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에서는 기원후 1800년대 중반(근현대사가 시작되는 시점 곧 영국에 의해 시작된 산업혁명이 만개하는 시점이죠.) 이전의 시대 동안 우리나라의 역대 왕조(고조선~조선)들이 중국의 역대 왕조들에게 섬김을 받진 못하더라도 황제라고 칭해져서 동등하게 통호해오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보이는데요(물론, 몽골족이 수립한 중국 정복왕조인 원나라가 붕괴된 시기에서 명나라의 건국자, 초대 임금인 태조 주원장에 의해 중국이 재통일을 해내는 시기 사이에 군웅 난립 시기가 있었는데, 이 당시 중국 동해안의 군웅들인 장사성, 방국진 등이 동시기의 고려에게 섬기는 태도를 취한 바 있습니다. 또, 그 이전엔 중국이 5호 16국 시대~남북조[남북국] 시대의 시기였을 때, 중국의 요서 방면에 위치해온 북연이 동시기의 고구려에게 섬기는 태도를 취한 바가 있습니다. 현대사에 들어와선 현 중국이 기원후 1960년대에서 2000년대 전반 시점까지는 현 우리 대한민국을 섬기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통일된 상태의 중국이였지만, 현 중국이 본격적으로 부흥하기 전이였으니까요. 실제로 중국의 시진핑 현 주석이 주석이 아닌 간부급이였었던 시기인 1990년대 당시에 우리 대한민국의 방송사와의 대화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정말 배우고 싶다고 언급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사실, 이 당시의 우리 대한민국 역시 남유럽[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안도라 공국]급의 역량 곧 하위 선진국급 이였으므로 현 시점보단 못했던 시기였지요.). 사실, 이에 대해서 전혀 아쉬워할 것이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대외적 위상, 총체적 역량은 상대적인 것일 뿐더러, 기원후 1800년대 중반 이전 시대 동안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 중 중국에 대해 가장 수평적인 존재로 인준되온 국가는 한국 그 중에서도 조선이였으니까요. 이에 대해선 아래를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정동이 말하기를,

"세자를 봉하는 예(禮)에 대하여 예부(禮部)에서 전례를 상고하니, 영락(永樂) 5, 6년 사이에 본국(本國)의 세자가 조현(朝見)하였을 때에 황제께서 입었던 홍포(紅袍)를 벗어 주고 또 옷 한 벌을 내리셨습니다. 무릇 친왕(親王)이 청하여 세자를 봉하면 구류관(九旒冠)·6표리(表裏)와 인(印)을 내리는 것이 예(例)인데, 황제께서 ‘친왕의 예에 따라 관복(冠服)을 내리면 선왕(先王) 때의 전례에 어그러질 듯하니, 갑절을 더해야 마땅하다.’ 하여 특별히 12표리를 내려 왕의 나라에서 스스로 관복을 만들게 하셨으니, 황제의 은혜가 매우 큽니다."

하자, 임금이 말하기를,

"중국 조정에서 우리 작은 나라를 가엾이 여겨 표리를 후하게 내리고 또 왕의 나라에서 스스로 만들라는 명이 있었으니, 이것은 다 분수 밖의 성은(聖恩)이고 또한 대인의 힘이오."

하였다.

-성종실록 156권, 성종 14년(1483년) 7월 2일 임진 1번째기사

이는 조선국의 제 3대 임금인 태종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400년대 초반에 세자(후일 양녕대군)가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 입조하였을 때, 당시 중국의 명나라 제 3대 임금인 성조(태종, 영락제)가 자신이 입고있던 홍포를 벗어서 조선국의 세자에게 하사해주었다는 기록입니다.

