십분 반영하여서, 처음에는 주련국 곧 인도의 남부 방면에 본거지를 둔 촐라 왕조와 동급으로 보았다가, 이후에는 대식국 곧 이슬람 왕조, 교지국(안남국, 월남국) 곧 베트남(북베트남이 본류이지요.)에 준하는 대접으로 상승시키기까지 한 기록인데요. 보시다시피, 서구(서역, 서양)권의 최선진국, 최강대국인 이슬람 왕조가 베트남급으로 간주되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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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면, 중국과 맞먹지 못한 북방 왕조(유연[연연]국, 후돌궐국 곧 돌궐 제 2왕조, 회흘국[회골국] 곧 위구르 왕조 정도이지요.), 베트남(교지국, 안남국, 월남국. 북베트남을 본류로 하지요.)급이 동아시아(동북아시아)문명권 이외의 국가들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점이여왔음을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역대 왕조(고조선~조선)들은 말 그대로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범접할 수 없는 다른 차원 곧 전세계의 압도적인 일등국으로 간주되왔구요. 종합적인 선진화 수준도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 중 유일무이하게 중국과 동급으로 여겨져오기도 했구요. 단지 한국의 규모가 중국의 규모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 뿐이였지요. 이러한 것들이 근현대사가 시작되는 기원후 1800년대 중반 이전의 시대 동안 변하지 않은 관례나 다름이 없었다고 파악해도 무방하지 않나 싶습니다. 유익한 참조가 되어드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