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락국(日落國)은 영락 연간(1403~1424)에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홍치 원년(1488)에 그 나라 왕 역사한답아노밀첩리아(亦思罕答兒魯密帖里牙)가 다시 공물을 바쳤다. 사신이 상주(上奏)를 하여 모시·생사(生絲)·하포(夏布)·자기 등을 얻기를 청하니, 조서를 내려 모두 지급해 주었다.

-명사 외국열전 일락 기록 중.

이는 일락국 곧 로마 교황청이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 입조해서 중국의 명나라 조정을 섬겨온 기록입니다. 이 시대 당시는 르네상스 이탈리아 시대 당시의 로마 교황청이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 입조해온 것인데요. 여기에서 로마 교황청의 교황의 이름으로 언급된 이른바 '역사한답아노밀첩리아' 는 알렉산더(역사한답아) 로마(노미, 노밀) 춰리아(첩리아, 교황청) 곧 당시 로마 교황청의 교황을 역임하고 있던 알렉산더 6세를 뜻하는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죠. 또, 일락국의 일락은 유럽의 음차(음역)입니다. 이탈리아에 위치한 로마 교황청이 유럽(유럽권, 유럽권역, 유럽문명권)의 중심 역할을 했기에 유럽 그 자체로 불리었고, 이 유럽이 일락으로 음차(음역)되어 기록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 대한 음차라면 '구라파' 를 흔히들 떠올리는데, 이렇게 유럽을 '일락' 으로 음차해서 기록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요.

천방(天方)은 고대의 균충(筠沖) 땅으로, 일명 천당(天堂)이라고도 하고, 또 묵가(默伽)라고도 한다. 수로(水路)로 홀노모사(忽魯謨斯)에서 40일 걸려 비로소 이르고, 고리(古里)에서 서남 방면으로 가면 3개월 걸려 비로소 이른다. 그들 조공사신은 대부분 육로(陸路)를 따라 가욕관으로 들어왔다.

-명사 외국열전 천방 기록 중.

선덕 5년(1430)에 정화(鄭和)가 서양(西洋)으로 출사할 때, 나누어 파견한 한 무리가 고리(古里)에 이르렀다. 고리에서 파견한 사람이 천방으로 간다는 말을 듣고, 이에 사람을 보내 화물(貨物)을 가지고 그 배에 태워 함께 가도록 하였다. 오고가는 데 1년이 걸렸는데, 기이하고 진귀한 보물 및 기린·사자·낙타·닭을 매입하여 돌아왔다. 그 국왕도 배신(陪臣) 을 조공사신에 딸려 보내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선종(宣宗)은 기뻐하며, 등급을 올려 하사품을 주었다. 정통 원년(1436)에 비로소 조와(爪哇)의 진공선(進貢船)에 태워 돌아가도록 명하고, 채폐 및 칙서를 하사하여 그 국왕을 표창했다. [정통] 6년(1441)에 왕이 아들 새역득아력(賽亦得阿力)과 사신 새역득합삼(賽亦得哈三)을 보내어 진귀한 보화를 가지고 내조하여 공물로 바쳤다. 육로로 합날에 이르러서 도적을 만났는데, [도적이] 사신을 죽였으며, 왕의 아들의 오른손에 상처를 입히고 공물을 다 빼앗아 달아나니, 수신에게 명하여 조사하여 치죄(治罪)토록 하였다.

-명사 외국열전 천방 기록 중.

성화 23년(1487)에 그 나라 안의 회회(回回) 아력(阿力)이, [그의] 형 납적(納的)이 중원을 유력(遊歷)한 지 40여 년이 되었기에 운남(雲南)에 가서 찾고자 하였다. 이에 많은 보물을 가지고 만랄가에 이르러 행인(行人) 좌보(左輔)의 배를 타고, 장차 경사로 들어와 진공하고자 하였다. 광동에 이르러 시박(市舶) 중관 위권(韋眷)에게 착취당하였다. 아력이 원한을 품고 경사에 이르러 호소하였다. 예부의 관원이 그 공물의 값을 헤아려 그에게 보상해주고, 운남에 가서 형을 찾는 것을 허락해 줄 것을 청하였다. 당시  위권 은 치죄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먼저 궁내[의 권귀(權貴)]에게 사적으로 부탁하였다. 성화제는 이에, 아력이 간첩이 되어 진공을 핑계로 악행을 일삼는다고 질책하고, 광동 수신으로 하여금 [그를] 내쫓아 돌려보내도록 하니, 아력은 이에 큰 소리로 울면서 떠나갔다. 홍치 3년(1490)에 그 왕 속단(速檀) 아흑마(阿黑麻)가 사신을 보내어 살마아한·토로번과 함께 말·낙타·옥석을 바쳤다.