‘선덕(宣德) 5, 6년 사이에 본국의 세자가 황제에게 알현(謁見)하려고 문화전(文華殿) 동문(東門) 안에 서 계셨는데, 선종 황제(宣宗皇帝)가 조회를 파한 후에 세자를 보시더니 입으신 홍포(紅袍)를 벗어서 세자에게 주셨습니다. 그 옷이 넓으며 크고 또 긴 것을 보시고 선종 황제께서 크게 웃으셨는데, 이는 조선을 대우하는 예(禮)가 두터운 것입니다. 오늘의 사량관은 바로 본국 조신(朝臣)들의 예복이어서 세자의 관(冠)으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였더니, 황제가 나의 주청한 바를 들으시어 특별히 표리(表裏)를 하사하고 또 본국으로 하여금 스스로 지어 입도록 하였므으로, 황은(皇恩)이 작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성종실록 157권, 성종 14년(1483년) 8월 11일 신미 1번째기사

이것은 조선국의 제 4대 임금인 세종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430년대때, 세자(후일 조선국의 제 5대 임금인 문종)가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 입조하였을 때, 당시 중국의 명나라 제 5대 임금인 선종(선덕제)이 조회를 파한 뒤에 조선국의 세자를 보더니, 자신이 입고있던 홍포를 벗어 조선국의 세자에게 하사해줘 이를 입게 하였는데, 그 홍포가 넓고 크고 또 긴 것을 보곤 크게 웃었다는 기록입니다. 조선국 조정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의 명나라 조정에서 조선국을 대우하는 예가 두터운 거라고 인식하고 있지요. 그 외의 특별 배려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구요. 이를 보면, 우리나라의 역대 왕조들 중에서 중국 조정에게 황제의 복식(의복)을 하사받은 왕조는 조선국이 최초 및 유일무이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명사 외국열전' 을 보아도, 당시 중국의 명나라의 역대 임금들이 자신들이 입고있던 홍포를 벗어서 하사해준 나라는 오직 조선국 뿐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황제가 홍려시(鴻臚寺)의 행인(行人) 반문규(潘文奎)를 보내 임금에게 면복(冕服)을 내려 주었다. 산붕(山棚)을 맺고 나례(儺禮)를 갖추었다. 임금이 여러 신하를 거느리고 교외(郊外)에 나가 맞이하고, 대궐에 이르러 칙서(勅書)와 면복(冕服)을 받고서 나아가 면복을 입고 행례(行禮)하였다. 그 칙서는 이러하였다.

"조선 국왕 이(李) 【휘(諱).】 에게 칙서를 내리노라. 근자(近者)에 배신(陪臣)이 와서 조회하고 자주 면복을 내려 주기를 청하므로, 이 일을 유사(有司)에게 내려보내 옛 제도를 상고해 보게 하였더니 말하기를, ‘사이(四夷)의 나라가 비록 크다 하더라도 자작(子爵)이라 하였습니다. 또 조선은 본래부터 군왕(郡王)의 벼슬이오니 오장(五章)이나 칠장복(七章服)을 내려 주셔야 옳습니다.’ 하였다. 짐(朕)이 춘추(春秋)의 의리를 생각하매, 먼 곳 사람으로 중국에 스스로 조회하면 중국으로 대접한다 하였다. 이제 조선은 진실로 먼 나라이면서도 스스로 예의(禮義)에 나왔으니 자작(子爵)이나 남작(男爵)으로 대접할 수 없다. 또 땅이 멀리 해외(海外)에 있어 중국의 사랑[寵數]을 의지하지 않으면 그 신하와 백성을 호령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특명으로 친왕(親王)의 구장복(九章服)을 내려 주며 사자(使者)를 보내 짐의 뜻을 알리는 바이다. 아! 짐이 왕에 대하여 특별히 사랑하고 흡족하게 함이 내 골육(骨肉)과 다름이 없게 함은 친애(親愛)함을 보이는 까닭이다. 왕께서는 공경하고 삼가며, 충성하고 효도하여 이같은 총명(寵命)을 보전하고, 대대로 동번(東藩)으로서 중국을 도와 짐의 뜻에 맞게 하라."

