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남자분들께서 IT쪽 지식과 인사이트가 더 있으실거 같아, 오래전에 가입만 해둔 이 사이트에 글을 올려봅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길이 조금 깁니다ㅠ 나름의 정리를 한다고 하긴 했는데 조금 길어진 글,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2년 2개월간 S22가 공식적으로 어제 삼성서비스센터에서 사망선고를 받았습니다. 엊그제 삼성서비스센터에서 초기화 받았고, 앞으로 쓰는데 문제 없을거라고 했는데, 하루만에 사망한 거거든요. 하루만에 그러니 뭔가 아직도 화가나고 억울해서요. 문제가 생겼던 시점 순서대로 정리해 볼게요.

1. 침수, 충격 등의 물리적 파손이 없이 2년 2개월째 잘쓰고 있던 S22가, 13일 전 1.2 부터 터치반응이 느려지고, 앱구동이 버벅이고, 자가재부팅을 몇번 시작하더니 1.3일 금요일에는 아예 패턴입력해도 홈화면으로 들어가지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더니 왼쪽 상단에 SafeMode System ui 라는것이 뜨더니 화면이 흐려진 상태로 제가 설정한 배경화면이 아닌 디폴트 배경화면으로 바뀐 채 홈화면 진입이 되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와중에 리커버리 모드로 초기화? 진행하는 자잘자잘한 영문 뜨는 화면도 뜨고, 가슴 조마조마한 여러 화면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2. 삼성서비스센터 가면 되겠지 하고 삼성으로 급히 갔더니, 제 상황이나 폰의 상태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이경우 데이터가 모두 삭제될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작업을 해야된다며 일단 데이터삭제 가능성에 동의 서명을 하라길래 조금 당황했습니다. 제 폰을 더 들여다 봐주길 바랬는데, 데이터는 무조건 삭제된다는 전제로 말만 하길래 일단 데이터복구부터 해야된다고 생각하여 센터에서 준 복구사설업체 명함이 있어 전화를 했고, 좀 미덥잖아 이후 한 10군데 복구업체에 전화해본것 같습니다.

3. 전화를 쭉 돌리고 느껴지는게, 사실 데이터복구라는게 사기도 많고 가능성도 희박한 작업이라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두업체랑 통화해본 결과 제 상황은, S22 256GB 용량을 아무리 용량관련 경고가 떠도 정리도 하지않고 꾸역꾸역 사진찍고 자동통화녹음하고 죄다 저장해버리고ㅠ 그러면서 자동 펌웨어업데이트 소프트웨어업데이트 등 갤럭시가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본적 업데이트 조차 수행할 공간이 없이 제가 핸드폰을 정리하지 않고 마구 이용해와서, 사람으로 치면 정신병? 감기가 걸린 증상이라는 소견을 그나마 양심적인 업체에서 받았습니다. 10에 8은 무조건 CPU 메인보드 문제니 핸드폰 분해해서 메인보드에 열 가하고 납땜해서 옮긴다던데, 사진만 복구하는데 얼마, 동영상+사진 얼마, 동영상+사진+전화번호부 얼마 등 조금 터무니없는 초기작업비 등등을 요구하는데가 많았는데, 막판에 가서는 어쨌든 그렇게 물리적으로 메인보드를 건들여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 조금씩 메모리를 삭제해서 용량확보를 해서 복원시키는 법 밖에 없다고 나머지는 죄다 사기라는 소견을 받고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생각이 섰던것 같습니다 (모르겠어요 지금에 와서는 이 또한 잘못된 의견이었을수도 있을거 같아요 ㅠ)