-명사 외국열전 천방 기록 중.

정덕 초에, 정덕제가 어마태감(御馬太監) 곡대용(谷大用)의 진언에 따라 감숙 수신으로 하여금 여러 번국(番國)의 과마(騍馬)·선마(騸馬)를 찾아 구하도록 하였는데, 번사(番使)가 좋은 말은 천방에서 나온다고 말하였다. 수신은 이에 여러 번국의 조공사신에게 효유하여 그 국왕에게 전달토록 해, 그들로 하여금 입조하여 공물로 바치도록 하자고 청하였다. 병부상서(兵部尙書) 유우(劉宇)는 중관의 뜻에 영합하고자 하여, 수신으로 하여금 사신과 통사(通事)를 잘 가려 뽑아 직접 여러 번국에 이르게 하여 효유토록 하자고 건의하니, [정덕제가] 이를 승낙하였다.  [정덕] 13년(1518)에 국왕 사역파랄극(寫亦把剌克)이 사신을 보내어 말·낙타·사폭(梭幅)·산호(珊瑚)·보석·어아도(魚牙刀)  등 여러 방물을 바치니, [정덕제는] 조서를 내려 망룡금직의(蟒龍金織衣) 및 사향(麝香)·금은으로 된 기물(器物)을 하사하였다.

-명사 외국열전 천방 기록 중.

천방은 서역에서 대국인데, 사시(四時)가 모두 여름 같고, 비·우박·서리·눈이 없지만 오직 이슬만은 매우 많아 초목이 모두 이에 힘입어 잘 자랐다. 토양은 비옥하여 조·밀·검은 기장이 풍성했다. 사람들은 모두 키가 크고 풍채가 좋았다. 남자는 삭발한 뒤 포(布)로 머리를 둘렀다. 여자는 머리카락을 묶고 머리를 가려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았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회회(回回)의 교리(敎理)를 만든 시조(始祖)가 마합마(馬哈麻)라는 자인데, 처음 이곳에서 포교하였고, 사후(死後)에 이곳에 매장되었다고 한다. 묘의 꼭대기에는 항상 불을 밝혀 놓아서 밤낮으로 꺼지지 않았다. 후세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을 준수하여 오랫동안 쇠락하지 않았고, 그런 까닭에 사람들은 모두 선행에 힘썼다. 나라에 착취가 없었고, 또한 형벌이 없어 상하가 편안하고 화목했으며, 도적이 일어나지 않아 서방에서는 낙국(樂國) 이라 일컬어졌다. 습속은 금주(禁酒)하였다. 예배하는 사원(寺院)이 있어서 달이 처음 떠오를 때 그 국왕 및 신민(臣民)들은 모두 하늘에 배례하는데, 큰 소리로 칭양(稱揚)하는 것을 예(禮)로 삼았다. 사원은 사방으로 나뉘어져 있고, 한 쪽 방면이 90간(間)이어서 합하여 360간이었는데, 모두 백옥(白玉)으로 기둥을 세우고, 황감옥(黃甘玉)으로 지판(地板) 을 만들었다. 전당(殿堂)은 오색의 섬돌로 만들었는데, 사방이 정수리가 평평하였다. 안으로는 침향(沈香) 의 큰 나무로 들보를 만든 것이 다섯이었고, 또 황금으로 누각(樓閣)을 만들었다. 당(堂) 안의 담은 모두 장미로(薔薇露) ·용연향(龍涎香) 을 흙과 섞어 만들었다. 문을 지키는 것은 두 마리 검은 사자였다. 당(堂)의 왼쪽으로는 사마의(司馬儀)의 묘(墓)가 있는데, 그 나라에서는 성인(聖人)의 무덤이라고 칭하였다. 흙이 모두 보석이어서 담을 두르면 곧 황감옥(黃甘玉)이었다. 양 옆으로는 여러 조사(祖師)가 전법(傳法)하는 전당(殿堂)이 있는데, 또한 돌로 축성(築成)하였고, 모두 극히 장엄하고 화려하였다. 그들이 회회교(回回敎) 를 숭상하는 것이 이와 같았다.  오이·과일과 여러 축산(畜産)은 모두 중국과 같았다. 서과(西瓜)·감과(甘瓜)는 한 사람이 들 수 없을 정도였고, 복숭아는 무게가 4~5근이었으며, 닭과 오리는 무게가 10여 근이었는데, 모두 여러 번국에 없는 것이었다. 마합마(馬哈麻)의 묘 뒤에 우물 하나가 있는데, 물이 깨끗하면서 달았다. 바다로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우물물을] 길어서 [가지고] 갔는데, 태풍을 만나서 그 우물물을 바다에 뿌리면 곧 [바람이] 그쳤다. 정화(鄭和)가 서양으로 출사할 당시 그들의 풍속과 물산을 전한 것이 이와 같았다. 그 후에 왕이라고 칭한 자가 20~30명에 이르렀고, 그 풍속도차 처음만 같지 못하였다.