-태종실록 3권, 태종 2년(1402년) 2월 26일 기묘 1번째기사

11월 계유일에 상왕도 또한 병 때문에 우리 전하에게 선위하였다. 사신을 중국에 보내어 고명(誥命)을 청하니, 영락(永樂) 원년 여름 4월에 황제가 도지휘사(都指揮使) 고득(高得) 등을 보내어, 조(詔)와 인(印)을 받들고 와서 우리 전하를 국왕(國王)으로 봉(封)하고, 이어서 한림 대조(翰林待詔) 왕연령(王延齡) 등을 보내어 와서 전하에게 곤면 구장(袞冕九章)을 하사하였으니, 품계(品階)가 친왕(親王)과 동일하였다.

-태종실록 17권, 태종 9년(1409년) 윤4월 13일 을묘 6번째기사

중조(中朝, 중국 조정)의 관제는 맨 위가 친왕(親王)이요, 다음이 공후(公侯), 다음이 1품인데, 전날 본국(조선국)에 구장복(九章服)을 내리었으니 그 품급이 친왕에 비긴 것이다.

-세종실록 38권, 세종 9년(1427년) 10월 19일 계유 2번째기사

태종 문황제(太宗文皇帝)께서는 신의 아비에게 구장 면복(九章冕服)을 내려 주시와 여러 친왕(親王)의 작질(爵秩)과 고르게 하셨고, 신의 어미에게도 관복(冠服)을 내려 주셨으며, 선종 장황제(宣宗章皇帝)께서는 신에게 차고 계시던 도환보대(絛環寶帶)를 내려 주셨고, 신의 세자(世子) 모(某)에게도 관복(冠服)과 옥대(玉帶)를 내려 주셨으며, 또 열성(列聖)께옵서 상(賞)을 두터이 주시고 잔치를 내려 주시는 영광을 입었사오니, 전후로 빈번히 내리신 것을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다 또 소국(小國)의 군민(軍民)으로 혹은 도망가고 혹은 포로가 되고, 혹은 풍파에 휩쓸려 중국(中國)의 경내에 간 자들까지도 즉시 돌려보내 주셨으니, 대체로 소방(小邦)을 은총으로 대우하심이 지극하지 아니함이 없으셨는데, 지금도 우리 성상께서는 조종의 덕된 뜻을 따르사 은사를 여러 번 내려 주시고, 또 특별히 구량원유관(九梁遠遊冠)과 공복을 내려 주셨습니다.

-세종실록92권, 세종 23년(1441년) 1월 8일 병오 2번째기사

시왕(時王)의 제도에는 황자(皇子)는 친왕(親王)을 봉하고 친왕의 아들은 군왕(郡王)을 봉하며, 군왕의 아들은 장군(將軍)을 봉하여 장군은 3품 공후(三品公侯)와 대등하되, 부마(駙馬)는 특히 1품의 위에 있고, 황후의 아비는 1품을 넘을 수 없으며, 종실(宗室) 가운데에 또 진국 대장군(鎭國大將軍)이란 것이 있어서 지위가 공후(公侯)의 위에 있으니, 이것으로 본다면 군왕(郡王)은 공후(公侯)보다 높기가 더한 것이다.

-세종실록 103권, 세종 26년(1444년) 2월 21일 신축 2번째기사

또 이제 황제가 주는 관복(冠服)은 친왕(親王)의 복(服)에 비할 수 있으니, 황제께서 나를 권대(眷待)함이 전날보다 더욱 융숭하여, 영광이 비할 데 없으니, 실로 자손 만세(子孫萬世)에 만나기 어려운 특이한 은총이다.

-세종실록104권, 세종 26년(1444년) 6월 7일 을유 2번째기사

저희 나라가 다행하게 성조(盛朝)를 만나, 특별하게 여러 임금께서 한결같이 어질게 보시고 자주 친왕(親王)의 구장의 복[九章之服]을 주시오니, 은혜가 지극히 우악하였습니다. 

-세종실록127권, 세종 32년(1450년) 윤1월 7일 임자 1번째기사

진둔이 말하기를,

"중국 조정에서 조선을 대하는 것이 친왕(親王)의 예와 같으므로 이제 신 등을 보내어 특히 조서를 내려 주셨는데, 이제 이것을 받아 가지고 돌아가면 장차 어떻게 그 출처를 말하겠습니까?"

하고...

