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옹호' 댓글 급증? 보수 커뮤니티유튜브 '좌표' 찍었다

'윤석열 옹호' 댓글 급증? 보수 커뮤니티·유튜브 '좌표' 찍었다

주요 언론사 베스트 댓글 차지한 ‘윤석열 옹호’ 댓글들
‘화력지원앙망’ 여론전 호소하는 보수 커뮤니티 글 확산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댓글 작업 방법 설명하기도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을 수호해야 한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댓글이 체포 국면에서 확산되고 있다. 보수성향 커뮤니티와 유튜버를 중심으로 '좌표 찍기' 등 댓글 여론전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실제 어떤 방식으로 여론을 바꿀 수 있는지 직접 시연하는 유튜버도 있었다.

네이버 기준 '댓글 많은 뉴스' 순으로 봤을 때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린 주요 언론사 중 순위권 댓글은 대부분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내용이었다.

7일 오후 6시 기준 2415개의 댓글이 달린 6일자 한국경제 <유승민 "이재명, 벌써 대통령 된 듯 오만하게 행동"> 기사에서 3775개의 추천을 받은 댓글은 "겁박과 탄핵으로 행정부 마비시키는 것이 내란이다. 작금의 사정 내란 수괴자 전과4범 범죄자 재명이를 구속시키자"이다.

1098개의 댓글이 달린 6일자 YTN <윤 대통령 측, 공수처장·경찰청 차장 등 11명 고발> 기사엔 "계엄 잘했다. 민주당 부정선거 관련 입도 뻥끗 안하지? 얘네가 왜 암말도 안할까. 아니라고 왜 말 못할까" 댓글이 1524개의 추천을, "멸공! 윤대통령님 지지합니다! 혼자 이 큰 싸움 하시게 해서 미안합니다" 댓글이 946개의 추천을 받았다.

▲ 연합뉴스 '경찰 "경호처 또 막으면 체포검토…2차집행 尹체포 적극 시도"(종합)'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들.

중앙일보 <수사기관 닦달하다 스텝꼬인 민주당…'崔탄핵 카드' 또 만지작> 기사엔 "가만히 있으면 나라가 중국 매국노들에게 점령당하고 국민들은 자유를 빼앗기고 생명과 재산을 위협받게 돼요" 댓글이, 연합뉴스 <경찰 "경호처 또 막으면 체포검토…2차집행 尹체포 적극 시도"(종합)> 기사엔 "나라가 미처돌아가는구나. 경찰 조무랑이가 대통령을 체포하는 세상" 댓글이 1000개 넘는 추천을 받아 댓글 순위권에 자리했다.

영장 발부로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될 위기에 처하자 지지층의 여론전 양상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서 한 네티즌은 6일 <내전 발생전에 네이버 먹어야된다> 글에서 "내전 발발하면 지휘관급들도 선택을 해야되는데 이 사람들이 디씨여론보고 선택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네이버에서 계속 우리 세를 보여줘야 이 사람들도 결심을 할 수 있다"고 했다.

▲ 7일 올라온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게시글.

다른 네티즌은 7일 <다들 네이버 댓글에 부정선거 언급 꼭 하셈> 글에서 "부정선거 무조건 물고 늘어져야 돼. 지금 상황보니 부정선거 조금씩 흐려지는 모양새인데, 결국 이 모든 일에 발단은 부정선거임. 우리조차 부정선거에 대한 여론이 좀 약해진 거 같음. 제발 네이버 댓글에 부정선거 언급해서 다시 불 지피자"고 했다. 텔레그램 링크를 공유하며 "어떤 기사를 올려도 우리 껄로 베댓(베스트 댓글) 까는 희열이 제일 즐거움"이라는 네티즌도 있었다.

일간베스트도 유사한 분위기였다. 특정 기사의 링크를 첨부하며 '뉴스댓글 비추 박자. @화력지원앙망@' 등의 글이 다수 보였다. 어떤 네티즌은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댓글이 다수 쌓이자 "네이버 댓글여론 완전히 돌아섰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네이버에 각 언론사 댓글과 추천봐라. 180도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을 조작한다며 고발한 바 있는 '신남성연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댓글 작업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영상 제목은 <[댓글전쟁 LIVE] 좌파들이 점령한 네이버 댓글 전부 정화 하겠습니다. 모두들 들어오세요. 좌파들 왜? 열받아? 어쩌라고 ㅋㅋ>이다.

영상에서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대한민국 시민들의 정치 수준을 높게 보시면 안 된다. 여러분들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에 '개돼지' 비율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어떤 뉴스가 나올 때 뉴스 기사 타이틀을 아래 베스트댓글만 보고 상황 파악을 한다. 기사 내용을 자세히 보고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인규 대표는 "언론이 좌편향돼 있기 때문에 윤석열 탄핵이 정당하다는 식으로 기사를 일부러 내고 뉴스 댓글에 페미들, 좌파애들이 베스트 댓글을 점령한다. 이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 신남성연대 유튜브 라이브 갈무리. 댓글 작업 하기 전 MBC 기사의 베스트 댓글이다.

▲ 댓글 작업이 이뤄진 후 (8일 10시경) MBC 기사 베스트 댓글이다. 180도 여론이 바뀐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좌표찍기' 여론전 방식이 합법이며 카카오톡 대신 신고가 통하지 않는 텔레그램과 디스코드 등의 플랫폼을 이용하라는 구체적인 안내도 있었다. 해당 플랫폼의 대화방 링크를 방송에서 공지하면 그 링크로 들어가 대화방에서 기사 링크를 공유한 뒤 이용자들이 직접 댓글을 달거나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댓글에 추천을 누르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댓글엔 비추천을 누르는 방식이다.

배 대표는 "추천, 비추천 누르는 게 딱 50개밖에 안 된다. 총알을 아껴써야 한다"며 "제가 좌표를 드릴 것이다. 좌파 댓글이 보인다? 비추천을 누르는 것이 먼저다. 폭동을 제압하는 것부터가 순서"라며 "그 다음에 우파쪽 댓글에 추천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베스트 댓글 순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해당 라이브에서 배 대표가 예시로 든 건 <"MBC에는 답을 안 하겠다" ‥대전시장 '입틀막' 언론관> 기사다. 방송 당시 703개에 달하던 댓글은 현재 1372개로 늘었다. 6일 방송 당시엔 "계엄 터진 상황에 집에서 보고받고 마누라랑 밤샜다는 게 자랑이냐"는 내용과 "비판적인 언론에 귀를 닫고 내란 범죄자를 옹호하는 저런 자가 시장이라니"라는 내용이 각각 베스트 댓글이었는데 8일 오전 10시 현재는 "MBC랑 JTBC는 진짜 한번 다 뒤집어 엎긴 해야한다", "나였어도 좌비씨엔 답안함" 댓글이 베스트 댓글이다. 각각 166개, 25개에 불과하던 공감수는 현재 3787개, 2609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