-명사 외국열전 천방 기록 중.

천방은 곧 이슬람권역, 이슬람교의 양대 성지(천방[메카의 음차.], 묵덕나[메디나의 음차.])이자 현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메카입니다. 이 메카에서 중국 명나라의 조정에 입조해 중국의 명나라 조정을 섬겨온 기록들입니다. 또,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처음으로 이슬람교를 포교한 곳이자, 무함마드 본인이 죽고 묻힌 곳이라는 상징적인 곳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큰 곳이라고 할 수 있지요.

묵덕나(默德那)는 회회의 조국(祖國)인데, 위치는 천방과 가까웠다. 선덕 연간(1426~1435)에 그 추장이 사신을 보내 천방의 사신과 함께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지만, 후에는 다시 이르지 않았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 처음에 국왕 모한맥덕(謨罕驀德)이 태어나면서 신령(神靈)스러워, 서역의 여러 나라가 모두 신복(臣服)하였고, 여러 나라에서 별암발이(別諳拔爾) 로 존칭하였는데, 천사(天使)라는 말이었다. 나라 안에 경서(經書) 30책이 있었으니, 모두 3,600여 단(段)이었다. 그 책은 옆으로 [글씨가] 쓰여 있었고, 전서(篆書)·초서(草書)·해서(楷書)의 3종 글자체를 겸용(兼用)하였는데, 서양의 여러 나라에서 모두 이를 사용하였다. 그 종교는 하늘을 받들어 섬기는 것을 주로 했지만, 신상(神像)은 두지 않았다. 매일 서쪽을 향하여 경건하게 예배하였다. 해마다 1개월은 재계(齋戒)하며, 목욕(沐浴)하고 옷을 바꾸었으며, 거처는 반드시 상주(常住)하는 곳을 바꾸었다. 수(隋)나라 개황(開皇) 연간(581~600)에 그 나라의 살합팔살아적간갈사(撒哈八撒阿的干葛思)가 처음으로 그 종교를 전하여 중국으로 들여왔다. 원나라 때에 이르러 그 나라 사람이 사방으로 두루 퍼졌는데, 모두 그 가르침을 지키어 바꾸지 않았다.  나라 안의 성지(城池)·궁실(宮室)·시사(市肆)·전원(田園)은 중원과 대체로 비슷하였다. 음양(陰陽)·성력(星曆) ·의약(醫藥)·음악(音樂) 등 여러 기예가 있었다. 직문(織文)·제기(製器)는 더욱 정교하였다. 추위와 더위가 절기에 순응하였고, 사람은 은실(殷實)하고 물자는 풍성했으며, 오곡과 육축(六畜)이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풍속은 남을 살해하는 것을 꺼려하고,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 항상 백포(白布)로 머리를 가렸으며, 비록 다른 나라를 가더라도 또한 그들의 습속을 바꾸지 않았다.

-명사 외국열전 묵덕나 기록 중.

묵덕나는 현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메디나의 음차입니다. 이슬람권역 및 이슬람교의 양대 성지(천방[메카의 음차.]. 묵덕나[메디나의 음차.])이기도 한데요. 이 곳은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위 기록들을 보면, 마합마, 모한맥덕으로 음차되있네요.)가 태어난 곳이여서 이 때문에 신령스러운 곳으로 여겨져서, 서역(서양)의 모든 나라들이 신복(복속, 신속)하였고, 서역, 서양의 여러 나라(모든 나라)에서 별암발이로 칭송하였는데, 이는 동양문명권식 표현으로는 천사(天使)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 입조해와 중국의 명나라 조정을 섬겼다고 합니다.

그럼, 중국의 명 조정에서 자국의 조정(중국의 명 조정)에 입조하여서 자국의 조정을 섬겨오는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 중에서 가장 극진하게 대접해온 국가는 어디였을까요?

좌의정 최윤덕(崔閏德)과 참찬(參贊) 조계생(趙啓生)과 도승지 신인손(辛引孫)이 사신(중국의 명나라 사신단 정사를 의미합니다.)을 벽제역(碧蹄驛)에서 위로하여 보내니, 사신이 인손에게 말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