-단종실록2권, 단종 즉위년(1452년) 8월 26일 병술 2번째기사

또 말하기를,

"황제가 나에게 하교(下敎)하기를, ‘너희 조선은 외번(外藩)이지만, 그러나 친왕(親王)과 같이 여겨 특별히 구장 면복(九章冕服)을 하사한다.’ 하였으니, 황제의 명령이 이같이 무거운데, 용문석(龍文席)이 무슨 물건이기에 바치지 못하겠습니까? 활포(闊布)는 그만두더라도 용문석은 모름지기 마음을 써서 갖추어 바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하였다.

-단종실록4권, 단종 즉위년(1452년) 11월 12일 경오 1번째기사 

중국 조정에서 조선국 조정을 대접하기를 친왕과 똑같이 한다는 언급이 있지요. 친왕은 황자, 번왕이라고도 칭하는데요. 더 정확힌 황자, 상위 번왕을 의미하죠. 황제(황상, 천자)의 아들들 중에서 황제(진)이라고 볼 수 있는 황태자(태자. 차기 황제가 확정된 자.)를 제외한 자들 곧 황자들이 친왕으로 칭해졌는데요. 친왕은 황제, 황태자 다음가는 그리고 관리 품계인 1품(재상, 승상급)에서 9품을 초월한 황실 품계이지요. 황제>황태자>친왕>군왕(친왕[황자]의 아들들 중에서 친왕호를 세습받지 못한 자들을 의미합니다. 곧 하위 번왕이지요.), 오등작(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관리 품계인 1품~9품 순서라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중국 명나라의 제 3대 임금인 성조(태종, 영락제)가 자신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402년경에 조선국의 제 3대 임금인 태종을 친왕으로 책봉해준 이래 조선국은 친왕급으로 예우받아왔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고조선국, 부여국은 기록상 중국 조정으로부터 하사받은 책봉호가 언급되어있지 않아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그 이후의 국가들은 기록상 확인이 가능해 중국 조정으로부터 하사받은 책봉호 품계를 비교해볼 수있는데요. 고구려국, 발해국, 신라국, 고려국은 중국 조정으로부터 1품에서 오등작, 오등작 중에서도 공작, 후작급에 책봉되어왔지요. 백제국은 중국 조정으로부터 2품인 영동대장군에 책봉되어왔구요. 고구려, 발해, 신라, 고려는 조선보다 2단계 아래의 책봉호를, 백제는 조선보다 3~4단계 아래의 책봉호를 중국 조정으로부터 하사받아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고려의 경우, 전기 곧 최전성기 시대때엔 중국 송나라, 거란족의 요나라 둘 다를 섬기는 형태를 취하면서 책봉호 역시 거란족의 요나라에게도 하사받아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중국 조정에서 자국의 국가원수인 황제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우리나라의 역대 왕조들 중에서 조선 조정을 자국 황제에 가장 근접한 국제적 위상으로 간주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중국 조정의 입장에선 우리나라 역사상 모든 왕조들 중에서 조선 조정이 자국 조정과 가장 수평화된 정치적 존재로 간주했던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책봉호 품계가 높을 수록 중국 황제와 수평화가 되고, 책봉호 품계가 낮을 수록 중국 황제와 수직화가 되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죠.

이는 중국 명나라의 제 9대 임금인 효종(홍치제. 본명은 주우탱)이 조선국으로 사신단을 파견하여서, 당시 조선국의 제 9대 임금인 성종에게 중국 조정의 상친왕 곧 친왕들에게도 없는 은사(은혜로운 하사품 곧 하사품)를 베풀어주었다는 기록입니다. 이는 조선국 조정이 중국 조정으로부터 목록상으로는 친왕급 예우(이것만 해도 굉장한 것이죠.)였지만, 물리적으로는 친왕(황자)급을 초월한 이른바 황태자(태자)급 예우를 받는 데에 이르렀다고 보시면 됩니다. 더 정확하게는 친왕(황자, 번왕, 상위 번왕)~황태자(태자) 사이 내지 황태자급의 하사품들을 받아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