4. 제 핸드폰의 문제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새벽에 이루어지는 핸드폰 업데이트마저 불가할 정도로 제가 사진찍어대로 자동통화녹음 몇년치 안지우고 용량을 꽉 채워 쓰고있었던 것만이 문제인걸 너무 잘 알기에 (그 외에는 충격이고 침수고 아무문제 없었고 잘만 써왔습니다.. 게임하는것도 전혀 없었고, 대부분 뱅킹앱, 쇼핑앱,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파포, 엑셀 작업을 폰에서 한정도..?), 정신이 아픈데 메인보드를 꺼내어 사람으로 치면 외과적 수술을 할필요는 전혀 없다는 의견을 준 업체중 하나에 맡겼습니다. 가상메모리로 빼서 캐시를 조금씩 삭제하여 일단 홈화면진입을 해서 그때 잽싸게 필요없는 파일들을 정리해서 원래 상태로 복구를 하는게 그 사장님 말씀이셨습니다. 성공보수 19만원, 실패할경우 수고비 5만원으로 불러주셨고, 해주시는 말씀이나 접근방법이 무조건 기판 뜯어서 열가해야한다고 메인보드 바꾸라는 양아치나 사기같지 않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이용하기로 판단을 내렸습니다.

5. 문제가 발생한 1.3일 다음날인 1.4일에 맡겼고, 장장 1.10일까지 6일을 작업해 주셨으나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데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상황 업데이트 해주시고 어느정도 진전사항이 있을때 업데이트 다 해주신 점, 결국 성공하지 못한부분에 아쉬워 하신점을 제가 알아서, 5만원을 지불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때 이 사장님이 초기화를 한다면 데이터는 날아가지만 다시 핸드폰만이라도 잘 쓸수 있을거라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또 전화해본 처음에 이거 용량초과 문제라고 메인보드 건들면 안된다는 타업체도, 데이터복구가 리스크 큰거같고 폰이라도 살리고 싶다면 초기화 하는편이 나을거라고 했습니다.

6. 다만 이곳에 핸드폰을 맡길 1.4일의 시점에는 더 이상 자가재부팅을 하지도 안전모드도 아닌, 홈화면만 들어가 지지 않는 안정적인 상태였는데, 맡기고 나서는 같은 화면이지만 안전모드 + 비행기모드로 변해버린게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습니다. 뭐가 잘못된거 같았는데 표현을 못했어요..

저는 여기서 조금씩 마음을 비우고, 2년 2개월의 데이터가 날라가더라도 초기화를 해서라도 핸드폰은 써야겠다라는 마음의 준비를 조금 시작하기는 했습니다.ㅠㅠ

7. 또 이곳저곳 데이터복구에 대해 알아봤는데, 나름 저명(?)한 데이터복구업체는 무조건 또 메인보드 CPU 까보고 알아야 하고, 보수는 성공보수 40만원만 있고 혹시 복구가 안되더라도 핸드폰을 다시 쓸수는 있게 만들어줄거니 40만원이 아깝지 않을거라고 하셨는데.. 그 업체가 나름 정부기관에서도 이용한 업체같아 솔깃했지만 지난 2년 2개월간의 데이터중 가장 소중한게 사진+영상인데 그 중 일부를 친구와 가족에게서 받을 수 있기도 했고 40-50만원을 들여 또 방문하고, 며칠을 기다리고, 하는 모든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게 계속 피로한 부분이 있어 그냥 삼성서비스 센터에 가 초기화 깔끔히 하고 S22를 더 쓰자! 라는 결론을 어렵사리 내렸습니다.

8. 그 결론을 어렵사리 내린게 엊그제 1.13일이었고, 그 날 삼성서비스센터를 찾았습니다. 그 동안의 히스토리를 말하니, 50/50 확률이지만 핸드폰만을 살려 쓰는거 도전해볼만 하다고 기사님이 그러셨고 일전 이용한 업체처럼 소프트웨어의 문제라면 초기화 해서 못쓸거 없다는 의견이셔서. 같은 의견이셔서. 진행했습니다.

초기화 20분-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초기화 잘되었고 기능 테스팅 하니 하드에 문제없다고 나왔다고 소견듣고 나왔습니다.ㅠㅠ 이때까지는 데이터 다 날라갔어도 S22 잘 쓸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저도 나름 데이터 유실이라는 큰 손해를 감수하고 한 행동이었습니다.

9. 그런데 막 하루 지난 어제 1.14, 임시폰에 있던 뱅킹 등 앱들을 스마트 스위치로 S22로 옮기고, 다시 세팅하여 잘 쓰려고 했더니, 갑자기 또 느려지고, 터치 안먹고, 버벅대고, 앱이 응답하지 않습니다 대기, 닫기 이런 팝업이 연속적으로 뜨더니, 결론적으로는 다시 자가 재부팅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엄청나게 빠르고 많은 횟수로 자가재부팅을 연속적으로?? 하더니, 완전히 완전히 꺼져버렸습니다.

10. 바로 초기화 담당했던 엔지니어한테 갔습니다. 잠시 점검하더니 하는말이 강제 재부팅 하는 센터의 시스템을 이용해도 부팅 자체가 되지 않는걸 보니 완전히 죽었다고 말합니다. 초기화 하면 쓸수있게 해주신다고 하시지 않으셨냐, 라고 하니 사과를 합니다.. 어쨌든 확률이 50/50이라고 하긴 했으니까요. 저도 감안하고 선택한거긴 한데, 초기화 후 하드웨어 테스팅에서 긍정적 소견 주셨고 이제 잘 쓸수 있을거라고 했는데.. 하루만에 이렇게 되다니.. (이게 가능한건가요???ㅠㅠ) 어쨌든 저도 어이가 없고 화가 나기도 했는데 끝까지 응대를 해주시고 사과를 해주셔서, 작업을 진행할때 비이성적으로 응대를 받은건 아니니.. 이해하려고ㅠ 노력하며 마른 침 삼키며 센터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하루지난게 바로 오늘입니다.ㅠㅠㅠㅠ

자급제 폰이며 갤럭시 사전예약이며 알아보고 있는데, 제 노력에 대한 결과가 이렇게 돌아오니 ㅠㅠ 마음이 좋지않아 글을 올려봅니다. 저의 질문은...

1. 제가 조금 다르게 선택했거나 행동했다면 이 핸드폰을 살릴 확률이 있었을까요? 제가 내린 모든 선택이 모두 성급했던 걸까요? 주변에 IT 관련 종사자도 없었고, 친구들이나 지인들 단톡에서도 딱히 큰 응답을 못얻어 저의 나름 리서치로 행동한건데 ㅠㅠ 제가 뭘 잘못했던걸까요...

2. 첫번째 복구 실패한 업체에서도 타 업체에서도 초기화 하면 쓸수있을거라고 했고, 삼성 들렀을때도 엔지니어가 시도해봐서 핸드폰만 살려서 쓰라고 했기때문에 초기화를 큰맘먹고 진행한건데.. 이럴수도 있나요? 모두가 초기화하면 쓸수 있을거라는 의견이었는데, 기계라는게 이렇게 예상치 못하는건지, 그 사람들이 저에게 잘못된 조언을 한걸까요?? 제가 이 상황에서 누구의 탓을 할 수 있는 건가요? 너무 저 혼자 짊어지려고 하는건지...

3. 처음에 복구 실패한 업체에서 잘못되었을 수 있는 확률이 있지않을까요? 없던 비행기모드, 안전모드로 들어가져선 나오지 못했으니까요 수고비 5만원 환불해달라고 할 명분이 있을까요 흑흑

4. 초기화를 하고도 살리지 못한건, 처음에 소프트웨어 이슈라는 확신이 컸는데 결국 메인보드 하드웨어에 문제였던걸까요? 이건 아무도 모르겠죠?? 부검도 못하겠죠 기계는.. ?? 

이제와 다 사망선고 받아버린 마당에 뭐 이런게 중요하겠느냐만...

그나마 조금이나마 it 지식이 있으실 분들께 여쭙고 집단지성에 기대어 마음정리라도 하고 털어버리고 싶어서 글 올려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작은 지식의 댓글이라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